마이크로소프트(MS)가 또 다시 반독점 소송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시장 독점 지위를 이용한 끼워팔기’가 문제였다.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곳은 국산 미디어 서버 업체인 디디오넷. 이 회사는 이미 서울지방법원에 MS를 상대로 1천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MS 끼워팔기에 국내 경쟁사 한숨디디오넷이 밝히는 소송 내막은 이렇다. MS는 2003년 ‘윈도 서버 2003’을 판매하면서 ‘윈도미디어서버(WMS)’를 무료로 끼워 넣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WMS와 경쟁 제품을 판매하던 디디오넷은 MS가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남용해 후발 주자들에 피해를 줬다는 입장이다.강용일 디디오넷 대표는 “시장지배적 위치를 이용해 고가 제품을 무료로 끼워 판 MS의 행위는 경쟁사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이번 소송을 반드시 승소로 이끌어 손해액을 받아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디디오넷은 2006년 3월에도 같은 이유로 MS를 상대로 10억원의 손배 소송을 냈다. 소송은 아직 진행중이다. 디디오넷은 1차 소송 이후 발생한 구체적 피해에 대해 학계와 추가 검증을 진행했고 손배 청구액을 1천억원으로 다시 산출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디디오넷 부진은 MS탓 맞나? 이번 소송을 놓고 관련 업계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기업 횡포에 맞서는 정당한 행위’라는 평가도 있고, ‘근거가 부족한 MS 때리기’라는 비판도 있다.핵심은 ‘디디오넷 제품 판매가 부진한 것이 과연 MS 때문인가?’란 것. 이를 두고 디디오넷과 MS는 지난 수년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MS는 “디디오넷 제품은 상대적으로 비싸고 서비스도 열악해 고객사들이 멀리하고 있다”며 “제품 판매 부진을 MS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지다"고 주장한다.디디오넷은 이를 정면 반박한다. 디디오넷 관계자는 “비싼 제품을 무료 배포 후 디디오넷은 고가 영업을 한다는 MS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디디오넷은 국내 미디어 서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 MS의 끼워팔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받아쳤다.현재 디디오넷 미디어 서버 제품 '시비디오'(SeeVideo) 가격은 2천300만원~9천만원 선이다. 2천500만원~1억2천만원 정도로 알려진 샌뷰텍의 ‘쌘스트림’ 보다는 저렴한 가격이다.MS의 끼워팔기가 디디오넷의 주장처럼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혔는지 여부도 논란의 대상이다.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미디어 서버를 수천만원씩 주고 사느니 MS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곳들이 적지 않다.미디어 서버는 리눅스 기반 무료제품도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중소기업들에게 MS는 ‘단비’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으로 인해 어려운 경영상황의 중소기업들이 쉽게 솔루션을 도입할 기회가 사라지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디디오넷은 MS의 끼워팔기는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들에게도 도움될게 없다고 강조한다. 대기업의 무료전략이 난립하면 힘없는 경쟁사들은 고사하게 되고, 결국 고객들의 선택권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에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해서라도 이번 소송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MS를 상대로한 디디오넷의 소송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300K 서비스에 MS 기술을 채택한 EBS가 600K 고화질 서비스용으로는 디디오넷 기술을 도입한 사실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디디오넷 제품의 성능을 문제삼은 MS측 주장을 뒤집을지도 모르는 사항이기 때문이다.한편, 이번 소송에 대해 한국MS는 "진행중인 법정소송에 대해서는 내부방침상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관련기사]● 스티브 발머「벌금 폭탄은 예상했던 일」● 「끼워 팔기 경종」…MS에 사상 최대 1조원대 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