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PC시장 막내리나

일반입력 :2008/08/12 18:21

류준영 기자 기자

울트라모바일PC(UMPC) 제조사인 라온디지털(대표 김영기)이 미니노트북PC(모델명: EVERUN note) 신제품을 선보이며, 차세대 휴대용 미니PC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간 이 회사는 ‘베가’(Vega), 와이브로(Wibro),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강화한 ‘에버런’(Everun) 등 3종의 UMPC를 잇따라 선보였으나 미니노트북PC 제품을 내놓긴 이번이 처음이다. UMPC사업을 집중해온 이 회사가 돌연 미니PC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뭘까?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라온디지털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김영기 대표는 “세컨드PC로써 UMPC는 제품의 유저인터페이스(UI)가 불편하고, 가격측면에서도 고가라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면서 “넷북과 미니노트북PC가 UMPC의 불편함을 최소화시키고, 메인PC로 한 단계 거듭남에 따라 휴대용PC시장의 새로운 대체재로 자리잡고 있다며 미니노트북PC를 내놓게 된 배경과 속사정을 털어놨다.

사실상 지금의 휴대용 PC시장에서 UMPC가 더 이상 설 땅이 없음을 인정한 셈이다.

UMPC계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소니도 최근 관련 신제품에 대한 소식이 뜸하다. CPU 플랫폼의 정책변화에 따른 미니PC시장 참여 열기와 스마트폰의 활성화 기류 등은 UMPC 신제품의 등장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인텔은 “UMPC는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의 카테고리 중 하나로, 최신 플랫폼인 '실버손(코드명)'이 국내시장에 본격 출시되면, 판매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제조업체를 설득하고 있으나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PC시장에선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인기가 시들해진 제품이 또다시 붐을 일으킨 전례가 없을 뿐더러, 새로운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하거나 판매가격이 지금보다 2~3배 가량 낮춰지지 않는 한, UMPC가 재차 주목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항간엔 몇몇 PMP 제조사가 UMPC 신제품을 올해 안으로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최근 미니노트북PC 시장이 초강세를 이뤄 모든 계획을 백지화하거나 뒤로 미룬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인 MIC에 따르면 올 전세계 저가 노트북PC 시장의 규모는 802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엔 128% 늘어난 1,830만대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 IT시장조사기관이 미니노트북PC시장의 황금빛 미래를 내다보며, 손을 들어 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눈덩이 같은 개발비용도 신제품 개발에 난관으로 작용하면서 UMPC 성장점을 도려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라온디지털 한용재 상무는 “개발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몇 차례 요청해 봤으나 돌아오는 것은 ‘어렵다’는 답변 뿐”이었다며 그간의 푸념을 털어놨다.

마치 휴대폰 제조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토해내는 것처럼 신제품 출시 소식이 꾸준히 이뤄져야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 수 있다. 이에 반해 UMPC 시장은 참여 제조사가 몇 업체 되지 않을뿐더러 시장 또한 협소해 빠른 신제품 회전율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라온디지털 국내영업부 박연호 상무는 “휴대폰과 PC기능이 결합된 신개념의 제품이 곧 국내 모기업을 통해 소개될 것으로 전해 들었으나 UMPC와는 거리가 멀고 되레 스마트폰에 가까웠다.”며 “휴대폰 중심의 디바이스 개발에 관심이 있어도 중소기업체에겐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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