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성장은 하고 있다. 하지만 속도가 느린게 문제다. '검색황제' 구글이 한국 시장서 안고 있는 고민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달 구글코리아의 월간 페이지뷰는 약 4억4천만건으로 1월 3억6천만건 보다 22% 가량 증가했다. 구글 측은 올 상반기 성적이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25% 가량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숫자만 보면 나름 인상적인 성적표다. 구글은 촛불정국과 관련한 국내 포털 규제로 인해 네티즌들이 이동해 온 반사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자체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사진설명 : 구글의 ‘유니버설 서치’ 화면. 국내 포털의 통합검색과 비슷한 개념이다.
특히 ‘웹 검색’에만 치중했던 전략을 버리고 올해부터 ‘유니버셜서치’라는 통합형 모델을 내세우면서 한국 네티즌과의 괴리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구글은 2006년 한국에 연구센터까지 세워가며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본사에서도 한국 내 입지 확대를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 포털 콘텐츠도 검색 공유하고 싶다”
하지만 한국무대에서 구글의 성장속도는 토종 포털들에게 아직 큰 위협이 아니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페이지뷰가 올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구글은 여전히 국내 시장 점유율 2% 정도에 그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을 중심으로 한 국내 포털들의 점유율 전쟁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한 모습이다.
구글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토종 포털의 닫힌 정책으로 검색이 포괄적이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한국 네티즌이 좋아할만한 다음 카페나 네이버 지식인 등의 게시물은 구글에서 검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글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경쟁 사이트 게시물이어도 로그인이 필요한 것 이외에는 대부분 검색할 수 있다”며 “한국은 유독 포털을 중심으로 인터넷 문화가 폐쇄적이어서 정보 공유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국내 포털들의 반응은 대부분 냉담하다. 어디까지나 구글의 사정이며, 이를 위해 특별한 대가 없이 검색 결과를 열어줄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포털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한국만의 독자적 검색 기술과 포털 운영 문화를 만들어왔다”며 “구글 혹은 다른 외국 포털들을 위해 콘텐츠 공유 방안을 모색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비록 정보 공유에 있어서 폐쇄적이라고는 하나 한국 포털은 해외와 비교해 결코 적지 않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손잡고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새로운 현지화 전략을 계속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서 최근 시작한 온라인 백과사전 서비스 ‘놀’을 한국서도 활성화시킬 채비에 들어갔다.
구글은 스스로 폐쇄적이라 칭한 한국 인터넷 시장에서 이름값에 걸맞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까? 구글의 '한국진입작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