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0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을 틀어쥔 유닉스 시장을 흔들기 위한 '필살기'로 윈도서버2008 운영체제를 발표했다.
당시 한국MS는 윈도서버2008을 앞세워 '취약지구'였던 금융권 시장에서의 지분 확대는 물론 가상화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VM웨어의 독주에도 제동을 걸겠다는 '화려한 청사진'을 내걸었다.
윈도서버2008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상층부를 틀어쥔 유닉스 진영을 압박하고 차세대 황금어장으로 떠오르는 가상화 시장에서도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얘기였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진 만큼 윈도서버2008이 나올 당시 지녔던 흥행성은 이전 버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보였다. 특히 가상화와 MS 그리고 VM웨어간 함수관계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후 4개월여가 흘렀다. 윈도서버2008을 둘러싼 비전이 좀더 구체화됐다고 볼만한 시점이 됐다. 한국MS가 7월부터 2009년 회계연도에 들어갔음을 감안하면 윈도서버2008을 둘러싼 얘깃거리는 지금부터 쏟아진다고 보는게 맞을 듯 싶다.
몇개월간의 워밍업을 거친 한국MS는 윈도서버2008에 대해 어떤 시나리오를 그렸을까? 한국MS의 하봉문 이사에게 윈도서버2008 확산 전략에 대해 물었다.
서버 시장 점유율 확대
한국MS가 윈도서버2008과 관련해 세운 하반기 주요 목표는 10% 후반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서버 OS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4~5% 끌어올리는 것이다.
한국MS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서버 시장에서 윈도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66% 정도다. 리눅스나 유닉스보다 많은 수치지만 호주(82%)나 일본(88%)과 비교하면 국내서 윈도 점유율은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한국MS는 윈도서버2008과 함께 올해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한국MS의 하봉문 이사는 윈도서버2008을 통해 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10% 후반대의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면서 하반기에는 금융권 슈퍼컴퓨팅 시장 공략을 위해 윈도HPC2008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시장 공략을 위해 '스몰 비즈니스 서버2008'도 하반기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MS는 6월로 끝난 2008년 회계연도에서 판매 카피수 기준으로 서버OS 사업이 20% 성장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 성장목표는 10%대 후반이다. 대략 15%가 목표라고 하는데 어찌됐든 지난해보다 떨어진 수치다. 경기가 어려워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을 것일까?
이에 대해 하봉문 이사는 여러대의 서버를 한대에 통합하는 통합 프로젝트를 강화하는 것으로 봐달라면서 1년뒤 서버OS 시장에서 윈도서버2008 점유율을 10%까지 늘려 전체 윈도OS 점유율을 70%까지 확대하겠다고 자신했다.
가상화 레퍼런스, 올해안에 20개 확보
윈도서버2008과 관련해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가상화다.
MS는 윈도서버2008 출시 당시 자체 가상화 기술 하이퍼-V을 내장시켜 서버 가상화 시장을 뒤흔드는 VM웨어의 기세를 잠재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름값'만으로 반은 먹고들어가는 MS가 OS와 가상화 기술을 통합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VM웨어로서도 껄끄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서버 가상화 시장을 향한 한국MS의 공세는 오는 9월 본격화된다. '하이퍼-V' 공식버전을 국내에 선보이는 것. 하봉문 이사는 9월 24일 600명정도를 초청해 하이퍼-V 발표 행사를 가질 것이다며 국내의 경우 2개 기업이 현재 하이퍼V 베타버전을 적용중이며 올해까지 20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게 목표다고 말했다.
또 하이퍼-V의 효과는 시장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VM웨어가 가상화 솔루션 무료 배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고 고객이나 파트너들도 하이퍼-V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곳이 많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MS는 가상화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VM웨어보다 늦게 진입했다하더라도 기회는 많다는 입장이다. 하봉문 이사는 내부 조사 결과 전체 고객의 10%가 가상화에 관심이 있고 이중 다시 10%가 실제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쟁은 지금부터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규 시장 개척 '관심집중'
한국MS는 윈도서버2008을 앞세워 그동안 윈도OS가 크게 파고들지 못했던 업무 영역에 진출한다는 시나리오도 그렸다.
금융권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 계정계 시스템을 구축한 큐로컴과 협력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봉문 이사는 제1금융권은 아직 쉽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제2금융권부터는 윈도 시스템으로 계정계까지 노려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또 올해부터 금융권을 상대로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이나 금융 기관용 솔루션을 만들어 확산시키려 한다며 9월부터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제1금융권은 윈도가 파고들만한 새로운 업무를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제2금융권에선 유닉스를 상대로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한국MS가 꺼내들 윈도서버2008 전략은 전통적인 윈도 생태계의 확산과 가상화라는 메가 트렌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유닉스의 아성으로 통하는 금융권과 VM웨어가 지배하는 가상화 시장에서 윈도서버2008이 한국MS의 이같은 야심에 얼만큼의 힘을 실어줄까? 윈도서버2008이 시장에 마련된 심판대위에 올라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