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충전 단자, 표준화 된 것 맞아?

일반입력 :2008/07/18 11:43

이설영 기자 기자

휴대폰 충전단자가 20핀으로 통일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 제조사들이 충전규격을 따르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지난해 11월 휴대폰 충전단자 및 이어폰 단자를 20핀으로 하는 휴대폰 외부단자 통합 표준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TTA의 당시 결정은 휴대폰이 얇고 작아지면서 기존 24핀 휴대폰 외부단자를 채택하기 어렵다고 판단됐기 때문.

TTA 측은 각 제조사별로 상이한 이어폰 단자 구조를 통일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높이고자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휴대폰 충전 단자에 대한 표준 규격이 권고 사항일 뿐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다는 것. 따라서 제조사들이 24핀 충전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젠더'만 제공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24핀에서 20핀으로 표준 변경

지난 2000년 정보통신부는 휴대폰 충전 단자를 24핀으로 하는 통일한다고 발표했다.

충전단자가 통일되기 전, 제조사 별로 다르게 생긴 충전 단자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터리가 닳을 것에 대비해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녔다. 또 친구들과 다함께 여행이라도 가면 숙소 콘센트에는 각각 다른 충전 아답터가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휴대폰 충전 단자를 24핀으로 표준화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 줬다.

길거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고, 식당에 가면 맘 좋은 주인이 휴대폰을 충전시켜 주기도 한다. 물론 여행갈 때도 어느 한 사람만 충전기를 가져오면 된다.

그랬던 것이 어느 때부터 예전의 그 불편함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슬림폰의 등장으로 제조사들이 24핀보다 더 작은 충전 단자를 채택하기 시작한 것. 물론 표준화가 안 돼 충전단자는 제조사별로 다른 형태였다.

집에서 여분으로 충전한 배터리나 젠더를 가져오지 않으면, 급한 연락이 와도 휴대폰을 켤 수가 없는 것.

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이 24핀 충전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젠더'를 액세서리로 제공했지만 잃어 버리기라도 하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표준, 강제사항 아냐…시장에서 자연스레 자리잡을 것

TTA 전파방송팀 박정식 차장은 표준이라는 것은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제조사별로 다른 단자를 채택한다고 해서 규제를 한다거나 하진 않는다면서 단지 표준을 따르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강제사항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과거 24핀 단자의 경우에도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제조사들에게 강제하지는 않았으나, 자연스럽게 모든 휴대폰들이 24핀을 채택하는 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20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

또한 박 차장에 따르면 국가 표준으로 확정이 된다 해도 강제성을 띠지 않는 것은 어느 국가라도 마찬가지다.

박 차장은 지금 시중에 깔린 휴대폰들은 대부분 20핀 표준이 발표되기 전에 출시된 것이기 때문에 각기 상이한 충전단자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뒤 현재 시중에 표준 20핀을 채택한 휴대폰 한 종이 출시된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는 그 수가 점차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