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약정할인과 파격적인 보조금 지급 등으로 휴대폰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휴대폰을 새것으로 교체하면 손때 묻은 기존 휴대폰은 쓸모 없는 구닥다리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그 많던 폐휴대폰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많은 휴대폰들이 누군가의 책상 속에서 수년 간 썩고 있거나 쓰레기 소각장으로 직행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폐휴대폰을 그냥 소각한다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도 있고, 임대용이나 개발도상국에 수출해 재활용 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노키아가 얼마 전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영국, 미국, 중국, 독일 등 전세계 13개국의 6,500명의 사람들 중 불과 3%만이 자신의 휴대폰을 재활용한다고 답한 것.
마커스 테호 노키아 환경부 이사는 휴대폰의 존재 가치가 상실되는 순간, 그것들 중 극소수만이 재활용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오래되거나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들이 서랍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안다 해도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테호 이사는 이어 전세계 휴대폰을 가진 30억명 사람들이 안 쓰는 휴대폰을 한 대씩만 가지고 와도 24만 톤의 원자재를 얻을 수 있고, 400만 대의 차들이 뿜어내는 온실 가스를 줄기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좋은 재활용은 단 하나도 버리지 않는 것이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은 재활용 작업을 위한 에너지 생산을 위해 불태우고, 다른 부분들은 갈아서 건축 자재로 쓰거나 도로를 만드는 데에 쓸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1%도 매립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6월에 열린 '월드 IT 쇼'에서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만든 휴대폰(SCH-W510)을 공개했다. W510은 자연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그린피스, 휴대폰 제조사 환경지수 발표…소니·소니에릭슨 1위
세계적인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조사에 따르면 노키아, 애플, 소니, 삼성, LG, 도시바 등 글로벌 전자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조사에서 소니와 소니에릭슨 등 두 개 회사만이 평가 기준을 넘었다.
소니에릭슨과 소니는 유독성 화학물질 부분에서 최고점을 받은 데에 힘입어 나란히 5.1점의 최고점을 받았다.
노키아는 인도 지역에서 폐휴대품을 수거한 뒤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잘 관리하지 못했다고 평가 받아 1점의 페널티를 받아, 총 4.8점으로 3위를 받았다.
이어 삼성과 델이 유독성 화학물질의 사용과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아 나란히 4.5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특히 재생 플라스틱 사용량이 높았다.
도시바, 에이서, 파나소닉, 모토로라, HP 등이 4.3점으로 뒤를 이었다. 유독성 화학물 사용량과 관련해 도시바와 에이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파나소닉은 부분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조사에서 6.7점을 받았던 애플은 이번 조사에서 4.1점을 받으면서 분발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애플의 경우 유독성 화학물질의 사용량은 적었으나, 베릴륨과 같이 지구에 해가되는 물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가 각각 2.2점과 0.8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그린피스 측은 전체적으로 모든 업체들이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것은 이 업체들이 에너지 효율과 대체에너지원과 그 목표에 대해 수행하는 변화에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낮은 점수를 받음에 따라 그린피스는 더 엄격해진 기준으로 무장한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폐휴대폰 수거 비율, 40%에 불과
지난해 10월 서상기 의원은 1999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1억2,506만 대의 휴대폰이 생산됐지만 수거된 휴대폰은 4,000만 대에 불과해 최소 8,500만대의 휴대폰이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한해에만 발생한 폐휴대폰은 1,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거된 비율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서 의원은 사용하지 않은 휴대폰을 수거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며 휴대폰 제조사는 생산자 책임활용제도(EPR)의 재활용 의무율을 높이고 이통사들도 폐휴대폰 보상제도를 부활시켜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PR은 제품이나 제품 생산자 등에게 제품이나 포장제 폐기물 대한 일정 부분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활용부과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EPR 대상품목은 현재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컴퓨터, 휴대폰 등 24개 품목이며 환경부는 오는 2012년까지 이를 40개 품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폐휴대폰에 대한 EPR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유해물질 사용제한, 재질·구조 개선 등의 사전관리제도를 마련해 휴대폰의 전과정에 걸쳐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아직도 폐휴대폰의 보관이 쉬운 데다가 수거·재활용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가정 내 보관 중인 폐휴대폰의 수거·재활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수거되지 않은 폐휴대폰은 휴지통이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소각되거나 매립될 우려가 있으며, 이 경우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폐휴대폰 한 개 600~900원 가치
환경부는 가정 내 방치된 폐휴대폰의 올바른 배출요령과 재활용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전국 초·중등교, 한국철도공사, 이마트, 휴대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조인스닷컴 등과 공동으로 휴대폰 수거·재활용 캠페인을 지난 6월10일부터 전개 중이다.
오는 8월20일까지 전개되는 이 캠페인은 전국 KTX역과 초·중등교는 여름방학 전인 7월20일까지, 휴대폰 제조사 및 이통사 대리점과 이마트는 8월20일까지 진행된다.
KTX에 폐휴대폰을 반납하면 20% 운임할인권(유효기간 3개월)을, 초·중등교·휴대폰 제조사·이통사 대리점에 반납하면 샤프펜슬 등 기념품을, 이마트에서는 이마트포인트(1,000점)를 제공하고 추가로 경품 응모기회도 부여한다.
환경부는 폐휴대폰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올바른 배출방법 등을 홍보하기 위해 국민들의 접근이 용이한 각급학교, 이마트, 철도역, 휴대폰 제조사·이통사 대리점 등을 통해 수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수거된 폐휴대폰을 매각해 얻은 이익금은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스포츠, 문화예술행사 등과 연계하여 수거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폐휴대폰의 적정한 수거·재활용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효율적인 회수·재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통하여 폐휴대폰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다.
문 사무관은 폐휴대폰이 수거되면 사용이 가능한 제품은 임대폰 등으로 재사용되고, 사용이 불가능한 것들은 파쇄 작업을 거치게 된다면서 여기서 유가금속을 뽑아내고 나머지 합성 수지는 운반용 자재 등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문제원 사무관은 휴대폰이 불법적으로 매립되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집안에서 썩히면 아까운 자원이 활용되지 못한다면서 집안에 쓸모없는 폐휴대폰이 있다면 꼭 반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사무관에 따르면 폐휴대폰 한 대는 600~900원의 가치를 가진다. 단순히 봤을 때는 적은 금액일 지 모르나 이것들이 100개가 모이고 1,000개가 모이면 의미있는 가치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폐휴대폰의 가치와 자세한 수거 방법 등에 대한 정부 홍보가 더욱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