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보인 HTC의 '터치듀얼폰' 써보니...

일반입력 :2008/07/04 10:40    수정: 2009/01/04 17:47

류준영 기자 기자

대만 휴대폰제조사인 HTC(대표 피터 초우)가 터치스크린폰의 계보를 잇는 ‘터치듀얼폰’을 들고 한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애플 아이폰에 침만 흘려야 했던 휴대폰 이용자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 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HTC의 국내시장 정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큰 데다 조만간 리서치인모션(RIM)사의 '블랙베리'와 노키아와 같은 휴대폰 공룡회사들의 국내 진출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HTC 제품발표회에서 ‘터치듀얼폰’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때 경험한 터치듀얼폰의 첫 인상을 정리해 봤다.

윈도 모바일6(WM6) 운용체계(OS)를 탑재한 터치듀얼폰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터치플로’ 유저인터페이스(UI)라고 말할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에서 보았을 법한 메뉴 접근 방식으로 손가락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매뉴얼 전환이 역동적으로 이뤄져 단순한 눈요기감에 그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긴다.

문자(SMS)를 보내거나 전화통화시 터치폰에서 발생할만한 오류를 차단하기 위해 슬라이딩 키패드(16개 키) 방식으로 제작됐다. 게다가 제품 측면에 숨겨진 스타일러스와 스크린 내에 가상키보드에서도 사용자의 편리성을 고려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제품에 관해 HTC는 손가락으로 모든 매뉴얼을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작은 아이콘들이 액정화면 곳곳에 배치돼 있으므로 뾰족한 스타일러스는 필수 아이템이다.

터치스크린의 정전압 방식을 채용했으나 아이템을 선택할 경우 반응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도 간혹 발생했다.

15.8mm 슬림형 사이즈로 휴대성을 높였고,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손에 쥘 때 와 닿는 피부촉감이 나쁘지 않다.

어두운 곳에선 키패드에 불이 환하게 비춰져 문제될 것이 없다.

슬라이더를 올렸을 때 액정화면에 스크롤로 나타나는 층층의 매뉴얼이 비즈니스용 휴대폰으로 손색이 없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이메일, 오늘의 일정, 데이터 연결 등 업무와 연관된 매뉴얼을 간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200만 화소)와 캠코더의 선명한 화질도 압권이다. 카메라 렌즈는 제품의 전후면에 각각 설치돼 있으며, 후면엔 마이크와 LED가 함께 탑재돼 있다.

촬영시 화면 아래엔 해상도와 화이트밸런스 밝기조절, 저장매체 등의 조작이 쉽도록 각 매뉴얼 아이콘이 배열돼 있다. 일일이 셋팅 메뉴로 찾아 들어가는 수고를 덜어준 것. 동영상 재생도 끊어짐 없이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메일로 받은 프리젠테이션(PPT) 파일이나 사진, 동영상 등의 대용량 파일을 저장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 SD슬롯과 미니 USB 포트가 지원된다.

통신관리자 매뉴얼에선 ▲비행모드, ▲전화, ▲블루투스, ▲데이터연결, ▲인터넷 공유 등 3G/HSDPA 터치듀얼폰의 장점인 무선 접속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전세계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과 이메일 작업을 빠른 속도로 수행할 수 있는 것.

이들의 설정은 클릭 한번으로 신속하게 켜고 끌 수 있으며, 그 밖에 게임, 오피스 모바일, 검색, 보이스 커맨드, 앨범 등의 작업도 이 작은 휴대폰 내에서 모두 가능하다.

이메일로 보내온 회사소개서를 열어본다거나 첨부된 파일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액정의 밝기는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며, 메인 스크린에선 시계와 실시간 날씨 변화를 통보해 주는데 이는 기본적인 정보지원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면 된다. 이 제품은 이동통신사인SKT를 통해 출시되며, 가격은 50만원후반대로 책정될 계획이다. 의무약정제 등 다양한 보조금 정책을 통해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한편 HTC는 오는 9월 터치 다이아몬드란 후속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600X480의 VGA급 해상도와 기존 터치플로 UI에 입체감을 더한 `터치플로 3D'를 탑재했다.

마치 사진앨범을 넘기는 듯한 `플릭(Flick) 기능이나 종이달력처럼 넘어가는 날짜 표시, 벼락이나 구름까지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날씨정보 등 아이폰에 못지 않은 UI 경쟁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