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을 따라가는 전략은 한계가 있어요. 동정심은 유발할 수 있겠죠. 그러나 주도권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오라클이 안하는 것을 해야죠.
국산 DBMS 업체 알티베이스의 김기완 사장이 오라클과는 다른 기술을 갖고 DBMS 사업을 펼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같은 DBMS를 팔더라도 꼭 오라클이 추구하는 방향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오라클은 거대기업입니다. 알티베이스 직원이 130명인데, 똑같이 해서 이길 수는 없어요. 차별화를 모색해야죠. 때문에 이런 방향에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오래전부터 많은 투자를 해왔고 연말께에는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봐요.
이쯤되면 알티베이스가 내부적으로 꽤 중량감있는 모종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김 사장에게 이것저것 좀더 물었더니 보다 구체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지금 추세를 보면 유비쿼터스나 센서 네트워크같은 환경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존 DBMS는 모든 데이터를 집어넣고 꺼내쓰는 방식인데, 한계가 있어요. 이런 환경에는 안맞습니다. 지금은 정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동적인 데이터가 늘고 있거든요.
김 사장의 말을 빌리면 알티베이스는 지금 오라클과는 다른 DBMS 기술을 준비중이다. 정확한 내용은 아직 베일속에 있지만 분명한 것은 김 사장이 오라클과의 차별화를 통해 DBMS 시장에서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라클을 따라가는 전략만 갖고 오라클과 싸우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 사장이 오라클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장면은 어제오늘 사이에 '급조'된게 아니다. 그는 알티베이스 창업때부터 이같은 생각을 품었고 제품 전략에도 적극 반영했다.
알티베이스가 창업 당시 오라클이 틀어쥔 디스크 기반 관계형DBMS가 아니라 틈새 시장인 메인 메모리(MM) DBMS를 먼저 들고 나온 것이나 이후 관계형 DB 시장에 뛰어들면서 메모리 DB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취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천하의 오라클'과 다른 길을 가려하다보니 나름 부담도 있다. 실패의 가능성도 항상 존재한다. 그래도 김 사장은 고집불통(?)이다. 그대로 밀고 가겠단다.
실패하면 그걸 기반으로 딴거 하면 되는거죠. DB는 오라클이 생각하는게 전부가 아닙니다. 오라클이 100% 정답이 될 수 없어요. 그래도 사람들은 오라클이 정답인줄 알아요. 알티베이스가 새로운 개념을 들고나오면 일부에선 황당해 할거에요. '니들이 감히?'하는거죠. 굉장이 큰 싸움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알티베이스는 올 상반기 의미있는 DBM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방부가 물자/탄약정보체계 성능 개선 2단계 사업으로 추진하는 DBMS 분리발주에 자사 DBMS '알티베이스'를 공급하기로 한 것. 오라클 윈백이었다.
김기완 사장은 국방부 프로젝트는 핵심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다른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내년 상반기쯤 프로젝트 결과가 나올텐데, 문제없이 돌아가는 것으로 판명나면 어디에 가서도 알티베이스 DB로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는게 김 사장의 설명이었다.
지난해 113억원의 매출을 올린 알티베이스는 올해 150억원 매출을 낙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