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도입, 유료방송시장 '약' 될까 '독' 될까

일반입력 :2008/06/22 17:13

이설영 기자 기자

케이블TV의 디지털화와 함께 IPTV의 등장으로 향후 유료 방송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케이블TV가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 독과점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한 케이블TV가 IPTV의 등장으로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는 상황이다.또 IPTV의 경우 통신사업자가 진출하고 있으므로, 기존 통신서비스와의 결합상품으로 저가 시장 형성에 대한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수준이 높아지고, 시청자들이 궁극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양질로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크게 대두된다.한편 IPTV는 상용 서비스 개시는 10월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저가시장 형성 가능성 가장 '우려'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 법) 시행령 및 고시확정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6월 중 시행령을 제정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으나 OECD 장관회의, 하나로텔레콤 제재 등 중요 현안에 밀려 이번 달 안에 최종안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시청자들은 올 하반기에나 제대로된 IPTV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IPTV의 최대 장점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때문에 IPTV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케이블방송이다. 이미 1,4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도 최근 본격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양방향 서비스 등 내용 면에서 IPTV와 직접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IPTV 시장에는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KT의 '메가TV', LG데이콤의 'myLGTV'가 경쟁 중이다. IPTV가 통신사업자들이 방송사업으로 진출하는 융합서비스의 대표 주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업계에서는 IPTV 사업자들이 기존 통신서비스와 IPTV 서비스를 결합해 덤핑으로 제공, 전체 유료방송시장을 흐려 놓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계 감시하는 방통위 역할 커관련 업계에서는 IPTV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과 국내 유료방송시장에 본격 경쟁체제를 형성할 것이라는 데에 기대감이 크다.유료방송시장을 독점하고 있다시피한 케이블TV가 기존 저가시장에서 탈피해 적어도 IPTV에 준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케이블TV와 IPTV가 서비스 성격 상에서 큰 차이가 없어 진다.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영철 콘텐츠사업지원국장은 "IPTV 도입 등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될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는 ▲수신료 정상화 ▲국가 차원의 콘텐츠 세계화 지원 ▲인재 육성 체제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정부가 업계의 덤핑을 감시하고, 이를 통해 저가 시장 구도에서 탈피해야 한다"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콘텐츠 산업에 정부가 지원을 하고 인재를 양성해야만 국내 유료방송시장도 비옥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한진만 한국방송학회장(강원대 신문방송학 교수)은 "일단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뒤 "과거 방송위원회가 아니라 정보통신부와의 통합기구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해 정책을 추진 중이니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가지 않겠냐"고 말했다.한 회장은 "다만 방통위가 앞으로 사업자들의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해야한다"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 거대자본이 저가 정책을 펼칠 것이 뻔하고, 최악의 경우 국내 방송시장이 고사할 수 있다"며 IPTV 법 시행령 제정을 앞둔 현 시점이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