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X에 빠진 한국 웹 환경은 세계 추세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오픈소스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공급하는 모질라재단의 미셀 베이커 회장이 액티브X가 아직도 건재한 국내 웹환경에 대해 변화를 강력하게 주문했다.
베이커 회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국에서는 사라져가는 액티브X를 유독 한국만이 고집하고 있다. MS조차 액티브X를 줄여가고 있다며 한국이 다른 브라우저는 몰라도 앞으로 나올 익스플로러라도 제대로 쓰려면 이제 액티브X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표준을 위해 MS 및 오페라와 힘을 모으기로 공조했다. 한국도 이같은 추세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며 액티브X로부터의 독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베이커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의 웹 환경에 대한 지적은 물론 18일 출시된 파이어폭스3에 대해서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베이커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액티브X 때문에 한국 네티즌은 무엇을 잃고 있는가.
일단 보안 위협이 늘어난다. 액티브X를 통한 악성코드 유포 문제를 보면 알 수 있다. 모질라나 오페라는 보안상의 이유로 액티브X를 제한해 왔고, 해외 사용자들은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둘째, 액티브X 사용을 위해 익스플로러만 선택하니 다른 브라우저의 장점을 알 수 없다. 한 가지 브라우저만 사용한다는 것은 '인터넷 혁신 과정'에서 입지가 약해진다는것을 뜻한다.
인터넷 혁신과정이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브라우저 시장 전체에 불고 있는 오픈소스 기반 표준화 운동을 뜻한다. 곧, 국가별로 다른 인터넷 환경을 감안해 웹 표준을 만들려는 것이다. 모질라는 MS, 오페라와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웹 표준을 진전시키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어떤 웹페이지라도 다양한 브라우저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의견 반영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네티즌은 대부분 익스플로러 사용자여서 나올 수 있는 의견 범위에 한계가 분명 있다. 당장 파이어폭스를 만들 때만 해도 한국 사용자의 의견은 거의 들려오지 않았다. 안타깝다.
하지만 파이어폭스는 MS나 오페라와 브라우저 경쟁도 하고 있다.
물론이다. 브라우저 점유율에 있어서는 경쟁하되, 웹 표준 구축은 협조하자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다. 경쟁과 협조를 병행하는 것의 이점 중 하나는 극단적인 영역싸움, 곧 90년대 넷스케이프의 몰락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는 호환성 협조는 제쳐놓고 영역싸움만 했기에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소프트웨어처럼 브라우저도 다양하게 공존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협조하는 MS와 오페라를 높이 평가한다.
경쟁사와 웹 표준 협의 과정에 문제는 없는가.
여러 부분에서 어떤 표준을 정할지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영상지원 부문에서 MS는 플러그인 방식을 선호하지만 모질라는 이에 반대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조율이 필요하다.
한국시장이 유독 파이어폭스 점유율이 낮다. 특별한 대책이 있는가.
한국 시장에서 익스플로러가 맞춤화돼 파이어폭스를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액티브X를 지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대신 네이버나 다음 등과 손잡고 한국 상황에 맞는 파이어폭스를 배포할 계획이다. 올 여름이면 네이버와 다음에 맞춤화된 파이어폭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파이어폭스3가 18일 출시됐다. 목표 점유율이 있다면.
점유율은 인터넷 세계를 모질라가 원하는 오픈소스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만큼을 목표로 한다.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하지는 않겠다. 모질라재단은 비영리단체이기에 수익창출에 얽매이지 않는 것도 이해해 달라. 단, 현재 점유율 18% 보다는 훨씬 높은 결과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