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PC 혁명? 데스크톱 가상화를 주목하라

일반입력 :2008/06/12 16:00

황치규 기자 기자

직장인 A씨. 회사에 있는 그의 PC에는 100여개의 SW가 깔려 있다. 회사 업무를 위한 것도 있고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 것들도 있다.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A씨처럼 업무와 개인용 SW를 버무려 회사PC를 쓰고 있다.

A씨 회사에서 IT관리자로 있는 B씨. 그는 요즘 스트레스가 늘어만 간다. 왜? 사내에 있는 직원들의 PC 환경을 가급적 일관성있게 유지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SW 업그레이드에도 품이 많이 들고 최근에는 보안 문제까지 겹쳐 걱정은 배로 늘었다.

지금은 개인정보를 유출당한 기업들에게 사용자들이 싸늘하다못해 얼음장같은 눈길을 주는 시대가 아니던가. 집단소송에라도 걸리는날엔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수 있다.

직원들의 데스크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보안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B씨의 고민은 이렇게 요약된다.

대안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중 데스크톱 가상화도 B씨의 걱정을 덜어줄 신기술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IT업계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데스크톱 가상화는 최근 시트릭스시스템스, VM웨어에 이어 'SW제국'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넘보기 시작하면서 흥행성이 올라가는 모양새다.

■ 케이블TV처럼 PC도 서비스 형태로 쓴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운영체제(OS)를 포함한 모든 SW를 중앙 서버위에 올려놓고 개별 PC에서 서비스 형태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업내 사용자들에게 그룹별, 업무별, 직능별로 최적화된 PC환경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는게 기본틀이다.

케이블TV를 생각하면 의미가 보다 분명해진다. 케이블TV 서비스 업체가 가입자들이 상품에 맞는 채널을 네트워크를 통해 쏴주는 것처럼 데스크톱 가상화도 개인에게 최적화된 PC환경을 서비스 형태로 보여주는 개념이다. 사용자는 PC에 SW를 깔아서 쓰는게 아니라 중앙 서버에서 쏴주는 SW를 서비스로 쓰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안에서 사용자별로 전달되는 PC환경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사장과 평직원이 전달받는 데스크톱 환경은 달라진다. 회계부서와 마케팅 부서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렇게되면 뭐가 좋은가?

기업 입장에서는 관리하기가 힘들었던 데스크톱 부문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갖출 수 있다.

기업 내부에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비즈니스 연속성도 유지할 수 있다. 중앙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개별PC가 보안 위협에 무너질 가능성도 낮아진다. 요약하면 데스크톱 가상화는 PC환경 관리를 중앙집중화하는 것이다.

■ 시장 쟁탈전 시작됐다

데스크톱 가상화를 향한 관련 업계의 행보도 최근들어 부쩍 분주해졌다. 현재로선 3개 업체가 데스크톱 가상화에 출사표를 던졌다.

물론 대박을 노리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초반 레이스를 장악해 다가올 데스크톱 가상화의 성장기를 대비하려는 분위기다.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인프라스트럭처 업체를 표방하는 시트릭스시스템스는 12일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 '시트릭스 젠데스크탑'을 공식 발표하며 국내 시장 선점을 선언하고 나섰다.

시트릭스는 SI업체들과 공조하면서 대기업과 공공 시장을 집중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우미영 지사장은 데스크톱 가상화는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PC환경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획기적인 기술이다면서 비용 효율성이나 관리 편의성과 같은 강점이 많아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모 보안 컨설팅 업체서도 데스크톱 가상화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기업 내부 보안 측면에서도 데스크톱 가상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트릭스가 인용한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은 2011년까지 1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버 가상화 시장을 휩쓸고 있는 VM웨어코리아도 데스크톱 가상화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서버 가상화 기술과 별개의 것이 아닌만큼, 서버에 이어 데스크톱 가상화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게 VM웨어의 입장이다. 이에 전체 IT인프라 관점에서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VM웨어코리아 관계자는 인수 합병을 통해 타사 제품을 자사에 편입시켜 제공하는 경우라면 안정적인 기술지원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라도 고객들이 무리수를 두고 도입을 검토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젠소스 인수를 통해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에 진출한 시트릭스를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MS의 행보도 주목된다. MS는 지난달 데스크톱 가상화 업체 키다로(Kidaro) 인수를 완료하고 내년초 독자적인 데스크톱 가상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MS는 가상화를 적용한 PC는 현재 1% 정도에 불과하지만 MS의 참여로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