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솔즈베리 근교에 있는 고대 거석 기념물 ‘스톤헨지’가 최근 조사에서 500년 넘게 무덤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새로운 발견으로 스톤헨지의 돌 배치가 완성되기 훨씬 전부터 시신 매장터로 이용됐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의 지원으로 셰필드 대학교 마이크 파커 피어슨 고고학 교수가 발굴팀을 인솔했다. 발굴 현장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스톤헨지에서 발굴한 탄화한 뼈.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측정한 결과, 이 수수께끼에 싸인 역사적 건조물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3000년 정도 전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소에서 뼈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건조물 완성 후에도 기원전 2500년경까지 매장 장소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고대 이웃마을도 발굴했다. 고고학자들은 스톤헨지에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있는 더링톤 벽(Durrington Walls)의 주거를 발굴했다. 이곳에서는 석기, 장식 핀의 파편, 기왓조각과 돌이 발견됐다. 또 침대나 옷장, 타원형의 난로 자취도 발견됐다.
파커 피어슨 교수가 유적을 발굴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조사한 뼈는 1950년대에 이미 발굴된 것이지만, 스톤헨지 무덤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커 피어슨 교수의 동료인 앤드류 체임벌린 교수는 스톤헨지의 무덤은 일반인용이 아닌 상류계급, 특히 고대 왕족의 매장 장소로 추측한다.
고고학자들은 스톤헨지에서 화장돼 묻힌 사람이 240명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체임벌린 교수는 초기에는 몇 명의 왕족만 묻히다가 그 자손들이 증가하면서 매장지가 일반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스톤헨지 유적 지도. 많은 뼈와 치아가 발굴됐다.
이 지도는 스톤헨지 구역을 넘어 솔즈베리 지역까지 보여준다. 주류 이론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이 여러 주거를 발굴한) 더링톤 벽 부근의 취락은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사람이 머무는 곳으로 지어졌고, 스톤헨지는 주검을 모시는 곳으로 지어졌다.
더링톤 벽에 가까운 장소인 우드헨지는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점만 제외하면 스톤헨지와 매우 비슷한 유적이다. 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스톤헨지의 커서스(Cursus: 스톤헨지를 둘러싸는 전체 길이 3킬로미터 정도의 2개의 평행한 도랑)는 기원전 3630~337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판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