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위(Wii)는 윈(Win)할까?

일반입력 :2008/04/14 17:06

류준영 기자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X박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PS 3)'와 격전을 펼칠 닌텐도의 콘솔 게임기인 ‘위(Wii)’가 14일 국내시장에 상륙했다.

그간 이 제품은 로컬라이즈 전략을 통한 매뉴얼의 한글화 등 체질개선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출시일정이 뒤로 미뤄져, 게임유저들로부터 적잖은 원성을 샀다. 이 게임기는 현재 미국과 유럽국가에서 경쟁사 제품을 따돌리고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14일 한국닌텐도(대표 코다 미네오)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 가지고 위의 세부내용과 판매전략, TV CF 새 모델 소개 등 구체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관해서 설명했다.

이달 26일 출시될 위의 판매가는 22만원으로 타사 제품 대비 30%~40% 저렴하게 책정됐다.

닌텐도 위의 판매가는 19만8,00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엔화 강세의 여파로 당초 가격대보다 2만 2,000원 높은 22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게임기 출시와 더불어 소개된 게임 타이틀은 두 가지로 ‘처음 만나는 위 팩’과 ‘위 스포츠’이다. 두 타이틀 모두 3만 9,000원으로 책정됐으나 순차적으로 선보일 총 6가지 타이틀(래이맨 엽기토끼 2, 잭&위키-발바로스의 보물, 피파(FIFA)08, 엘레비츠, 남코 뮤지엄 리믹스, 스윙골프 팡야 2nd 샷!)은 4만5,000원 선에 판매될 것으로 회사 담당자는 전망했다.

닌텐도 DS의 후광효과? ‘글쎄’

닌텐도 DS의 폭발적인 판매고에 적잖이 부담을 가진 닌텐도는 후발주자(위)의 선방까지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해외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고 해도 저희가 위의 한국시장 보급률을 100% 보장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라고 말하며 이 같은 이유를 한국시장의 특수성에서 찾았다.

이와타 사장은 “경쟁노선이 구축되지 않았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던 반면 콘솔 게임기인 위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막강한 경쟁사 제품(X박스, PS3)와 맞붙어야 하고 한국은 특히 온라인 PC게임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위의 진입장벽은 무척 높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와타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이룬 그간 성과를 빌어 “다만, 위는 간편한 조작법을 통해 비디오 게임을 즐기지 않던 중∙장년층도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라며 “‘위모콘’ 같은 쉬운 조작법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 직접 게임을 시연해 보던 게임전문 기자들의 입장도 이와타 사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게임전문사이트의 한 기자는 “그래픽 최대 해상도가 853*480에 미치지 못하므로 경쟁 하드웨어 게임기에 비해 열세다. 또 DVD 재생 및 IPTV용 셋톱박스(STB)의 기능을 지원하는 타사 게임기에 비해 위는 오직 게임만 가능하므로, 저렴한 가격과 쉬운 조작법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닌텐도의 약속

닌텐도는 여성은 물론 40~50대 중년세대를 게임시장에 끌어들일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며 '게임시장의 저변화'란 약속을 지켰다.

닌텐도 DS의 판매실적을 자체 분석한 자료에선 국내시장에 52개 타이틀을 발매해, 하드웨어 및 게임 소프트웨어 누적판매량을 각각 140만대, 260만개를 기록했다. 특히 성별 및 연령분포도에서 여성게임유저가 절반 가까이 돼 눈길을 끌었으며, 이번에 소개된 위를 계기로 닌텐도는 가족용 게임기로의 변화를 모색중이다.

하지만 닌텐도가 1년 3개월 전 약속한 ‘한국게임소프트웨어개발회사에 전폭 지원’이란 약속은 눈에 띌 정도의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 게임업체와 관련 미디어들의 한 목소리.

이날 발표회에서도 이 같은 지원 약속이 반복됐으나 구체적인 자료나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와타 사장의 질의응답에서 ‘지난해 한국의 게임개발회사를 위해 닌텐도가 투자한 규모는 대략 어느 정도였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투자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