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가 모든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리눅스 타이틀을 단 복병이 하나 등장했다.
비영리 단체 리모 파운데이션(LiMo Foundation, 이하 리모)은 지난달 31일(미국시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TIA Wireless 2008'에서 리모 플랫폼 릴리스 1(LiMo Platform Release 1)을 발표했다. 릴리스 1은 휴대폰을 동작시키는데 필요한 기본 OS만을 제공하고, 그 OS 상의 유저 인터페이스(UI)나 애플리케이션 등은 휴대폰 제조사나 통신사업자가 탑재할 수 있다.
리모의 국제 마케팅 담당인 앤드류 쉬키아(Andrew Shikiar)는 마침내 우리 회원들이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는 휴대폰용 리눅스 플랫폼 완성판을 내놓았다. 이는 큰 성과다라고 말했다. 리모에는 30개 이상의 휴대폰 제조사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모토로라 보다폰 NTT도코모 등 대기업 외에도 최근 반도체 기업인 TI(Texas Instruments)도 참가하고 있다.
대형 휴대폰 제조사들은 리눅스 활용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리눅스는 '심비안 OS'나 '윈도우 모바일' 등 상용 OS보다 저렴하고, 특정 대기업에 속해있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심비안은 노키아가, 윈도우 모바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휴대폰 제조업계에서는 이러한 상용 OS를 대신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사항이 되는 것이다. 또한 리눅스는 본질적으로 모듈형 OS이므로, 휴대폰 제조사나 통신사업자는 각각의 고객이나 지역에 맞추어 최적인 UI나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수 있다.
반면 일부 휴대폰용 리눅스의 문제점도 있다. 각 제조사가 독자적인 리눅스를 탑재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각 버전에 맞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세분화돼 리눅스가 탑재된 휴대폰은 저가폰에 한정될 수 있다. 고성능 스마트 폰의 개발 커뮤니티는 주로 심비안, 윈도우 모바일, RIM(Research In Motion) 기반의 '블랙베리'나 애플의 '아이폰'을 축으로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리모의 목표는 각 회원사가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 전용 공통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기기로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릴리스 1으로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쉬키아는 2009년 초에 발표 예정의 릴리스 2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의 이식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OS의 멀티미디어 기능도 향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휴대폰 시장에는 이보다 먼저 '구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오픈 개발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와 구글이 지난 2007년 결성한 OHA(Open Handset Alliance)는 휴대폰용 리눅스 개발에 있어 리모와 매우 비슷한 목표를 내걸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발표된 수개월 전에 리모 회원의 상당수가 OHA의 일원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휴대폰용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요구해서 리모 이외(OHA 등)에 관심을 가졌는 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최초의 휴대폰은 리모의 'Release Candidate 1'을 탑재한 최초의 휴대폰이 등장하고 2~3개월 후인 2008년 여름이나 가을에 발매될 전망이다. 쉬키아는 리모가 안드로이드와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두 개의 단체가 같은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다툴 것은 충분히 예상된다.
어찌됐든 모토로라의 '레이저2'나 'Rokr E8' 등, 리모 릴리즈 1을 탑재한 휴대폰은 벌써 시판되고 있다. 다른 모델 역시 연내에 발매될 예정이라고 쉬키아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