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10대 뉴스] OLPC, 100달러 맞춰라「묘수 찾기」

일반입력 :2007/12/12 13:51

류준영 기자 기자

올해 PC시장에서는 'OLPC(One Laptop per Child)'라는 대단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100달러라는 적은 돈으로 노트북을 만들어 공급하는 초저가 노트북 개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단지 초저가 노트북 개발이라는 것만으로는 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전부 설명할 순 없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 기반이 낙후돼 IT기술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나라의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공급하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교육용PC의 지급을 통해 지금과 다른 환경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IT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를 줄여 ‘IT문화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낙후된 경제와 불안한 정세 탓에 초등 교육조차 제때에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아이들은 IT의 문화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경우가 많다. 따라서 PC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로 인해, 이 아이들의 손에도 꿈의 노트북PC가 주어지게 된다.

OLPC 프로젝트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IT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초저가 노트북을 공급하자는 바람직한 취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실제로 이행되기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무엇보다 100달러라는 판매가를 맞추기 위한 '묘수 찾기'에 매달려야 했다.

PC제조사 및 CPU, 운영체제(OS) 업체에겐 이슈메이커로써 각종 논란을 불러왔던 OLPC프로그램은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대만 PC업체인 콴타가 제조∙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가시화됐다.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에게 PC 한대당 100달러 정도의 가격에 PC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던 이 프로젝트는, 당시 PC 가격이 대당 1,000달러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현실성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치부됐다.

지금도 이 프로젝트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반프로젝트 진영은 비효율성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들의 반박은 “판매가격에 원가만이 포함됐을 뿐 유지, 보수 등의 현실적인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제품을 받아도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겐 OLPC보다 학교와 마실 수 있는 식수과 더 급하다” 등을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당초 100달러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 판매 금액이 188달러 선에서 결정됐다는 점도 질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사업의 연속성에 의문을 던진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미국 MIT 대학의 네그로폰테 교수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네그로폰테 교수는 “내년부턴 100달러 원가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가 이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OLPC 재단 연구진이 OLPC 가격을 낮추는 연구를 계속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규모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LCD나 CPU 등 주요 부품 외에는 통합 칩셋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운영체제 역시 무료인 리눅스를 사용해 전체적인 생산단가를 낮추려 하고 있다. OLPC 재단은 이런 방법으로 2008년엔 대당 원가를 100달러, 2010년엔 50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LPC 가격을 낮추는 데는 글로벌 기업들의 지원도 한몫했다. AMD나 이베이, 구글, 레드햇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이 OLPC 사업에 200만 달러씩 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캠페인과 마케팅 정책도 이 제품의 단가를 낮추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OLPC를 400달러에 구입하는 ‘G1G1(Give One Give One)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400달러에는 200달러에 기부금이 포함돼 있어, OLPC 한대를 구입하면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한 대를 기부하는 형식이다.

미국 거주자의 경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200달러 세금공제 혜택과 더불어 미국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이 제공하는 1년간의 무료 액세스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OLPC 재단의 운영이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100달러 노트북의 가능성을 열어준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이 재단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단 50여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원봉사자중엔 세계 최고급 브레인급에 속하는 전문직 종사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고, 개발자 수만 2,500여명에 이른다.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SW) 제작이 활발한 것도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확신을 심어 주고 있다.

이미 대만의 아수스텍 컴퓨터나 인텔이 초저가 시장에 가능성을 엿보고 비슷한 가격대에 교육용 노트북인 ‘클래스메이트PC’등의 양산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SW 측면에선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내년 하반기부터 OLPC에 탑재할 저가윈도우를 공급할 예정이다. XO용으로 개발된 저가형 OS를 제공키로 한 것으로, 대략 내년 7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당초 리눅스를 OS를 채용하기로 했으나 MS가 이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경쟁사를 견제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현재 OLPC 프로젝트는 브라질 우루과이 페루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 7,000대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30만 대, 내년부턴 월 1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네그로폰테 교수는 “OLPC를 북한에도 보급하고 싶다.”라며 산업자원부 주최로 열린 부품전시회에 참석차 방한, 한국정부와 기업들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