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새로운 광고 기능 ‘비컨(Beacon)’은 사기, 혹은 사생활 침해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마침내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CEO가 정식으로 이것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5일아침(미국시간), 23세의 주커버그 CEO는 회사 블로그에 비컨 도입에서의 서투름을 사과했다. 비컨은 써드파티 사이트에서 유저의 활동 정보를 공유해 친구의 ‘뉴스피드(News Feed)’에 표시하는 기능이다.
주커버그는 “이 기능 구축에서 많은 실수를 범했고, 취급 과정이 미흡했다. 이 기능을 내놓을 때 우리가 범한 실수를 사과드린다”고 블로그에 썼다.
페이스북은 11월말에도 비컨 기능을 수정해 발표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수정에서는 유저가 비컨 기능을 완전히 정지할 수 있는 선택사항을 더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는 이어 “올바른 균형 감각이 부족하다. 원래 우리는 유저가 어떤 조작을 하지 않아도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 옵트인 방식이 아닌, 옵트아웃 방식을 채용한 원래 방식은 공유 거부를 잊었을 때 비컨 기능이 그대로 적용돼버려 정보가 친구들에게 공유되는 것이 문제였다”고 썼다.
그는 또 그 뒤의 홍보 활동 실패도 사과했다. “정보 공유를 명시적으로 승인하지 않으면 기능하지 않기를 바라는 유저들의 의견을 알고 있었지만, 시간을 낭비했다. 우리의 이번 수정은 자랑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면 더 괜찮은 사용 방법을 만들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것은 지난해 9월에 그가 보였던 자세와 비슷하다. 당시 새롭게 도입한 뉴스피드 기능은 이용자들의 격렬한 불만과 논쟁을 일으켰고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을 낳았다. 그래서 미국에서 ‘페이스북에 로그인하지 않는 날(National Don't Log Into FaceBook Day)’을 실시하려는 운동까지 일어났다. 이때 주커버그는 이번과 비슷한 글을 블로그에 게재해 사생활 관리를 개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밌는 것은 뉴스피드와 비슷한 기능을 소셜 네트워크 1위 업체인 마이스페이스도 추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컨을 둘러싼 상황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먼저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은 유저보다는 유명 시민단체에서 시작했다. 그 중에는 디지털 민주주의 센터(CDD)와 미국공공이익조사그룹(PIRG), 무브온(MoveOn.org) 등이 있다.
이러한 단체 중 몇 곳은 주커버그의 사과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무브온의 홍보 담당인 아담 그린은 이메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장 큰 의문은 과연, 기업 광고주가 인터넷 규칙을 지킬 것인가, 혹은 이것들이 우리의 기본 권리인 사생활을 보호해 줄 것인가하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방침 변경은 바른 방향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우리는 이것이 업계 전체의 움직임이 되어 기업 광고주가 아닌, 인터넷 유저의 기본 권리를 지킬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CDD의 경영진인 제프 체스터는 낙관적이지 않다. “11월말 옵트인 방식으로 변경된 데 이어, 유저가 비컨 기능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페이스북의 발표는 괜찮다. 그러나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유저에게 성실하지 않다. 비컨은 페이스북이 실시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타깃팅 광고 시스템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고 그는 성명에서 지적했다.
또 비컨을 둘러싼 실패는,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일으킨 프라이버시에 얽힌 혼란보다 복잡하다. 왜냐 하면 여기에는 광고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오버스톡닷컴(Overstock.com)과 트래블로시티닷컴(Travelocity.com) 등 비컨에 참가한 몇 개 기업은 일시적 또는 완전히 손을 뗐다고 밝혔다.
즉 페이스북은 이용자와 유명 단체를 달래야 했고, 동시에 주요 제휴사들의 체면도 세워줘야 했던 것이다. 페이스북이 실질적으로 이익을 늘려 올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제휴사들 덕분이다.
오버스톡닷컴의 사업 관련 부문 조나단 E. 존슨 수석부사장은 CNET News.com과의 인터뷰에서 자사가 비컨의 철퇴 결정을 취소할지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