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밴드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 형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불과 십수년 전만해도 Dial-up을 통해 014xx에 연결하여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화면에서 채팅을 즐기는 것이 인터넷 사용의 전부였는데,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음성 통화는 물론 HD급 고화질 TV 시청도 가능해졌다. 아울러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컨버전스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것이 그 추세다. 네트워크 용량은 구현되는 서비스의 종류와 숫자에 따라 좌우된다. 즉,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기술의 발전은 서비스에 달려 있으며, 음성, 데이터, 영상, 무선 서비스를 결합하는 쿼드러플 플레이 서비스(QPS)를 제공하기 위한 컨버전스 네트워크 구축에 사업자들이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캐리어 이더넷(Carrier Ethernet)이다. 캐리어 이더넷은 특정 지역에서만 동작했던 기존 이더넷 기술이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대도시 또는 전국 규모까지 확장되는 개념이다. 데이터 전송에 있어 단순한 커넥션 역할만 하는 이더넷의 이러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MPLS이 도입되었고, 그 결과 기존에 주류를 이루던 TDM 기반의 타 기술에 비해 저렴한 구축 비용과 고대역폭 제공이라는 강점 때문에 이더넷을 도입한 네트워크 구축이 폭발적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MPLS는 데이터 전송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더넷에 대한 불신의 논쟁을 종료시켰다.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향후 네트워크 기술은 이더넷 기반의 MPLS와 PBT(Provider Backbone Transport)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뢰성 높은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필수 요소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제공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대역 네트워크는 필수다. IPTV를 예로 들면, 실제 HD급의 TV를 한 명의 가입자가 시청하려면 약 6Mbps의 대역폭이 요구된다. 쉽게 가정을 해본다면, 천오백만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잠재적 IPTV 고객이라고 한다면 백본 네트워크에서는 약 90Tbps의 대역폭이 필요하게 된다.물론 이것은 IPTV 가입자 모두가 동시에 HDTV를 시청한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렇다면 현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백본 용량이 수 테라급(Tbps) 정도인데, 이론상으로는 현재 네트워크보다 수 십 배의 용량을 가져야 한다. 광대역 제공을 위한 기술 분야에서 캐리어 이더넷의 입지는 확고하다. 10Gbps 이더넷 표준은 5년전 완료되어 이미 시장에서 보편화되어 있으며, 100Gbps 이더넷 표준화가 현재 진행 중이다. 구축 비용 측면에서도 타 기술보다 훨씬 저렴하다. 생존성 보장백본 네트워크에서 생존성은 가장 핵심적 요구 사항으로 꼽힌다. 생존성이란 네트워크 상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얼마나 빨리 네트워크를 복구시킬 수 있느냐 하는 능력인데, 현재의 기술은 50ms이내의 복구성을 보장한다. 이는 사람이 육안으로 화면 중단을 느낄 수 없는 시간으로, 초창기 이더넷 환경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으나 MPLS 기술이 가능하게 해주었다. MPLS는 여러 기능들을 지원하는데, 그 중 네트워크의 생존성을 위해 ‘Fast Reroute’라는 기술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서비스 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링크와 노드의 장애에 강력히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또 하나의 기술은 ‘Non-Stop 라우팅’이다. 제어부의 장애 발생에 대비한 기술로, 주-제어부 장애시 모든 라우팅 정보를 갖고 있는 부-제어부로 자동 절체되는 기술이다. Fast Reroute와 Non-Stop 라우팅을 통해 네트워크 운영자는 어떤 장애 상황에서든 자동 복구되는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다. 가입자 유형별 최적의 품질 제공가입자별 최적의 품질 제공은 성공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다. 지난 십여년간 한국은 세계 1위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해 왔지만, 한편으로는 급속한 양적 팽창으로 가입자 및 서비스별 품질 관리에 있어서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입자별 사용 유형이 체계화된다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가입자와 인터넷 다운로드를 자주 받는 가입자, UCC 등의 실시간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가입자 각각에게 최적 품질의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현재까지 좀 더 빠른 인터넷 서비스 지원을 위해 대역폭 확장에만 몰두했던 사업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통신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100Gbps 이더넷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며 테라비트급 라우터들이 출시되어 이미 사업자 망에 구축되었다. 이 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망의 진화는 항상 서비스와 맞물려있다는 사실이다.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해서는 가입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