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자회사인 파일메이커가 13일(미국시간) 새로운 데이터이스 소프트웨어인 ‘벤토(Bento)’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종류의 개인적인 데이터를 관리하는 제품을 요구하는 맥 유저가 이 제품을 이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발매는 2008년 1월 예정이며 가격은 보통판이 49달러, 패밀리팩은 99달러가 된다. 현재 파일메이커의 웹 사이트에서 무료 테스트판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도시락’의 일본말에서 이름을 딴 벤토는 그 이름처럼 말쑥하게 정리된 관리 소프트웨어 같다. 언뜻 보았더니 분류 및 검색 기능도 세련돼 보였다.
벤토는 다양한 용도로 이용 가능하고, 프리랜서의 스케줄 관리, 파티 초대장의 송부, 운동 스케줄 작성, 일용품 정리, 보유 물건의 라이브러리 작성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쇼핑에 이용하는 가게를 정렬하거나 아이들의 성적 관리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벤토를 처음으로 기동하면, 맥 OS X 레오파드의 ‘iCal’에 등록되어 있는 스케줄과 주소록에 등록되어 있는 주소가 자동으로 접속한 아이폰이나 맥 계정에 보내진다. 또 20종류 이상의 템플릿과 드래그&드롭 조작이 가능한 데이터 필드가 준비되어 있는 것도 RDB의 관리에서 고생하고 싶지 않은 유저에게는 기쁜 점이다.
벤토의 데이터는 CSV 텍스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액셀 또는 아이워크(iWork)의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 ‘넘버스(Numbers)’의 형식으로 저장한 뒤 내보내기(export)할 수 있다. 몇 주 전 파일메이커의 시연을 본 바로는, 간결한 벤토의 인터페이스는 맥 유저에게 친숙해지기 쉬워 보였다.
지금까지 표계산이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싶어하는 유저가 맥을 선택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애플은 ‘아이워크 '08’로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인 ‘넘버스’를 더했으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는 지금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윈도우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시리즈로서 고기능 데이터베이스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액세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벤토는 액세스처럼 강력한 리서치 툴과 달리 아이튠즈의 라이브러리를 조작하는 감각으로 일상생활의 다양한 사물을 관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벤토의 정가는 파일메이커가 당초 정했던 69달러보다 20달러나 하락했지만 과연 고객 확보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아이라이프(iLife)’와 아이워크는 각각 3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면서도 불과 79달러다. 더구나 벤토는 레오파드밖에 대응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벤토는 필자에게는 멋져 보인다. 필자는 지금까지 쌓아두기만 하고 정리하지 않은 디지털 데이터를 벤토로 어느 정도 잘 정리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볼 생각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