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부산영화제 든든한 가이드「모바일 RFID」

일반입력 :2007/10/08 23:16

류준영 기자 기자

아시아 최고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도입된 ‘u-PIFF 서비스’는 휴대폰에 탑재된 RFID 리더기를 이용해 주변 게시판 혹은 태그수첩에 부착된 RFID 태그를 읽어 쉽고 빠르게 영화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다.

이 서비스에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사용자 측면에선 영화 프로그램 소개는 물론 숙박, 식당, 할인쿠폰, 영화제 사무국 공지사항 등의 총망라된 영화제 정보를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제공 받을 수 있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축제로 거듭남과 동시에 통신사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가 최초 도입된 제 12회 부산영화제는 64개국 275편을 상영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런 영화제를 즐기기 위해선 사전에 영화제 ‘예습’은 필수.

하지만 직장인들에겐 그럴 여유가 없을뿐더러 영화제가 처음인 사람들에겐 영화제 관람의 첫 단계인 복잡한 영화예매시스템 앞에서 곤욕을 겪게 된다. 이럴 때 u-PIFF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동 중에 휴대폰으로 볼 영화의 정보를 찾아보고 티켓까지 동시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매진된 영화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예매를 위해 매표소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다.

영화제 정보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콘텐츠도 가질 수 있다.

가령, 영화제 포스터라든지 감동적인 영화의 신을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또 식당에선 모바일 쿠폰을 활용해 외식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단, 이번 시범서비스 기간엔 티켓구매시스템 자체는 지원되지 않았으나 테스트 후 작성하는 설문지에선 차후 본격적인 서비스가 실시되면 티켓예매시스템을 동시 지원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u-PIFF 서비스’ 직접 써보니…

기자는 부산영화제를 직접 찾아 u-PIFF 서비스를 직접 체험했다. 기자는 3회부터 올 12회 영화제까지 모두 참여했으므로 매년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불편사항을 훤히 꿰고 있었다. 이번 체험기간엔 이런 불편요소를 얼마나 해소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기자는 지난 5일 해운대 PIFF 파빌리온(영화제 운영사무국)에서 미리 신청한 동글이와 태그수첩을 지급 받았다. 이 서비스는 정해진 안내부스에서 지급하는 동글형 리더기를 휴대폰에 장착해야 하는데, 사용한 이후 지정 장소에서 동글이를 다시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휴대폰에 연결한 ‘듀얼밴드 전자태그(RFID) 동글형 리더기’는 모바일 통신기기 전문업체인 햄펙스(대표 최경섭)가 개발한 기기로 SK텔레콤을 통해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극장 및 해운대 체험관 4군데서 1차, 2차 체험단에게 공급됐다.

이 제품(제품명 HRID-D900)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13.56㎒ 대역과 900㎒ 대역의 태그(Gen2)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어 효용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

동글을 핸드폰의 충전기 접속구(표준형)에 꽂으면,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다운돼 설치된다. 단, 핸드폰이 얇아 젠더가 필요한 핸드폰 기종은 반드시 젠더에 있는 접속구에 동글을 꽂아 사용해야 한다.

RFID 태그 서비스는 태그수첩 외에도 식당 메뉴판처럼 생긴 태그북과 길거리에 설치된 태그게시판에서 이뤄진다.

이날 해운대 바닷가에 세워진 영화제 사무국 파빌리온에서 게시판 서비스를 먼저 체험한 후, 기자는 해운대 메인 상영관인 메가박스에서 태그북을 사용했다. 곧이어 다른 상영관인 경성대 CGV대연 상영관과 해운대 신도시 프리머스 극장에서 태그수첩을 이용해 영화제 정보를 확인했다.

u-PIFF 서비스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지원된다. 그러므로 해외관광객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안내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국제’라는 타이틀은 가진 지역축제들이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서비스에선 그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으나 이 서비스가 확대 실시된다면 외국인 관객 유치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가기능으로 북마크 기능도 지원된다. 이는 RFID 태그를 통해 제공받은 정보를 본인의 E메일로 전송하는 것인데 메일주소를 미리 등록해야만 사용 가능하다.

문제는 데이터 비용… 배터리 소비도 만만치 않아

체험지역 4군데서 사용해 보기로 했던 기자는 마지막 장소인 해운대 프리머스 상영관에선 이용할 수 없었다. 평소보다 휴대폰 배터리가 빨리 소모됐기 때문.

영화제 포스터 다운로드 1회, 영화프로그램 소개 4편, 숙박정보 1회, 식당 할인쿠폰 받기 1회, 영화제 뉴스 둘러보기, 관객 이벤트 참여 2건에 대략 20여분이 들었다. 접속 속도가 그리 원만치는 않았다.

특히 이번 체험기간엔 모든 서비스(정보 이용료, 패킷 통화료)가 무료로 제공됐지만, 차후 유료로 운영될 경우,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거쳐야 할 단계가 많기 때문. 또 티켓예매의 경우 부가수수료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통신사에서 제공한 설문지에선 ‘정보이용료를 정액제로 한다면 이용하겠는가?’라는 문항을 만들었던 점을 미뤄볼 때 비용 걱정을 덜어줄 만한 통신상품을 일시적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밖에 휴대폰에 장착된 동글이는 메뉴를 선택하기 위해 휴대폰 키를 입력할 때 손에 쥐기가 불편해 좀더 작게 설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테스트 시작 전 ‘형식적인 서비스 수준이겠거니.’하고 넘겨짚었던 기자는 u-PIFF 서비스의 완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앞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모바일 RFID 동글 서비스의 실험무대가 됐던 u-PIFF 서비스는 향후 1,2차 체험단의 설문지와 토론회를 통해 더욱 보완될 계획이다.

또 이런 서비스는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휴대폰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로밍 서비스를 통해 머지않아 해외 전시장이나 영화제에서도 적절히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관광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