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특수영상팀이 렌더링 작업의 최적 솔루션으로 렌더맨을 선택하면서 리눅스 OS를 선택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렌더링 작업을 위한 대부분의 시스템들이 윈도우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 반해, KBS는 공개 SW인 리눅스 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KBS는 최근 드라마 특수영상팀의 렌더링(rendering, 컴퓨터에 기록된 데이터를 영상화하는 것) 작업에 HP 블레이드 시스템 기반에 리눅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OS(Linux Redhat Enterprise OS)을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KBS는 2006년 초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이후 차기작으로 대하사극 '대조영'을 기획하면서, 대조영 전투씬에 대한 특수영상의 제작을 외주 그래픽 업체가 아닌 회사 내부에서 제작하는 방침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BS는 그 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인력과 장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대조영의 경우 전투신이 많고, 70퍼센트 이상이 3D 작업으로 진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렌더링 작업에서의 성능과 안정성이 솔루션 고려 시 가장 핵심 요인이었다. 이에 KBS는 영화 제작 시에 많이 사용하는 '렌더맨(Renderman)'이라는 랜더러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최적의 운영체제로 리눅스를 선택했다. KBS 특수영상팀 정태민씨는 "대조영이 HD(High Definition) 드라마인 만큼 전투 장면도 생생하게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렌더링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며, "HD와 같은 많은 데이터 양을 빠른 속도에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렌더맨이었고, 이와 함께 NFS, 네트워크 등에서 관리와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OS가 리눅스였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렌더맨과 리눅스는 '공생 관계'이처럼 KBS가 리눅스를 선택한 데 있어 가장 크게 작용한 요인은 렌더맨 솔루션 때문이었다. 렌더맨은 시간대비 표현 속도가 다른 렌더링 솔루션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렌더맨은 처음 개발부터 유닉스 기반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유닉스에 기초를 두고 있는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이 유닉스 소프트웨어들이 리눅스로 옮기면서, 랜더맨도 리눅스 OS에 맞게끔 진화돼 온 솔루션 중의 하나이다. 윈도우 버전으로 출시된 적이 있긴 하나 안정성 면에서 리눅스를 사용하는 게 더 낫다고 평가되고 있다.KBS가 이번에 도입하는 렌더링 시스템은 별관에 설치되지만 이미 본관에는 윈도우 기반 멘탈 레이(mental ray)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KBS는 이 멘탈 레이 솔루션을 재도입해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리눅스 기반 렌더맨의 높은 성능과 안정성에 더 큰 점수를 줬다. 현재 본관에 설치된 렌더팜 규모는 60노드이며, 이번에 별관에 도입한 규모는 16노드로 구성돼 있다. 정태민씨는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렌더팜이 윈도우로 구축돼 있지만 천대가 넘는 서버를 가지고 있는 ILM이나 SONY 등의 세계적인 그래픽 전문 회사의 경우는 대부분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사용 빈도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하드웨어만 잘 사용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리눅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KBS가 랜더맨을 도입할 당시에는 국내에서 리눅스 기반의 렌더맨으로 작업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벤치마킹 할 사례가 없어 리눅스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기에 KBS측에선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KBS는 OS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선택 시에도 어려움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 당시 블레이드 시스템을 통해 렌더링 작업을 하는 곳이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하드웨어 시스템 결정 또한 쉽지 않았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윈도우 보다 체감상 30%이상 빨라현재 KBS는 리눅스 시스템을 도입한지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이들이 꼽는 리눅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역시나 성능이다. 똑같은 하드웨어에, 똑같은 애플리케이션에, 다른 OS를 깔고 테스트해보지 않는 이상 리눅스와 윈도우의 속도에 대한 평가는 무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KBS측에서는 정확하게 성능상의 효과를 수치상으로 내놓긴 힘들지만 체감상 리눅스가 약 30%이상 빠르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KBS측은 리눅스와 윈도우에서의 애플리케이션의 CPU, RAM 점유율를 비교했을 때 리눅스가 훨씬 많은 자원을 가지고 사용하고 있는 것을 제시한다. 윈도우 기반 렌더링 작업을 돌리면 60%의 자원을 쓰는 반면, 리눅스는 90%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즉, 이는 윈도우의 경우 다른 네트워크 자원들까지 할당돼 있는데 반해, 리눅스는 쓸데없는 자원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눅스의 숨은 매력은 '관리의 편의성' 이 외에도 KBS는 리눅스의 장점으로 관리의 편의성을 들었다. 기존 KBS 본관에 설치된 윈도우 기반 렌더팜을 운영할 때는 머스터(muster)라는 관리 툴을 활용하게 되는데, 이는 각 노드들에 대한 OS가 모두 설치돼 있다. 때문에 한 사용자의 PC에서 머스터에 이상이 생기면 전체 렌더팜에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KBS측도 어떤 사용자가 관리자의 동의 없이 머스터에 접근해 전체 랜더팜을 죽인 적이 있어, 관리 툴을 새로이 설치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비밀번호 입력 등 사용자 접근을 제한해 문제를 막을 수 있었지만 파일 관리 등과 같은 업무 특성상 비밀번호를 오픈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이에 반해 리눅스는 셀 스크립트(shell script)가 OS에 탑재되어 있어,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정태민씨는 "리눅스는 각각의 PC를 제어할 때 일일이 들어가서 제어하는 것이 아닌 셀 스크립트로 구성해놓고 모든 PC에게 명령을 내리고 디스플레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며, "각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계정에 대한 변화가 있을 때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어 관리가 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 리눅스의 경우 각 계정별로 관리자가 자원 할당하는데 용이하며, 한 렌더링을 하기 위한 그룹 자체에 할당하는 하는 것도 리눅스가 훨씬 편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CPU 할당도 윈도우는 직접 코딩을 해줘야 하는 반면, 리눅스는 다른 명령들이 OS 자체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계정별 자원 할당이 용이한 것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렌더팜도 리눅스로 교체할 예정KBS측은 올해 말 기존 5년 된 렌더팜을 교체할 예정이다. 새로 교체할 시스템 역시 윈도우 기반이 아닌 리눅스 기반의 렌더팜으로 교체할 계획이라 밝혔다. 총 6억 원의 예산으로 30노드 규모로 렌더팜을 구성할 예정인 KBS측은 "리눅스의 장점인 관리의 편리성을 체감한 이상 당분간 다른 것을 선택하진 못할 것 같다"며 도입에 따른 효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현재 KBS는 리눅스 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직원들의 사내 교육도 마친 상태이다. 향후 추가적으로 인력이 확충될 시에도 리눅스 교육을 내부적으로 진행 할 계획으로 리눅스에 대한 신뢰감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KBS측은 리눅스 기반 렌더맨을 도입시 가격 대비 성능도 중요하지만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속도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정태민씨는 "하드웨어 자체는 쿼드코어까지 나오는 등 성능이 크게 향상돼 별 문제가 없는 반면, 오히려 네트워크에서 문제시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렌더링을 처리하는데 있어 데이터 처리하는 데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네트워크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함께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 이 기사는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발간하는 <공개SW리포트>에서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