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 몰라볼 정도로 홀쭉(?)해졌네…아이리버 딕플 D5

일반입력 :2007/08/09 07:25    수정: 2009/01/04 22:07

사진=최용석 디자이너 글=류준영 기자

전자사전 아이리버 ‘딕플 D5(2G)’의 사이즈는 명함집 만한 크기로 가로 95.5mm, 세로 70mm, 두께 15mm, 무게 약 130g으로 지금껏 나온 전자사전 중에선 가장 작은 크기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능의 허점을 발견할 수는 없다. 제품은 작지만 알이 꽉 찬 콘텐츠로 무장해, 그 값어치를 톡톡히 발휘한다. 불철주야 머리를 쥐어뜯고 사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콘텐츠만을 엄선해 제공한다는 점이 이 제품의 백미다.

사전이란 명제 아래 각종 부가기능도 이 제품의 몸값을 올리는 데 상당수 기여했다. 심심한 화면에 욕이라도 먹을까 메뉴 아이콘을 세련되게 꾸민 센스도 살짝 꼬집어 줄만 하다. 결론적으로 너무 일방적인 사전 기능만을 강조한 제품은 아니라는 것.

멀티미디어 기능을 나열하면 영화보기, MP3 플레이어, 플래시, FM라디오, 사진 앨범, E북, 목소리 녹음기능, CSD VIEWER(만화, 참고서 등 각종 문서를 원 책 모양 대로 볼 수 있는 기능) BTamin(두뇌(Brain)와 비타민(Vitamin)의 합성어, 바쁜 현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 건강한 뇌파를 흘려보내는 기능) 등 쓸만한 기능이 일렬종대로 늘어섰다.

포장박스를 열고 제품이 드러날 무렵, 마치 진한 갈색에 원목 느낌(제조사는 이를 헤어라인이라고 칭했다)을 한껏 살려낸 우아함은 겉 모양새에서부터 선취점을 허용한다.

종전 순백색의 색상(D26)에서부터 만화 캐릭터를 새긴 아기자기한 맛의 전자사전(D25 스페셜 에디션)까지, 여기서 한술 더 떠 이젠 예술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어 소비자의 구매욕을 돋우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보단 공부하는 직장인(샐런던트)에게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여차하면 올 하반기 아이리버 전자사전의 또 한번의 돌풍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내달 출시될 이 제품의 됨됨이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아이리버 전자사전의 계보는 D10에서 D11로, D20에서 D26으로 발전됐다. 그렇다면 D5는 도대체 뭔가? 족보 없는 이 돌연변이 전자사전이 소비자들에게 매우 낯선 경험을 전달해 줄 것인가? 대답은’아니올씨다’이다. 작다는 특징이 강조됐으나 전작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소견이다.

콘텐츠는 풍성풍성 또 풍성이다. 영어와 일어, 중국어, 국어 등 관련 콘텐츠가 39종으로 ‘알짜구성’이다. 요즘엔 콘텐츠가 30개를 넘어서지 못하면 전자사전 축에 끼지 못하고 전자수첩으로 낙인찍힌다. 다 써보지도 못할 텐데 말이다. 아무튼 잘 차려진 밥상이라 먹을 것이 많다.

협소한 공간에 휴대폰과 동일한 메탈 돔(METAL DOME) 방식의 키패드는 이전 아이리버의 편안한 키감과 거리가 멀지만 사용에는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

첫 메인 화면과 메뉴 선택 화면이 사용자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480*272 해상도면 원하는 배경화면을 깔 수 있다.

각종 메뉴 아이콘이 왼쪽에 가지런히 정렬돼 있고 우측엔 캘린더와 시간이 표시된다. 빡빡하게 메뉴를 배열하기 보단 중앙을 비워 한층 고풍스런 느낌을 잘 살렸다. 디스플레이는 26만 컬러를 지원하는 76.2mm(약 3인치, 480×272화소) 크기의 컬러 TFT 액정이다.

종전 제품에서 내세운 강점인 내 사전 기능과 다양한 검색 기능이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D5의 공략 방법 중에 하나이다.

내 사전 기능은 자기가 주로 사용하는 사전을 등록, 핫 키(HOT KEY)를 통해 불러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스케줄을 등록해서 사전을 이용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으며, VIEW 키로 레이아웃을 변환시킬 수 있다. ‘꼭 가로보기여야만 하는가? 이왕이면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 라이트처럼 옆으로 세워볼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정해진 레이아웃이란 없는 법이다.

검색은 영어 단어의 활용 어구로 입력하면 원래 단어를 검색해 주는 기능과 사전에 저장한 텍스트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17개의 사전 콘텐츠를 뒤져 그 뜻을 찾아주는 ‘Jump 기능’이 있다. 전자사전의 검색 기능은 수록된 콘텐츠만큼이나 중요한 기능으로 D5의 검색은 신뢰할만하다.

다만, 이 제품은 초반 메뉴로 돌아갈 경우 메뉴 버튼을 클릭해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ESC를 누르게 되는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다시 원하는 메뉴를 찾으려면 무척 번거롭다. 전자사전이 더욱 정교화되면서 겪게 되는 '디지털 증후군'이다.

내장스피커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이어폰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스피커에 일말에 기대를 걸지는 않지만 있다가 없으니 허전하기까지 하다.

동영상은 흑백영상을 볼 때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지난 필름영화의 아련한 감칠맛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컬러 색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MPEG4-SP 형식의 AVI를 15프레임으로 재생할 수 있다. 영상이 재생될 땐 분할 화면에 재생 파일의 종류가 나타난다.

그 밖에 오디오 파일은 MP3, WMA, ASF, OGG를 지원하며, 플래시 파일 재생도 가능하다. JPG, GIF, BMP 형식의 사진을 재생할 수 있고 JPG의 경우 3,600×2,400, GIF와 BMP는 1,024×768 화소까지 재생 가능하다.

TXT, DOC, XLS 등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CSD 파일로 변환한 후 저장해서 볼 수 있는 CSD 뷰어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KT의 BOOKT 사이트와 제휴가 돼 있어 다양한 CSD 콘텐츠를 직접 구매, 다운로드 해서 볼 수 있다

전원은 전용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 한번 충전으로 MP3 플레이어는 최대 16시간, 동영상은 최대 4 시간 정도 재생할 수 있다. PC와 연결할 때는 USB 케이블을 사용한다. 판매가는 2GB가 25만8,000원, 4GB가 29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