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3D CAD와 결합하다!

일반입력 :2007/07/09 08:04

김효정 기자 기자

모든 것이 컨버전스다! 이동전화 기능, 디지털카메라, MP3가 결합한 형태의 휴대전화는 물론 의학과 공학이 결합한 바이오테크놀로지, 텔레매틱스, 그리고 문화적인 컨버전스까지 전 산업에서 컨버전스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건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중 특히 CAD와 GIS(혹은 Geospatial) 간의 컨버전스는 새로운 미래 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83년 CAD의 등장은 ‘설계(Design)’의 개념을 크게 바꿔놓았다. 그전까지 건설이나 산업 제품의 설계를 위해서는 종이와 연필이 이를 대신했지만, CAD라는 ‘혁신’을 통해 관련 산업은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키텍처(구조물) + 엔지니어링 _ GIS’의 컨버전스가 CAD라는 매개체를 두고 IT와 접목되면서 제 2의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CAD의 데이터는 여전히 종이 형태가 많으며, 이것은 또 조직 내에서 건설, 엔지니어, 기록, 운영 등 각 부서별로 별도로 보관돼 있는 경우가 많아 ‘정보의 섬(Island of Information)’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CAD 관련 데이터, 즉 서류 형태의 정보를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프로세스의 불필요한 반복 내지는 데이터 품질 저하 등으로 드러나고, 이는 건설 분야뿐만 아니라 은행, 유통, 항공 산업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수년간 농업을 제외한 각 산업에서의 생산성은 IT 등의 요인으로 약 20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건설 분야만은 예외였다. 오히려 20%나 감소했다고 보고됐다. 그 원인은 바로 정보가 각각 개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정보의 섬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도시나 빌딩 설계에 있어 서로 떨어져 있던 정보들, 즉 CAD로 구현된 정보(데이터)를 한 데 모으고 이를 GIS와 융합해서 건물 외관뿐 아니라 내부, 지하, 배관까지 모든 유틸리티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3D CAD 업체인 오토데스크가 관련 솔루션을 내놓았다. 그들은 BIM(빌딩정보모델링)과 CAD, 그리고 GIS를 통합한 솔루션을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을 선도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방한한 오토데스크의 기술이사 제프 제이스(Geoff Zeiss)에게 자사가 현재 개발 중인 ‘전사적 지리공간 솔루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건설분야에서 오토데스크가 추구하는 바는?

실제 빌딩이나 시설 구축에 앞서, 그것을 미리 경험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아키텍처에서 사용되는 기술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s)은 건축물을 3D로 시뮬레이션을 미리 보는 것이다. BIM을 이용하면 도시나 빌딩 시뮬레이션이 쉽고 외부와 내부는 물론, 지하나 각종 배관 유틸리티까지 모든 것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건물 아키텍처나 엔지니어링, GIS 데이터를 모두 하나로 조합해 3D로 보게 한다는 것은 건축가나 유지보수반, 도시계획 담당 팀으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것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부상 중이다.

예를 들면, 소방서나 경찰서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3D 건물 디자인을 보여줌과 동시에 2D CAD 설계도면을 함께 보여주는 등 건물 정보를 사전에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뼈대, 환기, 가구, 벽 등의 건물의 구성요소를 자유자재로 감추거나 나타낼 수 있다. 즉, 실제 구축 데이터를 3D로 만들면 건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CAD 분야에서 컨버전스 개념을 강조하고 있는데?

건설, CAD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컨버전스다. GIS 데이터를 3D로 연동하면 설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세 가지로 요약하면 ▲ CAD는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데이터 소스다 ▲ 컨버전스로 분산 데이터가 통합되면 기존 설계 데이터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 아키텍처, 엔지니어링, GIS의 융합이 이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지리공간 솔루션을 오픈소스로 진행한다고 들었다

리눅스나 자바와 같은 SW 외에 오토데스크도 오픈소스의 장점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폐쇄(Closed) 소스가 필요한 분야가 있고, 오픈소스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픈소스의 장점은 다양한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 내서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개발’ 관점에서 뛰어나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관여해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웹 매핑(Mapping) 분야를 검토하고 있는데, 오토데스크는 오픈소스 지오스페셜(Geospatial 혹은 GIS) SW를 개발 중이다. CAD 등 개발회사의 투자가 많이 들어간 분야는 소스 공개를 안하지만, 웹 매핑이나 3D 비주얼라이제이션은 오픈소스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오토데스크의 지오스패셜(Geospatial, 혹은 GIS) 적용 가능성 분야 중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사이버 공간도 포함되나?

컴퓨터 게임이나 세컨드라이브는 CAD의 실제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여태껏 ‘심시티’ 같은 게임을 하면서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를 게임 등에 적용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조금 다른 예지만, 캐나다의 로저 탐린슨(Roger Tomlinson)이라는 사람은 GIS를 이용해 도시뿐 아니라 지구 전체에 적용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1971년에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해 캐나다를 10km 단위로 온도, 날씨 정보 등이 포함된 GIS 지도를 구현한 바 있다. 그 당시에는 지구 전체에 적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이것이 가능한 수준이다.

구글어스나 MS 등은 이미 이러한 수준에 접근했는데?

물론 이러한 솔루션으로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건물 내부까지 볼 수는 없다. CAD 차원에서 이상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도시전체의 3D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오히려 22개의 신도시 구축 계획이 있는 한국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발전 요소가 많다. 기존 도시의 데이터 보다 새로 구축되는 도시의 데이터를 구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