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짓는 이모티콘, 웹의 역사와 함께 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일반입력 :2007/03/20 10:58

Caroline McCarthy

저작자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는 1969년에「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하면서 “웃음을 의미하는 특수한 활자 기호가 있어야 한다. 둥근 괄호를 옆으로 눕혀 놓은 오목하게 들어간 마크 같은 것 말이다”라고 말했다.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은 그런 활자 기호가 있다. 기본적으로 :-) 나 :) 정도는 기술 분야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가리키는 특수 활자 기호인 :-( , 선글라스를 낀 멋진 도시 사람을 가리키는 기호인 B-), 그리고 윙크를 가리키는 기호 -) 등도 있다. 야구 모자를 쓴 것을 가리키는 활자 기호(d=D)도 있다.

이런 기호가 이모티콘(감정을 표현하는 아이콘)이다. 이모티콘은 인터넷의 걸음마 시절부터 이메일, 게시판, 인스턴트 메시지 등에 넣어서 사용했던 문자와 기호를 결합한 아이콘이다.

여기서 말하는「걸음마 시절」이란 사람들이 AOL에 대해 듣기 시작한 90년대 중반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이 대체로 대학교 연구실이나 방위 산업체로 제한돼 있었던 80년대 초기를 가리킨다.

하지만 인터넷은 변하고 있고 타이핑하는 것은 더 이상 온라인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예를 들어 감정, 음색, 추측 등을 보다 쉽게 그래픽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신기술이 나타나면서, 이모티콘의 미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이 현상은 25년이 넘은 웹 사회의 공룡이다. ASCII로 표현된 미소 짓는 표정의 기원은 일반적으로 1982년 9월까지 올라간다. 당시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과 연구 교수인 스콧 팔만은 유머나 심각하지 않은 내용인 경우 온라인 게시판의 제목란에 :-) 기호를 사용해 표시하자고 제안했다.

지금도 카네기 멜론 대학교 팔만 교수는 “이것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솔직히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자세히 설명한 것처럼 이 관행은 처음에 스탠포드 대학교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과 같이 인터넷을 개척한 다른 대학교들로 퍼져나갔고, 그 다음에는 그 너머로 확대됐다.

팔만 교수는 “인터넷이 성장하면서, 이모티콘은 컴퓨터 공학자들로 이루어진 이 자그마한 폐쇄된 커뮤니티에서 빠져나가 처음에는 다른 대학교들로, 그보다 더 큰 그룹으로,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로 퍼져 나갔다”며 “그 동안 여기저기서 (미소 짓는 얼굴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는 것이 흥미 있는 일이었다. 지금은 러시아와 중국, 아니 전세계에서 올라오는 게시물에서 그 이모티콘을 볼 수 있다. 그걸 볼 때마다 정말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모티콘은 인터넷 자체와 함께 퍼져나갔다.

팔만 교수는 “그 세계로 먼저 들어가는 사람에게 그것은 비밀 클럽으로 들어가는 암호를 안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모티콘이 인터넷 문화의 구석구석까지 퍼져 들어가 (짜증난다고 말해도 될 만큼) 무수하게 많은 아류로 변형됐기 때문에, 이런 배타적인 느낌은 어느 정도 빛을 잃었다.

그는 “「동료들」이 거의 전세계의 절반 정도가 된 것은 다소 감동적”이라고 평하며 “하지만 처음에 사람들이 이모티콘을 사용한 것은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자신이 인터넷 사용자끼리 쓰는 은밀한 언어를 알고 있는 진정한 인터넷 파워 유저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사람들의 취향은 변하기 마련이므로 어떤 유행에 대해서도 반작용이 있다는 것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모티콘도 예외가 아니었다. 뉴미디어 마케팅 대행사인 크레용(Crayon)의 새로운 마케팅 부서 담당 부사장인 C.C. 채프먼(Chapman)은 “오랫동안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것은 야후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자들이 쓸 수 있는 많은 이모티콘 중 일부이다. 25년 전에 기본적인 미소 짓는 얼굴에서 시작한 이모티콘은 그 동안 계속 발전해 염려하는 감정에서부터 깜짝 놀라는 것, 그리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까지 모든 것을 표현하는 기호를 포함하게 됐다.

십여 가지의 기본 이모티콘으로는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야후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사용하는 이런 추가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훨씬 더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야후의 인스턴트 메신저 창의 드롭다운 메뉴에 나오지 않는 이모티콘은 문자를 입력해 만들 수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모티콘을 입고 다니기도 한다. 카페프레스닷컴(CafePress.com)의 이 티셔츠에는「윙크」하는 기호가 표시돼 있다.

CNET News.com의 기자인 캐롤라인 맥카시(Caroline McCarthy)의「세컨드 라이프」아바타가 세컨드 라이프의「몸짓」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다른 동작이나 표정은 내부 화폐인 린든 달러를 사용해 구입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이모티콘들이다. 그 외에도 더 많은 이모티콘이 있다. 사실상, 이모티콘은 인터넷 자체와 함께 퍼져나갔다.

그는 “그러다가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때때로 이메일을 읽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이메일이 전달하는 느낌을 완전히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빈정거리는 말의 경우에 그러하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프먼은 이모티콘이 과잉 사용되는 상황을 인정했다. 채프먼은 숙취, 멍든 얼굴, 엘비스 헤어스타일 등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의 방대한 용어집을 가리키면서 “이모티콘을 지나치게 수정한 것이 사라져 버려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그 모든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며 “이모티콘은 간단한 형태의 미소와 찡그리는 표정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간단한 찡그리는 표정, 윙크, 미소 등이 더 복잡한 다른 이모티콘에 비해 오래 지속하는 힘이 있음은 증명됐지만, 이모티콘이 진화를 멈춘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게시판과 인스턴트 메시징 클라이언트는 현재 이모티콘을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표정으로 자동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1996년에 버디 리스트(Buddy List) 서비스를 시작하고 1997년에는 무료 AOL 인스탄트 메신저 소프트웨어를 내놓은 AOL은 1998년부터 ASCII 이모티콘을 만화 이모티콘으로 변환해 줬다고 AOL의 대변인인 에린 지포드(Erin Gifford)는 말했다.

팔만 교수는 “그런 걸 보게 돼 아쉽다”며 “그렇게 되면 원래 이모티콘의 신선한 느낌이 사라져 버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변환 기능은 (IM과 게시판 사용자들이 정지시킬 수 있고 종종 실제로 정지시켜 놓기도) 하지만, 우회적인 이모티콘은 일종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미국에서 미소 짓는 이모티콘은 현재 주목할 만한 현상이 됐기 때문에 마케팅 부서들이 유심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갓 밀크(Got Milk)」광고로 유명한「밀크 프로세서 에듀케이션 프로그램(MilkPEP)」은 최근에「브랜드화된 이모티콘」을 청소년을 겨냥한 미디어 전략에 포함시켰다. 그것은 수염에 우유가 묻은 채로 미소 짓은 표정인 :-{) 이다.

밀크펩(MilkPEP)의 마케팅 담당 부이사인 빅터 자보르스키(Victor Zaborsky)는 “우리 회사의 유명한 수염 광고를 시작하는데 사용할 마이스페이스(MySpace)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마이스페이스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면, 새로운 유명한 (광고)를 시작할 때 그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다음 이모티콘으로 서명을 한다”고 말했다.

자보르스키는 밀크펩의 이모티콘 캠페인이 현재 유일한 매체인 십대 중심적인 온라인 채널 밖으로 확대될 것인지는 확신하지 못한다. 그 캠페인을 오프라인 매체로 확대하거나 대상 연령층을 더 넓힐 것인지 질문하자 그는 “정말 말하기 어려운 점”이라며 “이모티콘 (캠페인)은 시작한지 겨우 1년 됐다. 그것은 그들이 이미 하고 있으며 그들의 세계의 일부가 된 것에 맞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25년이나 된 인터넷 문화의 한 부분을 아직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인터넷의 흐름이 시작됐으므로 이모티콘 운명은 역사에 맡겨야 한다. 문제가 되는 그 새로운 흐름은 다름아닌 아바타이다.

아바타는 사용자가 지정한 만화 이미지 또는 3D 가상 신분을 가리키는 것으로,「세컨드 라이프」또는 소니에서 새로 발표한 홈(Home)과 같은 가상 세계, 그리고「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바타는 어떤 것과도 비슷하게 보이도록 수정할 수 있으며, 감정을 표현하게 만들 수도 있다.「세컨드 라이프」와「워크래프트」는「이모트(emotes)」라는 명령을 제공한다. 이 명령은 게임의 입력란에 입력하거나 아바타가 병아리처럼 춤을 추거나 병아리가 모이를 쪼도록 프로그램할 수 있는 키워드이다.

세컨드 라이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크레용의 C.C. 채프먼은 아바타가 앞으로 더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본다. 채프먼은 “아바타는 매우 오래 동안 허전했던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감정, 흥분, 분노 등을 표현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 3차원 환경에서 채팅과 대화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현실 생활과 더 비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 세계는 더 이상 아바타를 독점할 수 없다. AIM이나 야후 인스턴트 메신저와 같은 인스턴트 메시징 클라이언트들은 현재「버디 아이콘」대신 (2차원이긴 하지만) 사용자가 수정할 수 있는 아바타를 제공하며, 닌텐도의 위(Wii) 콘솔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는 플레이어들이 비슷한 모양의 가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미 채널(Mii channel)」이다.

게다가 이런 인스턴트 메시징 클라이언트 중 많은 수는 현재 음성 채팅 기능과 동영상 채팅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비교해 보면 이모티콘은 정말 선사시대의 유물인 것으로 보인다.

채프먼은 “분명히 이 모든 미디어들이 점점 더 통합될 것”이라며 “그래야 한다. 이 모든 다양한 도구로 인해 사람들이 매우 엷게 퍼지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트 기능을 갖춘 아바타는 20년 전의 이모티콘처럼 아직까지는 이제 막 시작된 현상일 뿐이다. C.C. 채프먼은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며 “원하는 이모트 기능을 사용하려면 돈을 주고 사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아바타가 아직 완전히 현실화되지 못했다고 덧붙이며 “그것은 이 응용프로그램의 기본 부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모티콘은 분명히 아직 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추억의 힘을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십대들의 마이스페이스 프로필에 내장돼 있다가 툭 튀어나오는 플래시 게임으로 구현된 팩맨을 생각해 보라. 그 아이들은 팩맨이 처음 오락실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때 엄마 뱃속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이모티콘이 시대에 뒤진 것일지는 모르지만 웹 서핑과 통신 분야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습관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팔만 교수는 “그것은 거의 관행이 됐다”며 “처음에 사용한 이유는 완전히 사라져버렸을지 모르지만, 이메일 자체가 사라져서 모두가 서로 동영상으로 바라보면서 이야기하게 돼 모든 사람이 글을 쓰는 방법을 잊어버릴 때까지 이모티콘이 좀더 오래 동안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부분은 사람이 글을 쓰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되는 일이 곧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