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전 이사회 멤버들은 올 연말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것 같다.HP 전 이사회 회원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톰 퍼킨스(Tom Perkins)가 HP 전 회장 패트리샤 던(Patricia Dunn)의 실적을 비난한 바로 다음날 던의 변호사가 퍼킨스를 이기적인 협잡꾼이라며 법정에서 정의가 가려질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던의 변호사 제임스 브로스나한(James Brosnahan)은 “패트리샤 던이 퍼킨스씨의 비열한 공격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 그러나 퍼킨스는 지금 자신의 인생에서 최대의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사악한 퍼킨스가 괴롭힐 사람을 잘못 골랐다”며, “퍼킨스씨는 HP 이사회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으며,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 탁월한 비즈니스맨이라면 스스로를 반박하는 즉각적인 발언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던과 퍼킨스는 한때는 동지였으며 전임 CEO인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 해고 건에도 협력했다. 그러나 피오리나가 사라지자 두 사람의 동맹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던은 인터뷰에서 퍼킨스와 전 이사회 회원 조지 케이워스(George Keyworth) 등 이사회 기술 위원회의 퍼킨스 지원세력이 HP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 HP의 의사진행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퍼킨스도 이에 질세라 HP 의사진행에 대한 던의 망상이 결국 델과 IBM에 대한 경쟁력 향상에 족쇄가 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언론에 대한 이사회 정보 유출에 대한 조사는 던이 기술 위원회를 해산시킨 후 이사회를 통제하려는 전체 계획의 일부로 추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퍼킨스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벤처원 아웃룩(VentureOne Outlook) 컨퍼런스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이번 사건은 HP 이사회 통제권을 둘러싼 내분의 결정판”이라고 말했다.퍼킨스는 정보유출 스캔들이 공개된 이후에 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HP는 이사회 회의내용을 유출한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기자, 이사회 회원 및 다른 사람들의 전화 기록을 입수했다. 퍼킨스는 HP가 이러한 전화기록을 불법적인 방식으로 입수했으며 던과 다른 임원들이 사건을 지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문서에 따르면 던은 이 사건에 직접 연루돼 있다. 그러나 던은 변호사를 통해 자신은 범죄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브로스나한은 퍼킨스를 관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그는 “톰 퍼킨스가 제기한 사건은 현재 산타클라라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퍼킨스씨는 HP 이사회의 다른 동료가 정보 유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패트리샤 던을 공격하고 있으며 변호사를 고용하고 PR 대행사와 계약을 맺는 등 이 모든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브로스나한은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사건 때문에 던이 퍼킨스처럼 자신을 공개적으로 변호할 수 없으며 스캔들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그는 던이 뉴요커(New Yorker)지와 TV 뉴스 매거진「60분」에서 이 사건에 대한 장황한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뉴요커와 60분은 던이 캘리포니아에서 중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퍼킨스는 27일까지는 이번 스캔들에 관해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그러나 이러한 사건 조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HP의 매출은 실질적으로 향상됐다. 던과 피오리나를 포함해 퍼킨스 캠프는 HP의 매출 신장이 자신들의 성과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HP의 실적 향상은 경쟁업체 델의 성장세가 꺾이고, 델의 제품 문제가 야기된 데 따른 반사이익 때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