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의 한 학생, 사람을 끌어 올리는 자동 풀리 발명

일반입력 :2007/02/16 10:54

Michael Kanellos

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네이던 볼(Nathan Ball)이 이끄는 발명팀이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긴급구조대원이나 소방관들을 빌딩 벽 위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자동식 풀리(motorized pully: 일종의 도르래 장치)를 발명했다.

볼이 발명한「아틀라스 파워드 로프 어센더(Atlas Powered Rope Ascender)」는 80~100 파운드에 이르는 장비를 몸에 지닌 소방수를 30초 이내에 30층 높이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중장비를 몸에 지닌 채 계단을 이용해 30층을 오르려면 6~8분은 족히 걸릴 것이다.

볼은 한 인터뷰에서 “이는 배트맨 또는 제임스 본드나 사용할 법한 신기한 발명품”이라며 “몸에 착용한 안전장구에 고정해 사용되는 아틀라스는 일종의 무선전동기구로서 전동드릴처럼 속도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23세의 MIT 대학원생 네이던 볼이 자신이 발명한「아틀라스 파워드 로프 어센더(Atlas Powered Rope Ascender)」에 의지해 수영장 천장에 매달려 있는 모습.

이 장치는 무거운 장비를 몸에 지닌 소방관이나 긴급구조대원을 30초 이내에 30층 높이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 발명 덕에 볼은 학생들의 발명품을 대상으로 주어지는「레멀슨-MIT 상(Lemelson-MIT prize)」을 수상해 상금 3만달러를 거머쥐었다.

아틀라스에 있는 풀리(도르래)는 로프를 이용해 사람을 위로 끌어올린다. 아틀라스 내 실린더에 감기는 로프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로프의 당기는 힘이 더욱 세진다. 볼은 긴급구조대에 이 장치를 판매할 목적으로 이미 회사도 설립해 둔 상태.

볼은 3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는「레멀슨-MIT학생발명상(the Lemelson-MIT Student Prize)」의 올해의 수상자가 됐다. 이는 MIT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수여되는 상이다.

과거 이 상을 수상한 사람들로는 일명「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설계한 칼 디트리히(Carl Dietrich)와 진공청소기 룸바(Roomba)와 폭발물 해체 로봇인「팩봇 택티컬 모바일 로봇(PackBot Tactical Mobile Robot)의 개발자인 아이로봇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로봇공학 전문가 제임스 맥러킨(James McLurkin) 등을 들 수 있다(레멀슨-MIT 재단은 일리노이스 주립대학 및 렌슬러 폴리테크닉 대학(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에서도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편 칼 디트리히는 자신이 고안한「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제작하기 위해 테라푸기어(Terrafugia)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아틀라스는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우선 로프를 소방수나 긴급구조대원이 목표로 하는 건물 옥상이나 여타 표면에 고정해야 한다(이런 의미에서 아틀라스는 2차 내지 3차 구조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 로프의 아랫부분은 아틀라스에 있는「회전축(turning spindle)」 상부에 특수 배열된 롤러들에 엮여 있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회전축이 회전하여 로프를 끌어당기면 사람이 위로 끌어 올려진다.

보트의 닻과 마찬가지로 아틀라스는 실린더에 감기는 로프의 길이가 늘어날수록 로프의 힘이 더욱 강화되는 이른바「캡스턴 효과(capstan effect)」를 이용하는 장치이다. 로프가 팽팽해질수록 당겨 올릴 수 있는 한계중량도 늘어난다.

볼은 이 장치의 핵심부분으로 로프가 내부 실린더에서 감길 때 로프가 로프 위로 서로 겹쳐지는 현상(overlapping)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들며 이에 의해 장치가 작동 도중 멈출 우려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아틀라스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조하는 신생기업인「A123 시스템즈」의 배터리가 사용되는데 이 회사는 GM과 GE의 협력업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틀라스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MIT 주최로 열린「2004 군사 기술 설계 경연대회(the 2004 Soldier Design Competition)」가 있다. 이 대회의 참가자들에게는 250파운드의 중량을 5초 이내에 50피트 높이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라는 문제가 주어졌다. 장치 무게가 25파운드 미만이어야 한다는 단서가 덧붙여졌는데 이는 25파운드 미만의 장치로 어떻게든 5마력의 힘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볼과 3명의 친구들은 전동드릴 등에서 부품들을 수집해 250파운드 중량을 규정된 높이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런데 5초가 아닌 7초가 소요됐다. 이를 이리저리 다시 뜯어 고치자 마침내 아틀라스가 탄생했다(다른 3명의 친구들도 작업에 참여하기는 했으나 아틀라스는 어디까지나 볼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발명품이다).

이동식 전동공구(handheld power tool)만한 크기의 아틀라스는 1회 배터리 분량으로 250파운드 중량을 600피트 상공 위로 초당 10피트에 가까운 속도로 끌어 올릴 수 있다.

볼을 비롯한 아틀라스 발명자들은 이의 상용화를 위해 아틀라스 디바이스(Atlas Device)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올봄 제품화된 아틀라스를 최초로 미국 육군에 납품할 예정이다. 향후 이를 긴급구조대에도 판매하는 한편 가격도 1,000달러 정도에 맞출 예정이다. 한편 볼은 아틀라스류의 장치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23세인 볼은「약물 주사 시 바늘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고안하기도 했는데 이는 조만간 소를 대상으로 시험을 거칠 예정이다. 호주의 생물공학 회사인 노우드애비(Norwood Abbey)는 레이저 약물 분사 장치(laser-assisted delivery device)를 이용하는 이 주사방식의 테스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울러 앞으로 있게 될 이의 상용화 역시 지원할 계획이다.

볼은 조만간 방송될 예정인「PBS 키즈 쇼(PBS Kids show)」라는 발명 관련 프로그램에서 기술자문 겸 공동 진행자 역할도 맡고 있다.

볼의 이런 활약을 보고「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나는 도대체 무엇을 했나」라는 자책서린 자문을 하지는 말자.

레멀슨-MIT 재단은 다소 편향적 성격으로 기억되는 인물인 제롬 레멀슨(Jerome Lemelson)의 소유재산을 바탕으로 설립됏다. 레멀슨은 일생 동안 무려 500개가 넘는 특허를 취득했는데 이들 특허는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오티스엘리베이터(Otis Elevator) 등의 회사들을 상대로 한 법적 분쟁에 이용됐다. 1

35건이 넘는 이른바 레멀슨 소송에 의해 레멀슨은 합의금조로 내지는 평결에 의해 수억달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들 소송은 미국의 여러 특허절차를 개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부 발명가들, 특히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발명가들은 레멀슨을 대기업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착상을 사용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고 소송이라는 수단을 불사한 다작의 발명가로서 치켜세운다. 한편 이 재단은 주로 보강 연구 활동 지원에 쓰이는 기부금 지급에도 많은 금액을 할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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