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샤프전자 VS 에이원프로」어떤 것이 좋을까?

일반입력 :2007/01/17 08:48

ZDNet Korea 편집부 객원리뷰터 안현철

곧 다가올 졸업과 입학 시즌, 학생들이 가장 선호할만한 디지털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전자사전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가면서 이젠 단순히 단어만 검색하는 전자사전은 명함도 내밀기 힘들어졌다.

기존 출시된 전자사전을 보면 수십권의 사전과 관련된 서적을 저장하고 검색된 단어의 발음도 원어민 음성으로 들려준다. 그 뿐인가 한글과 한자, 일어 등의 콘텐츠를 담고 있는 재주 많은 사전들이 즐비하다.

성능과 용량이 커지면서 기능도 다양화됐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MP3 재생이 새로운 기능으로 여겨졌으나 요즘엔 사진은 물론 동영상까지 재생하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크기나 형태, 기능들이 비슷해서 제품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ZDNET에선 이런 소비자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전자사전 두 모델을 선별해 꼼꼼히 살펴봤다. 이번 비교리뷰의 대상은 샤프전자의 ‘리얼딕세이 CMP2000R’과 에이원프로의 ‘AP400’이다.

먼저 두 제품의 판매가부터 알아보자. 네이버 쇼핑의 지식검색을 통해 확인해 봤을 때 두 제품의 판매가는 AP400쪽이 저렴했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최신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전자사전 중에선 꽤 비싼축에 속한다.

제품의 포장을 뜯었을 때 CMP2000R쪽 구성이 알차다. 비싸진 않지만 메모리카드리더와 스타일러스가 들어있는 점이 그렇다. AP400엔 없는 충전기가 CMP2000R쪽엔 들어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부속 제품 하나 더 있다고 해서 좋은 것은 결코 아닌 것 같다.

AP400은 휴대폰용 24핀 충전기라서 충전기가 포함돼 있지 않는 반면 CMP2000R에는 흔치 않은 DC6V를 쓰기 때문이다. 충전기가 없더라도 AP400은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한 것이다.

휴대용 제품 특성상 크기와 무게가 중요하다. 하지만 무게는 차이가 거의 없고 제품의 사이즈는 CMP2000R이 조금 작지만 두께는 좀 더 두꺼워서 비긴 셈이다.

AP400의 경우 알려진 사양으로는 300g이라고 돼 있지만 실제 측정해보니 280g이었다. 두 제품의 크기와 무게는 동급의 다른 전자사전들에 비해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CMP2000R은 리튬폴리머 DC3.7V 1150mAh의 배터리를 채용했다. 착탈식으로 끼워지는 이 배터리는 샤프의 CMP시리즈라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제조사에서 밝히는 배터리 작동시간은 사전검색의 경우 5시간, MP3를 재생할 때는 7시간이다.

AP400에 비해 배터리 용량은 크지만 TFT LCD와 부가기능 때문에 배터리 작동시간은 짧다. AP400 역시 리튬폴리머 충전지를 채택하고 있으며, 용량은 DC 3.7V 1050mAh로 CMP2000R의 용량보다는 조금 작다. 하지만 배터리 작동시간이 훨씬 길어서 연속사용으로 24시간 동안 쓸 수 있다.

하드웨어와 부가기능의 차이도 있지만 흑백 TN LCD덕분에 배터리가 오래 간다. 하지만 배터리가 착탈식이 아닌 기기 내장형이라서 교체하려면 AS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리튬폴리머 충전지의 경우 대략 350번 정도 충전 후에는 교체해야 한다.

하드웨어 사양은 명확하지 않다. CMP2000R은 3.5인치 LCD이지만 TFT 컬러LCD라서 선명하고 화사하다. 수첩과 기타 파일저장에 쓰이는 메모리 용량은 나와 있지만 전자사전의 메모리 용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자사전으로는 드물게 카메라를 내장했고 SD카드 슬롯이 있다. 메모리 카드는 2기가까지는 인식되지만 트랜샌드의 4기가 제품은 인식되지 않았다.

AP400은 LCD가 흑백이지만 크기가 CMP2000R보다 더 크다. 여기에 백라이트가 켜지고 키보드에도 백라이트가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문제없다. 메모리 용량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고 카메라 역시 달려있지 않다. SD슬롯은 뒤쪽에 커버로 덮여 있는데 2기가는 물론 4기가까지 잘 인식된다.

동사의 PDA 자우루스와 똑같다는 평을 듣는 CMP2000R은 하드웨어의 완성도가 대단하다. 비록 자우루스를 통째 가져다 쓴 것은 아니지만 스위블LCD의 힌지, 키보드, 스타일러스 등 갖가지 부품은 자우루스의 것이다.

해당 부품들이 높은 완성도를 갖췄기 때문에 전자수첩에서도 역시 우수한 품질을 선보인다. 특히 상판의 재질이나 LCD힌지, 스타일러스 뿐만 아니라 버튼이나 배터리 커버 등 제품의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샤프의 CMP2000R과 에이원 프로의 AP400은 매우 닮았다. 이 때문에 따지기 어려운 하드웨어 완성도 부분에 대해서 비교평가가 가능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드웨어 측면에선 AP400 쪽이 불리하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라는 재질, 힌지나 기구적인 결합도, 스타일러스까지 동사의 PDA용 부품을 가져다 쓴 CMP2000R에 견줄만한 전자사전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AP400은 그 재질과 소재, 기구적인 완성도에서 전자사전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으나 상대가 CMP2000R이기 때문에 뒤떨어져 보이는 것이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스타일러스도 아쉽지만 반대로 돌렸을 때 하판과 밀착되지 않고 들뜨는 등 기계적인 노하우가 필요한 힌지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CMP2000R과 AP400은 둘 다 키보드를 내장하고 터치스크린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CMP2000R은 키보드로는 입력할 수 있지만 터치스크린은 입력을 할 수 없고 매뉴 선택이나 실행 같은 선택만 가능하다. 반면 AP400은 키보드는 물론 터치스크린으로도 문자 입력을 할 수 있는데 둘 다 쓸 수 있는 듀얼웨이서치(Dual Way Search)이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입력은 화면상에 쿼티(QWERTY)키보드를 띄우는 소프트 키보드와 글씨를 인식하는 펜 인식 두 가지가 있다. 이런 입력 방식은 PDA나 태블릿PC에서도 쓰이고 있는데 이를 전자사전에 적용한 것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AP400은 LCD를 돌려 태블릿 모드에서도 검색을 할 수 있지만 CMP2000R은 그럴 수 없다.

두 제품의 터치스크린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화면상의 키보드와 필기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CMP2000R이 더 폼나는 스타일러스를 달고 있지만 입력기능은 분명 AP400의 승리다.

전자사전이 사전에 그치지 않고 컨버전스로 다양한 기능을 담으면서 제일 먼저 추가한 것은 MP3 재생이었다.

물론 지금의 두 제품도 최신 제품답게 MP3를 재생할 수 있고 이를 위한 SD카드 슬롯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MP3외에 WAV나 WMA포맷은 지원하지 않는다.

두 제품 모두 기능은 비슷하다. 이퀄라이저도 지원하고 리피트나 랜덤 같은 재생 순서도 선택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도 지원해서 MP3를 들으며 사전검색도 할 수 있다. 다른 점이라면 AP400은 메모리카드 아무 곳에나 파일을 저장해도 읽을 수 있지만 CMP2000R은 MP3 폴더에 있는 파일만 읽을 수 있다.

MP3로 저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WAV포맷으로 녹음도 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본체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녹음을 하고 SD카드에 저장한다.

하지만 녹음 파일의 비트레이트는 CMP2000R쪽이 128kbps라서 AP400의 32kbps보다 높으며 음질이 좋다.

또 하나 LCD를 갖춘 제품 성격에 맞는 부가적인 기능이라면 문서나 전자책 등의 뷰어기능을 들 수 있다. 뷰어 역시 두 제품 모두 갖춰져 있지만 프로그램은 다르다.

먼저 CMP2000R은 에피루스 이북리더를 탑재해 텍스트포맷(TXT)과 DNP포맷을 볼 수 있다. DNP파일은 텍스트 파일과 유사하지만 줄 바꿈 대신 특수기호로 구분하는 파일이다. AP400은 텍스트보다 더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전자문서인 CSD포맷(CSD Lite)을 읽어 들인다.

국산 전자문서로써 읽기는 물론 쓰기까지 무료인 CSD는 다양한 기기를 지원해 기기 상호간 데이터 호환이 쉽다. 문서의 화려함과 기기 호환성은 CSD쪽이 좋지만 텍스트 포맷은 CMP2000R에서 직접 작성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다른 뷰어로써 포토뷰어 기능을 들 수 있다. JPG로 대표되는 사진파일을 보여주는 포토뷰어는 두 제품 모두 JPG와 BMP포맷을 지원한다. 하지만 흑백LCD인 AP400으로는 유명무실한 포토뷰어일 뿐 실제로 쓰기엔 무리가 있다. 반면 3.5인치의 TFT LCD인 CMP2000R은 디지털카메라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기에 좋다.

이외 제품별로 갖춘 부가기능을 보면 AP400은 달력, 계산기, 게임을 할 수 있다. 달력과 계산기는 달리 설명할 것도 없지만 계산기는 단위 환산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내장된 게임은 오델로 한 가지를 빼고 단어시험과 단어 맞추기 같은 어학 관련 게임이다.

CMP2000R은 좀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 달력, 계산기, 게임은 물론 동영상과 플래시를 재생할 수 있고 라디오도 들을 수 있다. 여기에 내장된 130만 화소 카메라를 써서 동영상과 스틸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하드웨어로 치자면 AP400엔 없는 공중파 라디오도 내장하고 있다. 여기에 주소록과 스케줄 같은 PIMS(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기능도 갖고 있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림판도 내장했다.

계산기나 게임 역시 훨씬 다양해서 공학계산과 환율환산도 할 수 있고 내장된 게임도 80년대 오락실 게임 같은 것들이다.

부가기능만 놓고 보면 단연 CMP2000R의 승리다.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다양한 기능들도 기능이려니와 카메라와 라디오까지 내장했다. 동영상과 플래시를 재생할 만큼 시스템과 LCD응답속도가 빨라 검색과 반응속도도 빠르다.

두 사전의 결승전, 일단 두 제품에 저장된 사전과 컨텐츠를 비교해보자.

두 제품에 수록된 사전을 비교해보면 위와 같은 큰 차이를 보인다.

일단 AP400은 영어사전에 있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권수로만 따지면 CMP2000R의 세배가 넘는다. 물론 사전의 충실도와 양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 부분에선 AP400의 압도적인 승리다.

반면 회화와 일어, 용어사전에 있어서는 CMP2000R쪽이 좀 더 많은 양을 담고 있다.

관련 콘텐츠를 보면 CMP2000R의 경우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어 ‘아이작 365잉글리시’라는 동영상 학습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한 넷 싱크를 지원해 온라인 어학 사이트들의 음성강좌도 들을 수 있다. 반면 AP400은 내장된 사전이 많지만 추가적인 콘텐츠의 이용은 지원하지 않는다.

비록 하드웨어의 완성도가 조금 뒤떨어지고 액정은 흑백LCD이지만 결승전의 승자는 분명 AP400이다.

형태는 같지만 두 제품의 성격은 분명 다르다. 샤프전자의 제품은 탄탄한 PDA기반의 기구적인 구조물과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동영상과 플래시까지 지원하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이다.

반면 에이원 프로의 AP400은 전자사전 전문회사답게 콘텐츠에 승부를 걸었다. 여기에 터치스크린에서의 화면 키보드/필기 인식까지 지원해 스위블 기능을 제대로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