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에 이어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로 각광 받고 있는 지그비(ZigBee). 홈네트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더불어 이 분야 핵심기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홈네트워크 분야뿐 아니라 휴대폰, PDA 등에 적용된다면 시장활성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그비는 IEEE 802.15.4 표준을 기반으로 한 무선통신 기술로 데이터를 250kbps 속도로 최대 500m까지 전송할 수 있으며(최근에 나온 칩셋의 경우 실외에서 대부분 500m 이상 전송이 가능하며, 실내는 90평대 아파트 커버가 가능하다), 단일 네트워크에 최대 6만 5,000개의 무선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주된 응용분야는 홈네트워크와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분야다. 홈네트워크 부문에서는 SKT가 계열사인 SK건설과 함께 시범사업을 마치고 올해 1월 2일부터 상용화에 돌입하는 등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다. ETRI 디지털홈연구단의 김재영 팀장은 “현재 지그비 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다. 하나는 홈네트워크이고, 나머지 하나는 와이어리스 센서 네트워크 분야다. 특히 후자의 무선파트는 전부 지그비로 구축되고 있어 시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홈네트워크, 오토메이션 분야에서 다수 업체 활동 중대표적인 국내 지그비 업체는 코윈, TSC시스템, 누리텔레콤 등으로 홈네트워크 및 홈/산업용 오토메이션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각종 홈네트워크용 지그비 단말기와 리모콘, 전등 및 센서, 지그비 프로토콜 스택, 그리고 원격검침기 등을 개발/출시하고 있다.최근에는 영국 지그비 전문업체인 제닉이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1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을 알리기도 했다. 마이크로 콘트롤러와 RF를 원칩으로 만든 제닉은 국내 u홈/USN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지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지그비 칩 제조사 중 원칩(Single chip)은 TI, 엠버, 제닉 등 해외업체와 레이디오펄스 등이 출시하고 있으며, ETRI도 이를 개발 중에 있다. 그 중 제닉은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며, 탑재되는 SW가 한국업체인 코윈에 의해 개발돼 애플리케이션 구현 등 각종 개발 지원 등에 있어 강점을 가진다. 또한 32비트 CPU로, 엠버(16비트), TI(8비트)에 비해 높아 복잡한 구조의 산업용 분야에 적합하다는 특성이 있다. '휴대폰 및 액티브 RFID' 시장 있을까?지그비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관련업체들은 홈네트워크 등 통상적인 적용분야 외에도, 지그비 칩이 휴대폰 등 휴대장비에 내장되면 시장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그비 응용 솔루션은 원격검침 등 특화시장이나 홈네트워크와 같은 대규모 사업에만 적용될 경우 활성화 시기가 늦춰지고 응용범위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누리텔레콤의 김영덕 상무는 “홈네트워크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본다. 업계에서 볼 때, 빌딩자동화는 대략 10~20만 개 정도의 시장만 있지만 향후 홈네트워크는 1,000만 가구 규모로 예상된다”라며 “그렇지만 실제 시장이 형성된 단계는 아니고, 본격적인 시장형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그비의 대표적인 적용분야는 홈네트워크와 빌딩자동화 등이다. 그러나 휴대폰이나 PC에 칩을 내장한다면 시장 활성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그비 칩을 휴대폰 내장할 경우, 프로필을 등록한 ‘짝 찾기’, 간단한 네트워크 게임 등 부가기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와 휴대폰 제조사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하트비전이라는 업체에서는 이 같은 응용분야에 대해, 레이디오펄스의 칩을 사용해 동글(외부 장착 방식) 형태로 개발해 시범서비스 중이다. 이미 비슷한 기능의 블루투스나 IrDA(적외선 통신)이 존재하고 있지만, 지그비만의 장점으로 경쟁우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10m 거리 내에서 1Mbps를 전송하는 블루투스에 비해, 50m의 도달거리, 그리고 전송량은 작지만 네트워크 갱신 속도가 0.3초로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블루투스는 8명까지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지만 지그비는 250여 명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한다. 여기에 저전력, 초소형이라는 특성과 블루투스에 비해 1/2 정도의 가격 등의 장점도 있다. 또한 RFID 영역으로도 적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배터리가 탑재된 액티브 RFID 분야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있는 지그비 적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 이 분야에서는 센서를 부착해 기울기나 온도 등을 체크하는 철탑관리 부분에 파일럿 개념으로 테스트 중이며, 단순하게 현재 상태 정보를 보내오는 단방향성 RFID에 비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지그비를 액티브 RFID에 적용할 수도 있다. 지그비 시장 활성화, 아직은...그렇지만 이러한 희망적인 기대와 달리, 휴대단말 탑재 실현 가능성은 낮으며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시장 형성까지는 2~3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7년 홈네트워크 시장은 100만 가구에서 최대 200만 가구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장이 형성된 곳이 없으며 시범사업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대부분 신축/신규 분양을 타깃으로 가정할 때, 지금 바로 시작한다 해도 2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 초 상용화에 들어간 SKT-SK건설의 홈네트워크 브랜드 ‘디홈’에 지그비 솔루션을 개발/납품한 TSC시스템 역시 올해 목표를 20만 가구로 정했다. 한편, 지그비 칩이 내장된 휴대폰에 대해서 시장은 더욱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TSC시스템의 경우, 이미 휴대폰 내장형 모듈이 개발 완료된 상황이지만 더 이상 진척이 없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에 칩을 내장하는 것은 상용화 단계가 아니고 상용화 가능성도 희박하다”라며 “이러한 제품은 기존 솔루션보다 정밀한 위치파악이 가능해 개인위치 기반 서비스 활용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통신속도나 데이터 전송량, 보안문제로 인해 무선 데이터 전송까지 보는 것은 무리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칩 내장형 휴대폰 제조사들 역시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ETRI 김재영 팀장은 “휴대폰 장착 제품은 이미 나와있고, 이를 내장해서 상용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를 제작하려면 SKT, KTF, LGT 등 이통사가 움직여야 한다. 이통사가 단계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업성이 보장되면 출시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T와 KTF는 출시에 대해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SKT 단말사업 부문의 한 관계자는 “현업에서 개념적으로 적용을 생각해 본적은 있지만, 상용화를 위한 고려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차세대 무선데이터통신을 비롯해 블루투스, IrDA 등 대체 가능한 기술이 있는데, 수익성도 없이 원가상승률을 무시한 채 개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나 휴대폰 제조사들은 칩 내장 휴대폰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으며, 실제 개발 단계에 착수한 곳도 있다"며 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그비 기술은 홈네트워크와 USN 분야에 한정된 특화 기술로 정착될 것으로 보이며, 올 하반기에 이르러 해당 분야에서 차츰 시장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텔레콤의 김영덕 상무는 “SK의 홈네트워크 사업 상용화를 시작으로 타 건설사들이 상반기 중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지그비 업체들 또한 관련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가전업체 또한 PLC보다 지그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도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