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노트북PC, 구조가 바뀌고 있다…HP NX6325

일반입력 :2006/12/27 12:48

ZDNet Korea 안현철 객원 리뷰어

노트북PC의 기술적인 한계를 꼽으라면 LCD 모니터의 해상도일 것이다.

최근 시판된 노트북PC의 경우 LCD 모니터의 사이즈가 워낙 작다보니 해상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전문 그래픽 작업을 할 경우엔 이런 한계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20인치 LCD급 해상도를 가진 제품을 찾는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이 제품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인텔의 8086으로 시작된 PC의 역사는 여태껏 AMD CPU를 선택하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그것이 비즈니스 노트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싱크패드, HP 비즈니스 노트북 역시 인텔CPU를 쓰는 것이 일종의 '암묵적인 규칙'처럼 이어져 왔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제품인 'NX6325'은 이런 규칙과 별개로 인텔의 코어2듀오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왔던 AMD의 튜리온64X2를 채용했다. 120만원 선의 가격으로 64비트 듀얼코어와 고해상도 LCD를 갖췄고 여기에 '짱짱한' 성능을 더했으니 비용대비 효과에 민감한 기업에게 이보다 더 좋은 노트북PC는 아마 없을 것이다.

개인용 제품은 와이드 LCD가 대세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즈니스용 제품군은 여전히 4대3 비율이 일반적이다. 베젤이 얇아 시원하게 보이는 15인치 LCD는 해상도가 높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SXGA+로 표기되는 1400×1050 해상도는 와이드 LCD들의 1280×800 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LCD모니터로 치면 20인치 이상에서나 가능한 세로 해상도를 가져 문서나 세로 스크롤에 유리하다.

하지만 LCD의 시야각이나 밝기는 뛰어난 편이 아니라서 멀티미디어나 게임에는 불리하다. 장시간의 업무를 고려해 눈이 편안한 LCD를 택했기 때문. LCD의 밝기를 10단계로 세밀하게 조절한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다. 원하는 만큼 화면을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해서 배터리 사용시간을 조절, 노트북PC의 전원을 사용자의 스타일에 맞춰 사용할 수 있게 했다.

LCD 상판의 두께는 조금 두꺼운 편. 긁힘에 강한 마그네슘소재를 채택했다. 베젤에는 무려 10개의 고무완충제가 달려 있다. 외부에서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LCD에는 무리가 가지 않게 한 설계가 단연 돋보인다.

제품의 색상은 눈에 보이는 부분은 밝은 회색으로, 본체 아래쪽은 블랙 컬러로 단장했다. 그레이와 블랙 컬러가 제품이 작아 보이고 단단하게 보이는 효과를 내고 실제로도 단단하다.

노트북이 점점 얇아지면서 강도가 약해 휘거나 울렁이는 제품들도 있는데 이 제품은 어느 한 구석 그런 것 없이 단단하고 꽉 물려 있다. 아마 싱크패드와 더불어 가장 튼튼한 노트북중 하나일 것이다.

LCD를 펼치면 몇 개의 하드웨어 버튼과 키보드가 드러나는데 약간 지저분해 보인다. 키의 각인이 지나치게 크고 굵으며 가장자리와 팜레스트에 여러 아이콘이 새겨져 그렇게 보인다. 부드럽지만 타이핑이 확실히 느껴지는 키보드는 방수처리도 돼 있어 커피를 쏟아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팜레스트는 적당히 넓고 그 가운데 터치패드는 버튼이 두 개밖에 없지만 세로 스크롤를 위한 영역이 줄무늬로 표시돼 있다.

최신 트렌드인 보안과 편의성에 맞춰 팜레스트 가장자리엔 지문센서가 있다. 지문으로 보안과 로그인 과정을 타이핑 없이 간단하게 처리해 준다.

하지만 이 지문센서에서 전류가 누전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류누설은 보통 부품과 설계에 기인하는 문제이므로 제조사는 이런 결함을 즉각 확인하고 조치해야 할 것이다.

팜레스트 아래 노트북 전면에는 스피커와 메모리 카드리더가 달렸다. 비즈니스 타입이지만 넉넉한 크기에다 스테레오 스피커를 집어넣었다. 인터페이스는 좌우측에 배치돼 있고 듀얼레이어DVD는 오른쪽에 달렸다.

DVD를 달고 남은 공간에 USB포트 한 개와 IEEE1394포트가 있고 모뎀까지 달려있다(공간을 협소하게 하고 잘 사용하지도 않는 모뎀은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

나머지 인터페이스들은 왼쪽에 몰려 있고 S-VIDEO TV출력만 후면에 달렸다. 익스프레스카드슬롯과 PCMCIA 둘 다 채용돼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 최신 주변기기의 장착도 배려했다. 오른쪽의 한 개를 포함해 총 3개의 USB와 RGB, 이더넷까지 다 있지만 디지털 오디오는 빠져 있다.

바닥면에는 갖가지 포트들이 다소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기능 확장을 위한 도킹스테이션은 물론 배터리 두 개를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추가배터리포트도 있다.

가운데 부분 메모리슬롯 덮개를 열면 DDR2타입의 PC5300 512MB 한 개가 꽂혀 있고 또 하나의 슬롯은 키보드 아래에 있다. 512메가 두개로 1기가를 장착한 메모리용량에 하드디스크는 S-ATA타입 80GB이다.

바닥면 한쪽으로는 내부의 팬이 살짝 들여다보인다. 그 안쪽으로 CPU가 위치해 있는데 AMD의 튜리온64 X2 1.8Ghz 제품이다. 같은 클록의 인텔 코어2듀오와 비교해보면 벤치마크에서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체감으로는 다르지 않다.

코어2듀어의 L2캐시가 4메가인데 비해 튜리온64는 1메가라는 정도가 드러나는 차이점일 뿐 제조사 발표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전력소모와 발열도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4비트(bit) 듀얼코어CPU에서도 인텔과 AMD가 대등하게 겨룬다면 소비자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을 것이다.

여기에 동거를 시작한 ATI의 제품으로 칩셋과 그래픽을 해결했다. 엔비디아(Ndivia)와 같은 칩셋들이 있긴 했지만 AMD가 ATI를 쓰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래픽칩셋을 통합한 Xpress 200은 인텔 945GM에 대응하는 칩셋이지만 인텔의 GMA950에 비해 좀 더 나은 3D 가속을 보여준다.

3D Mark06에서 GMA950이 100점 정도의 점수인데 비해 Xpress 1150은 220점대의 점수로 성능차이가 확연하다. 통합칩셋인 지포스6100과 비교하더라도 성능 면에서는 더 앞선다. SB400 사우스 브리지 역시 나쁘지 않은 성능이지만 하드디스크를 위한 NCQ를 지원하지 않는 게 단점이다.

다행이라면 8메가 버퍼를 가진 후지쯔 S-ATA타입 하드디스크가 조용하면서도 성능이 빨라 평균 30MB/s의 속도를 낸다.

15인치라는 조금 큰 LCD 때문에 배터리 사용시간은 길지 않다. 절전 기능을 최대로 하고 중간 수준의 화면밝기로 동영상을 재생하면 2시간 20분정도 작동한다.

43Wh라는 배터리 용량은 제품의 사양과 LCD크기에 비하면 약간 부족한 듯하다. 필요하다면 세컨드배터리를 달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 만큼 무거워지기 때문에 휴대성이 떨어진다.

발열과 소음확인을 위해 번인테스트를 했다. CPU와 칩셋이 위치한 쪽이 약간 따뜻해질 뿐 열은 느껴지지 않고 소음도 별로 없어 장시간 업무에 적당한 제품이이다. 무선랜과 이더넷 모두 브로드컴 제품을 썼다. 802.11b/g를 지원하고 기가비트를 쓸 수 있지만 블루투스는 없다.

노트북PC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멀티 메모리카드 리더도 달고 있다. 하지만 여타 노트북들처럼 성능은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HP는 이 카드리더를 통해 시큐리티 메모리카드를 쓸 수 있게 해뒀다.

확장슬롯은 32비트 카드버스를 지원하는 PCMCIA슬롯과 익스프레스34/54 슬롯을 달고 있다. 기존 주변기기는 물론이고 앞으로 출시될 최신 주변기기들도 쓸 수 있게 해둔 것이다. 비즈니스 노트북에서 사운드가 중요하진 않다. 하지만 쓸만한 스테레오 스피커를 달고 있고 HD대응의 사운드 칩셋을 갖췄다.

반면 비즈니스 노트북답게 지문센서, 하드디스크 충격센서로 무장했다. 게다가 보안, 백업 소프트웨어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LCD 크기 때문에 작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의 넓이만으로 만들고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다.

고해상도로 사용할 수 있는 15인치 LCD를 달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게 2.6Kg도 봐줄만 하다. 유명한 싱크패드 T시리즈 역시 15인치모델은 비슷한 크기와 무게다.

노트북에서 어댑터의 무게는 휴대성과 직결된다. 다른 제품보다 100g정도 가볍고 작은 어댑터가 좋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구석구석 허술한 곳 없이 튼튼하게 만들어졌고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서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도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가격 정책 차원에서 3년이던 무상보증기간을 1년으로 대폭 줄였다. PC의 교체주기와 타사 제품의 무상보증기간과 비교하자면 짧은 것은 아니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장점 한 가지는 줄어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