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911, 휴대폰 위치 추적 기능 구축 지연

일반입력 :2006/12/20 17:10

Marguerite Reardon

현재는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911(우리나라는 119)에 전화했을 때 그 사람의 현재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대부분의 미국 이동통신사가 수백만 명의 위치 정보를 911 교환원들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결정을 실현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아직 실용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노력을 쏟아 붓고 있지만, 아직「향상된 911(Enhance 911)」, 또는 「E911」이라 불리는 새로운 개념의 긴급 구조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몇 안 되는 회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무선기기 회사들은 FCC가 의무화한 조항을 준수해 총가입자의 95%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위치 추적 기술을 지원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전국 6,140개의 긴급 전화 센터 또는 공공안전응답지점(PSAPs)에서 이 기술을 실제 적용하고, 사용자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 부분의 진척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수준보다는 저조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6,140개의 콜 센터 중 약 69%의 센터들이 E911의 적용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끝마쳤다고 긴급구조번호협회(NENA)는 밝혔다. NENA는 911 관련 연구, 계획, 훈련 및 교육 등을 담당하는 단체다. 마지막 단계를 끝마친 콜 센터는 전국 인구의 80%를 커버할 수 있다.

NENA의 기술 관련 이슈 담당자 로저 힉슨(Roger Hixson)은 “매우 뚜렷한 성과가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이러한 일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가 문제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 업체들을 이에 맞추어 준비시키는 것은 매우 긴 과정의 연속이었고, 지역 PSAP들을 통합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 또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FCC는 E911를 두 가지 단계로 분류했다. 1단계는 교환원에게 전화를 건 사람의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표시돼 혹시 끊어지더라도 교환원이 다시 걸 수 있도록 하는 수준이다. 2단계는 사용자의 위치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까지 교환원이 볼 수 있도록 해, 교환원이 보다 신속하게 구조 요청을 접수, 인원을 배정할 수 있다.

FCC의 예측에 의하면 매년 911으로 걸려오는 2억 건의 신고 전화 중, 1/3 정도가 휴대폰을 통해 걸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당히 많은 지역구에서는 911 신고 전화 중 반 수 이상이 휴대폰을 통해 걸려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휴대폰 사용자 수가 2억,2000만 명에 육박하는 오늘날, 휴대폰을 이용하는 긴급 전화 통화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에 따르면, 1년 전에 휴대폰을 구입한 사용자 중 30%가 휴대폰으로 긴급 구호 전화를 이용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콜 센터에서 이러한 긴급 구조 전화에 대한 지역 정보를 확실히 인식,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선 전화를 통해 긴급 구조 요청을 하는 사람보다 휴대폰으로 요청하는 사람이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모를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많은 주 정부 및 개별 지역구 정부들 또한 이런 시스템을 빨리 구축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이를 구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고 이 정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정치권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

힉슨은 PSAP 한 군데를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는 설비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15~20만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방 고속도로와 해당 지역의 지형도가 구축돼 있지 않고 다른 긴급 구조 관련 데이터베이스와 상호 연계가 돼 있지 않다면, 그 비용은 PSAP당 100만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미주리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E911을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관련한 법안이 통과됐다. 이는 5년 전 10개 주가 E911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E911에 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하더라도, 업그레이드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예산이 확보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911 예산은 무선 휴대폰 소비자들의 요금에서 추가 책정되거나, 세금을 추가 부과함으로써 마련하도록 돼 있는데, 이러한 세금 조정은 입법부의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산이 확보된 이후에도, 이 기술을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힉슨은 지적했다.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행 계획을 세우는 데만 3~4개월이 필요하고, 실제 기술을 적용하여 테스트하는 데 다시 4~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몇몇 PSAP들은 지방 경찰과 소방서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반면, 몇몇 PSAP들은 지방 지역구(county)가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지방 카운티 관계 기관들과 주 정부 차원의 기관들이 얼마나 원활하게 협력하는가가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관계가 얼마나 신속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한 예로, 노스다코타 주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E911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한 지역이다. 하지만 이웃인 사우스다코타에서는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사우스다코타의 주 정부 관리들은 그들의 911 서비스에 대한 5만달러짜리 연구 용역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노스다코타 주 인사위원장 토니 클라크(Tony Clark)는 “우리는 주 내의 카운티들이 연합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오면서 적극 추진해 E911을 실제로 적용하고 실용화한 것은 크나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매우 강하고 중앙 집중적인 프로그램을 구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까지 도달하는 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 또한 많은 정치적인 노력도 뒷받침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아직까지 사람들은 긴급 구조 신고시에 교환원이 자신의 위치를 아는지 모르는지 확신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교환원들이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통화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힉슨은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이 사용할 일이 있기 전까지는 911의 필요성에 대해서 체감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정작 자신이 사용할 때는 E911이 전국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길 바란다”라며 “하지만 그러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