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최근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YP-T9도 예외가 아니다.
2기가바이트(GB)와 4기가바이트(GB) 두 종류로 판매되는 슬림하고 섹시한 삼성의 MP3플레이어 'YP-T9'은 사용자에게 친숙한 디자인일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훌륭하다. 하지만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프로세서가 약간 느리다는 사실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디자인
삼성 YP-T9은 사진으로만 봐도 근사해 보인다. 아이팟 나노보다 작은 크기지만 스크린은 1.8인치로 더 커졌다. T9의 슬림한 디자인과 뒷면의 반짝이는 블랙 케이스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러나 이 제품도 YP-T7과 마찬가지로 어딘지 모르게 휴대폰과 닮았다. 슬림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기능은 두루 갖춘 점도 눈에 띈다.
5웨이 제어패드는 인간·환경 공학적으로 설계돼 부드러운 내비게이션을 자랑한다. 리오 카본(Rio Carbon)이 떠오르는 디자인이다. 예쁘게 움푹 들어간 큰 사이즈의 중앙선택 버튼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오른쪽 뒷면을 따라 늘어선 버튼들은 그저 그런 느낌이다. 재생/일시정지/전원 키가 이 부분에 달려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앞부분에 장착된 백(Back)과 매뉴(Menu) 버튼에 더 눈길이 간다. 이처럼 슬림한 디바이스에서는 버튼을 정확히 누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뉴 키는 약간의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메인 매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음악, 사진, 비디오 옵션이 있는 다양한 재생 스크린 내에서 관련 매뉴만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별 문제될 것이 없다.
오디오 재생을 하는 동안 이 매뉴를 선택하면 EQ, 재생 모드, 재생 속도, 백그라운드(앨범 아트, 자신만의 이미지 혹은 움직이는 그래픽)를 빠르게 설정할 수 있다.
YP-T9의 아름다운 스크린과 컬러풀한 애니메이션 스타일 인터페이스는 시선을 확 끌어당긴다. 삼성은 기능적인 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적 아름다움까지 구현했다. K5와 함께 사용하면 T9의 톱 매뉴는 선택 옵션 설명과 동일한 기능을 표시해주는 아이콘 형태로 나타난다.
설명하기는 다소 어려운데 아무튼 근사한 기능이다. 매뉴 체계는 직관적으로 돼있어 아티스트와 앨범에 따라 음악을 선택할 수 있다.
기능
MP3와 WMA 파일 재생이 가능한 YP-T9에서 기능적으로 축소된 것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YP-T9이 MTP 디바이스라는 점 때문에 라인인(line-in) 녹음과 맥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끊김 없는 재생은 마음에 들지만 말이다.
사진 기능도 자세히 살펴봤다. T9의 사진 디스플레이는 표준 썸네일 그리드가 아니라 썸네일 3개 정도 크기의 더 큰 사진 프리뷰 박스를 제공한다. 비디오를 작동시키면 자동적으로 이 스크린이 배경 모드로 설정된다.
콘텐츠 전송도 빠르다. 미디어 스튜디오 소프트웨어 혹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나 랩소디 등 WMA 주크박스를 사용하면 된다. 이 제품은 YP-T9이 지원하는 사유 SVI 포맷으로 비디오를 자동적으로 코드하므로 비디오를 전송하려면 삼성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YP-T9은 오토스캔과 30 프리셋 슬롯이 장착된 FM 튜너도 갖고 있다. 오토스캔은 주파수가 가장 강력한 방송국을 선택했을 때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FM 녹음기는 MP3에서 최대 192Kbps까지 녹음할 수 있다.
음성 녹음용 내장 마이크와 야구, 피자 배달 등 간단한 게임도 몇 가지 탑재돼 있다. 또 삼성 레거시 그대로 YP-T9도 표준 셔플, 반복 모드, 12 EQ(보통, 록, 하우스, 댄스, 재즈, 발라드, R&B, 클래식, 3D 사용자, 3D 스튜디오, 3D 스테이지, 3D 클럽, 9 밴드 사용자 EQ) 프리셋 등 수많은 오디오 재생 기능을 제공하며, 볼륨 제한 기능도 포함돼 있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기능은 스트리트 모드 기능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기능은 실외에서 음악을 들을 때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 결과에서는 볼륨이 높아진다는 것 정도가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성능
매뉴 아이템을 찾을 때 몇 초 정도 분할되고, 트랙을 건너뛰는 경우에는 눈에 띄게 느려지는 등 내비게이션이 약간 지연된다는 점만 빼고 대부분의 성능 테스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앞의 음악으로 다시 스크롤할 수는 있지만 트랙이 많으면 브라우징이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리스트가 순환식으로 돼있어 재생은 리스트의 맨 윗부분에서 시작하고, 검색은 뒷부분에서부터 해야 한다.
사진은 밝게 나왔고, 컬러스크린에서 품질이 선명했다. 비디오도 마치 작은 스크린에서 30초짜리 짧은 단편을 보고 있는 것처럼 화질이 괜찮았다. 음악은 풍부한 중간음, 분명한 고음, 뚜렷한 저음 등을 멋지게 표현했다. 그러나 T9에 제공되는 이어버드는 처음 사용하면 그리 편안한 느낌이 아니다. 사용자가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다.
배터리 용량은 충분하다. CNET랩에서는 충전 가능한 휴대폰에 25.9 시간 분량의 음악을 압축할 수 있었다. 제품 사양에 표기된 시간인 30시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다. 7시간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비디오 배터리 수명도 뛰어났다.
약간의 프로세서 지연이 흠이기는 하지만 YP-T9은 쓸만한 제품이다. 멋진 디자인, 사용자 친숙한 인터페이스, 훌륭한 기능, 우수한 사운드 품질 등을 감안한다면 그냥 지나치기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