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다?

일반입력 :2006/11/23 14:10

Michael Kanellos

소니와 혼다 등에서 출시한 이른바 「친구 로봇(Companion Robot)」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판매 실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

하지만 유고베(Ugobe)사는 기존의 로봇들보다 더욱 저렴하고 더 다재다능한 「플레오(Pleo)」라는 장난감을 통해 내년부터는 이러한 판매 부진을 타파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플레오는 2007년 2분기에 출시될 공룡 로봇으로, 주위 환경에 따라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만약 사람이 정답게 말을 걸 경우 이 로봇은 더 빨리 대답하고 꼬리를 흔들며 악수를 청한다. 만약 반대로 매우 무뚝뚝한 말투로 말을 걸면, 우울해졌다는 신호로 로봇의 등이 구부정해지면서 슬픈 소리를 내고, 꼬리를 축 늘어뜨린다.

이 로봇은 기쁨과 더불어 공격적인 모습도 표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품하기, 한숨쉬기, 킁킁거리기, 콧방귀 뀌기, 코골기, 기침하기, 딸꾹질하기, 재채기하기 등과 같은 행동들까지 구현할 수 있다.

콧구멍 속에 숨겨져 있는 카메라는 플레오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발 밑과 피부에 부착된 여러 개의 센서들이 특정 접촉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말로써 하는 명령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말의 톤을 인지해 분위기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유고베의 CEO 밥 크리스토퍼는 “단순한 장난감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생물체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샌프란시스코 본부에서 진행된 CNET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어떻게 보면 심리학을 로봇에 재도입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플레오(Pleo)를 주목하라. 플레오는 2007년 2분기 출시될 로봇으로서, 주변 환경에 따라 감정적인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는 로봇이다. 지금까지 ‘친구 로봇’ 이라 불리던 로봇들은 시장 내에서 실패한 제품 군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플레오를 개발한 유고베(Ugobe)사는 플레오의 가격을 기존의 친구 로봇들 보다 저렴한 250 달러 선으로 책정하고, 사람들에게 직접 플레오를 프로그램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흥미를 유발함으로써,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플레오의 눈에 현혹되지 말라. 실제 시각 시스템은 코에 부착되어 있다.

플레오는 기분이 좋을 땐 꼬리를 앞 뒤로 흔든다. 그리고 소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이는 플레오가 소와 비슷하게 생긴 공룡인「카마라사우루스(Camarasaurs)」를 모델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카마라사우루스는 쥬라기 시대에 미 대륙을 호령했던 공룡이다. 고생물학자들이 플레오 디자인에 많은 도움을 줬다.

플레오의 고무 피부 아래에는 무려 6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150개 이상의 기어들이 들어차 있다. 또한 햇빛이 직접적으로 비치지 않는 부위에는 메모리 카드 슬롯이 배치돼 있다.

지금까지 귀엽고, 깜찍했던 로봇들은 끔찍한 실패를 겪고 단종되곤 했다. 소니의 아이보(Aibo)는 엄청난 홍보와 광고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출시된 이후 6년 간 불과 15만 대 밖에 팔리지 않았다.

큐리오라 불리던 휴머노이드 로봇은 결국 출시조차 되지 못했다. 파나소닉은 한 때 애완용 로봇을 선보였었지만, 현재는 손을 놓은 상태이다. 파나소닉은 현재 병원 환자들을 들거나, 팔 부상을 입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의 개발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플레오는 기존에 시장에 나왔던 친구 로봇들 보다 몇 가지 부분에 있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오는 원래보다는 약간 늦은 2007년 2분기쯤 출시될 예정인데, 가격이 250달러 정도로 저렴하게 책정되었다(유고베는 이미 올해 초 「데모 2006 컨퍼런스」 에서 플레오를 선보였다).

아이보의 가격이 1,900달러에 이르렀던 데에 반해, 플레오의 가격표는 시장에서 그나마 더 성공을 거두었던 두 로봇 제품들(99달러에 판매됐던 와우위(WowWee)사의 로보사피언스 장난감과 99~400달러 사이의 아이로봇(iRobot)사의 바닥 청소용 로봇)에 근접한 액수이다.

다음으로, 유고베는 단순히 걷고 말하는 기능을 넘어선 로봇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고베는 플레오에 대한 개발자 킷(kit)을 만들어 이 로봇에 대한 오픈 소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레고 마인드스톰 킷, 아니면 예전 라디오 색 64-in-1 일렉트로닉 킷과 유사한 개념이다. 소비자들은「성격 모듈」 을 다운 받아, 플레오가 각기 다른 자극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알아볼 수 있다.

크리스토퍼는 “플레오에는 400개의 각기 다른 움직임들이 내장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플레오에게「배고픔」이나「무서움」을 입력한 뒤 각각의 주어진 입력 값에 따라 플레오의 코 앞에 손을 보여 주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볼 수 있고, 이를 다시 「화남」, 「민감한」 등으로 변경하여 그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은 프로그래밍 모듈을 이용해 로봇에게 재주를 부리도록 만들 수 있다. 아이보 또한 이러한 기능들이 있었지만, 매우 형식적인 기능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보 프로그램들은 매우 명확하게 지정되어 있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보가 할 수 있는 일은 MP3를 재생하거나, 주인의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달력에 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을 때 소리를 내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도였다.

궁극적으로 유고베는 다른 이들이 그들의 제품에 로봇을 적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인증해주는 방법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생명체와 매우 유사한 로봇을 만드는 것과 관련한 툴 셋을 만들어 놓았다.”라고 크리스토퍼는 말했다.

유고베는 칼레브 청(Caleb Chung)에 의해 설립된 회사이다. 그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으로 인기를 끌었던 인형 퍼비(Furby)를 공동제작한 인물이다.

그는 살아있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가진, 그리고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가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그런 물체나 기계에 대해 사람들이 더욱 감정적인 애착을 가질 것이라는 사실을, 퍼비에서 그랬던 것처럼 플레오에서도 적용하고자 했다(저자의 말: 나는 이 주장에 매우 동의한다. 내가 얼마 전 아이로봇사의 바닥 청소용 로봇 스쿠바(Scooba)를 테스트 한 적이 있었는데, 사용 후 며칠이 지나자 나 스스로 그 기계의 성격 또는 기분을 읽어내려 하고 있었다).

플레오는 150개의 기어를 사용하여 기존의 로봇들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게끔 되어 있다. 한 예로, 공룡의 앞발이 움직이면 덩달아 자연스레 등 부분 또한 함께 움직이게 된다. 몇몇 동작들에서 약간 움찔움찔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어린 동물들과 유사한 행태를 보이게끔 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는 “사람들도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라며 “만약 100%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가끔씩 생기는 근육의 경련도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플레오는 6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플래시 메모리 카드가 부드러운 하복부에 부착되어 있다.

플레오의 디자인은 고생물학자들의 자문으로 해부학적으로도 매우 정확하다. 플레오의 모습은 주라기 시대에 남미와 북미 등지에서 서식했던 소와 유사하게 카마라사우루스라는 공룡을 모델로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레오는 태어난 지 일주일 정도 된 카마라사우루스를 모델로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