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무선 인터넷 환경을 대체할 꿈의 기술로 각광받던 전력선통신은 기술 및 제도적 문제로 시장 형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홈네트워크 시장 활성화와 전력회사 원격검침 분야에 적용되면서 다시 한번 그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별도의 랜선이나 무선통신 장비 없이 콘센트에 전원만 꽂으면 전력선을 통해 음성과 데이터를 고주파 신호에 실어 나르는 통신기술이 바로 전력선통신(PLC, Power Line Communication)이다. 이는 별도의 공사 없이 기존 전기배선을 통신용으로 사용하므로 집이나 사무실 어느 곳에서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시장 활성화가 미진했던 이유는 표준화 등 기술적 한계와 제도적인 규제 때문이었다. IEEE에 의한 PLC 국제표준 정립 기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제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PLC 통신방식은 각 제조사의 칩에 따라 달라지고, 다른 칩을 장착한 모뎀끼리는 같은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만큼 서로의 PLC 신호를 노이즈로 받아들여 통신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표준문제는 전세계적으로 PLC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업계 단체에서 공존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일본 마쓰시다 칩 기술을 채용한 ‘CEPCA’, 스페인 DS2의 ‘UPA’, 미국 인테론의 ‘홈플러그’ 등 3개 단체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고속 통신용 칩을 개발한 젤라인의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표준원에서 국내표준이 제정됐으며, 이를 국제 표준단체인 IEC, ISO에 제안하는 등 산자부에서는 이를 국제 표준으로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IEEE에서도 표준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젤라인의 변용섭 차장은 “각 단체의 기술을 버리지 않고 서로 공존하도록 하는 표준 기술은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늦어도 내년 3사분기 정도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규제 풀리고, 올해 말 제품 판매 여건 형성PLC 관련 규제는 전파법이 지난 2005년 12월에 고시돼 제품 판매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기존에는 사용대역이 45KHz 이하로 한정돼 있어 10Kbps 정도의 저속 통신만 가능했지만, 규제 완화 이후 2~30MHz 대역 사용이 가능해져 수십Mbps의 고속 통신이 가능해 졌다. 규제가 풀리긴 했으나 전파 측정방법, 세부 기술안 등에 기술적으로 부정확한 부분에 대해 산자부와 정통부 해당 부처간 미묘한 갈등으로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어쨌거나 올해부터 PLC 제품의 형식승인이 가능해지면서, 업계는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판매 여건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정보망기술연구그룹 이재조 박사는 “지난 2004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관련 규제가 풀리고 있다. 법적으로는 완전히 풀렸지만 상용화를 위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가 조절되고 제품 판매에 장애가 사라지면 시장 활성화에 한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