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화에 밀리고 IPTV에 쫓기고 있는 디지털케이블TV 사업. 전후 시장 상황만 보자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울한 상황이지만 이미 디지털케이블TV 본방송으로 수익모델을 견고히 하고 있는 CJ케이블넷의 디지털센터를 찾아가 봤다.
정통부와 방송위가 참여한 통방융합추진위원회에서는 IPTV 시범사업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며 내년 중 본격적인 상용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재정경제부에서는 ‘디지털 방송장비 관세 감면’ 관련 정책안이 지상파 방송과 일부 보도채널(MBN, YTN)에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통과됐다.
막강한 자금력과 산업 및 사회의 지배적 영향력을 갖춘 통신/방송 사업자에 밀려 디지털화를 꾀하고 있는 케이블TV사업자(이하 SO)들은 여러모로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 2010년 100% 디지털화를 꿈꾸고 있지만, 낮은 수신료와 HD 셋톱박스 등 디지털 장비 투자에 부담이 큰, 대다수 군소 규모의 SO들은 동종업계의 출혈경쟁에 따라 사업 현안에 급급한 나머지 디지털화와 동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케이블TV 전환에 앞장선 CJ케이블넷
그렇지만 지난해 2월부터 서울 양천구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로 디지털케이블TV 본방송에 돌입한 CJ케이블넷은 자체 디지털케이블 브랜드 ‘헬로우D’를 기반으로 부산/경남, 북인천, 분당(아름방송), 대구(푸름방송) 등지로 서비스를 확산해 가고 있다.
현재 CJ케이블넷의 가입자는 약 220만 가구. 이중 디지털 방송 가입자는 7만여 가구이며 올해 말까지 10만 7,000여 가구를 확보하고, 케이블TV의 디지털화가 완료되는 2010년 가입자의 50% 이상의 디지털 가입자 확보가 목표이다.
최근 IPTV 등의 시장 가세로 위기감을 겪고 있는 케이블TV 업계는 디지털화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선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 가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CJ케이블넷 기술전략실의 권기정 팀장은 “현재까지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200억 원, 네트워크 인프라 등에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를 볼 때 현재 서비스 과금은 월 4만 5,000원 정도 받아야 하지만, 현재의 2만 2,000원 수준을 유지해 가입자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데이터 연동형 서비스 제공하는 ‘헬로우D’ 서비스
CJ케이블넷의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인 ‘헬로우D’는 아직 커버리지와 가입자 수가 많지 않지만, 연동형 데이터 방송 및 게임 등 디지털케이블 방송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채널, VoD, PPV(Pay Per View; 유료서비스) 등 기본적인 방송 서비스를 ‘모자익’이라는 UI를 통해 12개 분할화면에 장르별로 구분돼 있어, 시청자는 아날로그 서비스와 달리 모자익의 영상과 음성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EPG(Electronic Program Guide)를 통해 프로그램확인 및 예약 기능 등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특히,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방송답게 다양한 데이터 연동형 서비스가 눈에 띈다. 우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채널에서는 통신 서비스와 연계한 벨소리 다운로드 기능이 있어 클릭 한번 으로 데이터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그리고 데이터 방송의 하나로 노래방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SMS 기능도 제공된다. 문자 메시지를 TV속에 넣음으로써 TV에서 휴대폰으로, 휴대폰에서 TV로 혹은 TV끼리(헬로우D 가입자간)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케이블의 HFC망과 이통사 망을 연결한 것으로 일반 메신저와 같이 주소록 기능이 있으며 한번에 10명까지 전송할 수 있는데, 휴대폰에서 TV로 보낼 때 50원의 비용이 들고 나머지 경우는 30원이 부과돼 이 수익을 통신사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외에 채널 연동형 게임도 있는데, TV를 보면서 킬링타임용으로 하는 게임은 물론 오목, 장기 등 셋톱박스를 설치한 시청자간 네트워크 게임도 제공되고 있다. 권기정 팀장은 “향후 CJ인터넷의 넷마블과 연계해 다양한 네트워크 게임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며, TV2PC 게임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과 연계한 데이터 방송이 주 수익원 될 것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서비스는 홈쇼핑과 연계된 데이터 방송이다. 이는 IPTV나 지상파 등 디지털방송이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CJ케이블넷이 제공하는 현재 일부 상품을 데이터 방송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용이 다소 불편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MBC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를 보면서, 비록 특정소수 상품이지만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 상품 구매할 수 있으며, 결제는 인터넷 쇼핑과 동일한 방식으로 가능하다. 현재 CJ케이블넷이 제공하는 데이터 연동 판매 서비스는 7만 가입자를 통해 월 6,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CJ케이블넷 서비스기획팀 김준환 과장은 “올 9월부터 CJ홈쇼핑 채널과 데이터방송을 연동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며 PPL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은행 및 신용카드사와 협의해 셋톱박스에 칩카드 리더기를 준비 중에 있어 편의성과 수익성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디지털케이블TV가 제공하게 될 서비스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영화 예매, 개인 맞춤형 정보 서비스, 음식 주문, 증권 서비스 등 디지털방송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가 TV 화면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케이블TV 업계는 보다 간편한 사용을 위한 인터페이스와 리모콘(음성, 레이저 방식 등)의 개발, 저렴한 보급형 HD 셋톱박스의 출시/확보 등에 스스로 나서 디지털케이블TV 전환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