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전화 기반 확충에 힘쓰는 KT

일반입력 :2006/09/06 13:29

김효정 기자 기자

휴대폰 활성화, 인터넷 전화 등장으로 점차 떨어져 나가는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KT는 정액 요금제를 2003년에 이어 다시 한번 출시했다. 또한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안폰’에 이어 ‘비즈폰’도 내놓으며 유선전화 기반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KT는 유선전화 평균 통화료에 500~1,000원만 더 내면 최대 3배까지 통화 가능한 정액형 유선전화 요금제 ‘마이스타일’을 지난 9월 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번 요금제는 월평균통화료(ARPU)에 1,000원을 추가 부담하면 ARPU의 3배, 500원을 추가 부담할 경우 2배에 해당하는 통화량을 제공하고 기준 통화량 초과시에는 50% 할인이 되는 파격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KT가 이와 같은 요금제를 출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진다. 하나는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기득권 보호 차원이며, 나머지 하나는 트래픽 상승을 통한 신규 사업 강화를 들 수 있다. 후발사업자, 유선전화 시장 가능성 ‘무한정’먼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기득권 보호는 KT 유선전화 사업이 이동통신과 후발통신 사업자, 그리고 최근에는 인터넷 전화까지 총체적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기존 가입자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유선전화 요금이 KT의 50% 수준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유선전화 가입자의 번호이동을 통해 KT의 시내전화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으며, 데이콤도 지난 달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유선전화 사업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KT는 국내 시내전화의 약 93%, 시외전화는 약 86%의 점유율을 보이며 여전히 독과점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휴대폰 사용의 증가와 경쟁 사업자의 도전에 조금씩 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후발사업자들이 유선전화 시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시장 가능성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유선전화 시장은 휴대폰와 인터넷 전화 등에 밀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발사업자 입장에서는 공략할 시장이 무한정이기도 하다”며 “KT는 진퇴양란의 상황이지만 KT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노리는 경쟁사들에게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화, LGT ‘기분존’ 등 가세여기에 휴대폰으로 집전화를 대신하는 개념의 LGT ‘기분존’은 유선전화사업자들과 불협화음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8월 현재 7만 여명의 가입자 수를 확보하며 유선전화 영역을 갉아먹고 있다. 게다가 국제전화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업용 시장 및 시내전화까지 진출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는 유선전화 시장을 대체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콤, 삼성네트웍스 등은 유선전화에 비해 대폭 인하된 요금체계를 내세운 인터넷 전화 070 번호 서비스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네이버, SK커뮤니케이션즈, 스카이프 등 PC 기반의 소프트폰 사업자까지 가세해 인터넷 전화 시장의 가능성은 한결 고조되고 있다. 이에 KT는 자사의 안폰에 이어 비즈폰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유선전화와 PC용 메신저의 연동으로 PC 환경에서 통화, 발신자번호표시, SMS, 주소록 등 통화서비스가 가능한 서비스로 인터넷 전화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KT, 유선전화 기반 확충은 결합판매 위한 것? KT는 파격적인 유선전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단순하게 가입자 이탈 방지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2,000만이 넘는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이용활성화를 이끌어 냄으로써 트래픽 상승을 통한 신규 서비스 및 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KT에 의하면 유선전화의 경우 연평균 8.3%에 이르는 트래픽 감소 등 심각한 침체에 직면해 있다. 구축된 망의 50%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등 망 효율성도 낮으며 이로 인한 네트워크 자원 낭비 문제도 심각하다. 때문에 KT는 지난 2003년 약 3개월 간 시행했던 한시적 맞춤형정액제를 ‘마이스타일’이라는 명칭으로 다시 한번 출시하게 됐다. 비록 수지타산이 맞지 않더라도 3개월 여 만에 900만 가입자를 확보했었던 만큼, 이번에도 가입자의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KT 요금전략담당 조택희 상무는 “기반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에서 트래픽이 낮다고 망을 다시 걷어낼 수는 없다. 놀리느니 최대한의 활용을 통해 신규 사업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2,100만 여명이라는 가입자 풀을 기반으로 트래픽을 활성화 시키면 현재 진행 중인 안폰의 SMS, 리모콘, 게임 등 부가서비스 호응을 높일 수 있고, 이는 향후 모바일 서비스와의 결합 서비스 판매에 있어 KT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현재 유선전화 시장 상황에서 마이스타일 요금제의 출현은 어쩌면 너무 늦게 출시됐다고 볼 수 있다. 이미 기존 가입자들은 유선전화보다는 휴대폰을 사용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며,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PC투폰 방식으로는 무료통화까지 가능한 인터넷 전화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KT 유선전화 사업의 활로는 독점적인 수준의 유선전화를 기반으로 KT-KTF 결합판매에서 찾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