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와이브로 미국 진출, 그리고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와이맥스(802.16e)가 국제 표준으로 승인되면서 와이브로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막상 원조라 할 수 있는 국내시장은 적은 가입자 수와 커버리지 등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 6월 30일, KT와 SKT에 의해 와이브로 서비스 세계 첫 상용화가 시작됐다. 국내 시장에서의 상용화 의미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 먼저 상용화를 기반으로 장비와 서비스의 해외 진출 가속화 ▲ 유무선 연동 및 다양한 결합서비스 제공을 통해 컨버전스 활성화 ▲ 마지막으로 포화 상태인 유선 및 음성 시장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무선 데이터 시장 활성 등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가 미국의 이통사 스프린트와 함께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유럽, 남미 등에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의 물꼬를 트는 쾌거를 이룩했다. 그 이전에 와이브로 기술 기반의 모바일 와이맥스의 사실상 세계 표준 인정 등 시장 잠재력은 점차 확산되고 있어 국내 상용화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그러나 시범서비스 기간을 포함한 3개월 동안 가입자수는 KT 400여 명, SKT 15명 등 채 500명이 넘지 않는다. 이유는 와이브로를 지원하는 단말기(노트북, PDA, 휴대단말 등)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서비스 지역조차 일부 대학 주변 및 강남일대, 분당 등으로 국한돼 있으며 커버리지 확대 계획도 구체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 리스크와 불분명한 사업성 등 KT와 SKT의 사업의지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KT, 네스팟 연동 등으로 커버리지 확대할 것이와 같은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자들은 내부적인 로드맵에 따라 투자와 더불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선에서의 시장 주도권을 무선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KT의 경우, 연말까지 5,000억 원을 투자해 서비스 커버리지를 서울 전 지역과 출퇴근 권에 속하는 경기도 일부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011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전국 84개 도시로 커버리지를 넓히고,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에 맞춰 다양하게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다음달 출시될 예정인 삼성의 와이브로 기능 내장 노트북 출시와 10월 중 출시될 와이브로용 PDA와 휴대폰 등의 출시로 연내에 어느 정도의 단말기 확보도 이뤄질 전망이다. KT는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으로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단말기 확보가 이뤄지는 12월경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 가입자 확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의 조성길 부장은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가 느린 것은 좁은 커버리지 문제가 가장 컸다. 이 문제가 해결되는 12월부터는 가입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을 와이브로와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네스팟 존을 활용해 여기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고객의 선택에 따라 와이브로와 네스팟 고객은 별개로 가지만, ‘네스팟+와이브로’, ‘메가패스+와이브로’ 등 새로운 연동 요금제도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 주파수할당 대가 문제 있나?KT가 추진하고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의 특징 중 하나는 VoIP 기술을 활용한 ‘음성 서비스’ 부분이다. 이는 경쟁사인 SKT의 음성 통화 부분에 있어 다소 민감한 사항이다. 음성 데이터 전송으로 저렴한 비용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조성길 부장은 “VoIP 음성 서비스는 와이브로의 기본 서비스가 될 것이다. 휴대형 와이브로 단말기가 있는데 음성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초기에는 CDMA와 와이브로가 결합되거나 와이브로와 미디어를 동시에 지원하는 결합단말기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T는 서비스 커버리지와 주파수할당 대가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와이브로가 전국망을 구축하기 힘들기 때문에 HSDPA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음성 통화는 단순히 데이터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그리고 와이브로와 WCDMA의 주파수할당 대가 차이가 큰 것은 와이브로를 무선 데이터로 인정해 준 것이지 음성 서비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SKT의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에 대한 주파수할당 대가가 1,000억 원인데 비해 WCDMA는 1조 3,000억 원이라는 점은 와이브로의 주파수할당 대가가 음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비용은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예상 매출을 기준으로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SKT, HSDPA의 보완 성격으로 와이브로 투자KT와 같이 상용화 서비스에 나선 SKT 역시 현재 커버리지 문제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학 위주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올해 투자액은 1,700억 원으로 KT에 비해 뒤떨어진다. 단, SKT는 KT와 지향하는 서비스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KT와의 비교를 외면하고 있다. SKT는 차세대 서비스인 HSDPA의 ‘보완재’ 성격으로 출발했기에, 고객 중 고속 대용량 서비스를 필요로 하거나 수요집중 지역 등 니치 마켓을 타깃으로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KT와 SKT 양사는 음성 통화 부분에 있어서의 이견을 제외하고는, 상용 서비스 활성화에 내부적인 로드맵에 따라 충실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비스를 위한 기본적인 여건이 성숙되고, 2010년 즈음에 이르러서 시장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 여기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있지만 후퇴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