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타임 스퀘어 강타

일반입력 :2006/08/22 16:03

Caroline McCarthy

뉴욕 – 목요일 저녁 타임즈 스퀘어 앞에 위치한 AMC 엠파이어 극장 앞에서는 해커 대회 참가자인 듯한 사람들과, 폴 아웃 보이의 콘서트 맨 앞자리에 있을 법한 열광적인 군중 들이 섞인, 어떻게 보면 약간 기이하고, 엽기적이며, 극단적으로 열광적이고, 대부분이 30세 이하 인 듯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음악을 듣거나 기술 비밀에 대해 공유하고자 모인 것이 아니었다. 그 날은, 원래 블록버스터급이 절대 아니었던, “스네이크스 온 더 플레인” 이라는 영화의 개봉 일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2006년 뉴라인 시네마가 제작한 영화 라인업 중 상당히 낮은 위치에 놓여져 있었던 이 영화는 올해 여름 가장 많이 거론되는 영화로 자리잡고 있다.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이 현재 박스 오피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탤러데가 나이트 - 릭키 바비의 발라드”를 제치고 8월 달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선정되었다. “리키 바비” 는 21.7%의 지지율에 그친 반면,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은 30.5%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8월에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손꼽혔다.“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의 주연배우 새뮤얼 L. 잭슨은 영화 홍보 차 출연한 NBC의 “투데이” 쇼를 비롯하여 코메디 센트럴의 “더 데일리 쇼” 에서 매우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그렇다,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또는 흔히 “SoaP(Snakes on a Plane)”이라 줄여서 불리는 이 영화는 진정한 컬트 현상이다.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서는 악명 높은 인터넷 시대정신에 그 공을 돌려야 할 것 같다.“이 영화에 너무 빠졌어요!” 한 젊은 여성이 소리 질렀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는 이 날 행사를 위해 고무 뱀을 목에 두르고 있었다. 어떤 다른 사람은 비행기 조종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들 이 외에 다른 사람들은 집에서 직접 만들었거나, 인터넷 팬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영화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체로 나타났다.한편, 마담 투사드 왁스 박물관에서는 웃음을 가득 머금은 관광객들이 타임 스퀘어 랜드마크 바깥에 설치된 잭슨의 실물 크기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아우성 쳤다.어디서 처음 시작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인터넷 상의 일시적 유행들과는 달리, “SoaP” 현상은 매우 명확한 근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스네이크스 온 어 블로그 라는 팬 사이트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핑켈스타인과 같은 이 방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세계 전쟁”의 스크린 라이터 조쉬 프리드먼이 운영하고 있는 I Find Your Lack of Faith Disturbing이라는 알려지지 않은 블로그에서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1년 전 프리드먼은 자신의 블로그에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이라고 지은, 하지만 일시적으로 “퍼시픽 에어 121”로 그 제목이 바뀌었다가 주연인 잭슨의 의지로 인해 다시금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으로 돌아온 뉴라인의 영화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거절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다.영화의 엉뚱한 제목에 푹 빠져버린 그는,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이라는 제목의 포스트를 통해, “만약 샘 잭슨이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이라는 영화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이라는 영화를 찍는 거다.”라고 적었다. 그는 또한 그 제목이 대중적인 심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어쩌겠니”, 또는 “머 그런 일이 종종 벌어지지.” 등과 비슷한 동의어로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너의 랩톱 배터리가 폭발했다고? AOL은 너의 뒤 뜰을 파려고 할 거야. Hey, man, snakes on a plane(어쩌겠니, 즉, 이런 제목의 영화도 있는데 이럴 수도 있지).”“이 글을 읽은 모든 사람들은 프리드먼과 똑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핑켈스타인은 인터뷰에서 말했다.팬들은 “SoaP” 춤도 춘다하지만 이러한 근거 없는 일시적 유행의 근원을 알고 있더라 하더라도, 이것이 대중의 의식 속에 어떻게 스며 들어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복잡하고, 미스터리하다. 척 노리스의 농담들, 그리고 센, 테드 스티븐스의 “튜브 시리즈” 연설처럼, “SoaP”도 급속도로 확산 되었다.가짜 예고편들이 유투브를 통해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프리드먼이 제안한 샘플 대사와 함께 잭슨이 출현하였던 액션 영화를 짜깁기 한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이 비행기 안에 있는 뱀들에게 질렸어! “, 한 가짜 예고편에서 나온 대사이다.팬들은 이에 관한 랩 비디오, 티셔츠, 그리고 예술 작품들을 내 놓았다. 또한 실제로 비행기에서 뱀을 찾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출처 불명의 뉴스 이야기가 전국 뉴스 미디어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엠파이어 극장에서 줄 서있던 이런 극성 지지자들은 그들이 “SoaP”를 올해 여름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뽑힐 수 있도록 도운 창조적인 웹 유저들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이들 중에는 Damnation-inc.com의 운영자이자,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을 테마로 한 다양한 티셔츠를 제작한 크리스 부켈라, 그리고 “스네이크스 온 어 엘리베이터” 라는 유명한 패러디 비디오를 찍은 스와트모어 컬리지 졸업생 알렉산터 키프트 등이 있다.부켈라와 키프트 모두 마침내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핑켈스타인은 “어디에 사는 누구든, 또는 어떤 이유이든 상관없이 이 영화 자체에 대해 진정으로 기뻐하고, 진정으로 호감을 느끼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그냥 시네마 2.0 이라고 불러라.이런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도는 현상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SoaP” 시사회에서 보인 뜨거운 반응과 이 영화에 미친 놀랄 만한 홍보 효과는 인터넷의 힘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고 고려해 보아도 매우 비정상적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선례가 없는 현상이다. 이번 현상은 “더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와 종종 비교되는데, 1999년도에 제작된 이 저예산 공포 영화는 제작사가 인터넷에 영화 장면을 다큐멘터리 필름에 이상한 것이 찍힌 것이라고 의도적인 홍보를 펼쳐 시사회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인터넷이 ‘블레어 위치’가 히트하는데 크게 공헌 한 것은 틀림 없습니다.” 라고 미국 흥행조사 기관 익스히비터 릴레이션스 애널리스트 폴 데가라베리언은 평가했다. 영화 내용을 뒷받침 해주는 가짜 웹 사이트들을 통해 “그들은 영화에 대해 매우 미스터리 한 환경을 조성했다” 라고 그는 덧붙였다.하지만 “SoaP”의 신봉자들은 두 영화에 대한 차이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블레어 위치’에 대한 바이러스 성 광고는 마케팅 팀에 의해 치밀하게 계산되고 생산된 것이다.” 핑켈스타인은 말했다. “나는 그것이 순수하게 그 영화의 팬들에 의해 주도 되거나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그는 덧붙였다.박스 오피스 구루의 편집장 지테쉬 판디야 또한 이 의견에 동의한다. “’블레어 위치’ 와’SoaP’ 는 확실히 다르다. 왜냐하면 팬들은 그들의 피드백이 영화의 마지막 컷을 바꾸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컨셉, 예산, 또는 캐스팅 면에서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블레어 위치’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여론 몰이는 스타 없는 저예산 영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반면 “SoaP” 는 잭슨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보유한 여름 액션 무비 이면서도 이보다 더 큰 대작들, 즉 “슈퍼맨 리턴스,” “엑스맨 3” 그리고 “캐리비언의 해적: 죽은 망자의 함” 등과 경쟁이 불가피 했던 상황이었다.하지만 한 번 “SoaP” 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자, 뉴라인은 이러한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팬들이 먼저 고안하고 시작했던 상호 교류를 통한 광고 캠페인을 모방하여 스튜디오의 마케팅 팀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태그 월드와 협력하여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노래 콘테스트를 개최하였다. (‘캡틴 아합’ 이라는 일렉트로팝 연극이 우승을 차지했다.”)“SoaP” 의 추종자들은 잭슨과의 간접 전화 통화 방식을 통해 친구들에게 영화에 대해 홍보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뉴라인이 마케팅에 적극 가담했다는 사실뿐만이 아니라, 팬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영화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다.뉴스 방송국, 블로그, 그리고 팬 사이트 들에서 자세히 언급 된 것처럼, 이 영화의 감독 데이빗 앨리스는 팬들의 반응에 답하기 위해 모든 출연자들을 다시 소집하여 5일 동안 재촬영을 단행하였고, 잔인한 장면을 더욱 많이 삽입하여, 13세 이상 관람가 이었던 영화를 성인 관람가로 바꿀 만큼 영화에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지금, 시나리오 작가 프리드먼이 일년 전 상상했던 것처럼 “스네이크스 온 어 플레인” 의 마지막 컷에는 잭슨이 액션 무비에 나올 법한 표정을 지으며, “나는 이제 이 비행기 안에 있는 뱀들에 질렸어!” 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아직 “SoaP” 가 비평가들에 대한 시사회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실제로 이 영화를 환영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답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지난 목요일 시사회 이후 들려온 조그마한 소문에 의하면, “숨을 멎을 만큼” 좋다는 평가다. 이 영화가 히트를 치게 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팬에 입김이 더욱 작용하는, 다만 단지 홍보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실패를 방지하게끔 팬들이 조언할 수 있는 영화들을 더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추세의 변화는 스튜디오가 이러한 추세에 따라 오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브랜드다이멘션스 마케팅 회사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코리스틴은, 올 해 여름 블록버스터로써 이름을 날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참패를 면치 못했던 “포세이돈”을 예로 들었다. 코리스틴은 이 영화의 실패요인을 “캐스팅 실패”로 규정하였다. “만약 제작자들이 “SoaP” 팀이 그랬던 것처럼 블로그 비평가들의 의견에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주연 배우였던 커트 러셀의 인기가 예전만큼 높지 않고, 오히려 쭈그러들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잘 인지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라고 그는 말했다. 뱀이 가득한 비행기에 잭슨을 넣은 것, 즉 잭슨을 캐스팅 한 것 또한 “SoaP”가 성공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엠파이어 극장에서 줄을 서고 있던 젊은이가 소리쳤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이 역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그는 아주 악역의 전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