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은 지난 25년간 수 많은 PC들의 탄생과 활약을 지켜 봐 온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인텔에서 일하는 동안 배럿은 모든 주요 PC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PC들을 사용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텔이 PC 시장을 개발에 뛰어든 것은 일본 메모리 제조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절박한 상황에서 취해진 결단이었다. 인텔은 PC 프로세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고,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에 위치한 이 회사로서 실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인텔은 PC와 서버 칩 생산의 독보적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해 왔으며, 최근에는 AMD(Advanced Micro Devices)와의 새로운 경쟁에 직면하고 있지만 인텔은 여전히 73%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인텔을 진두 지휘해 온 배럿 회장은 지난 주 CNET News.com과 있었던 인터뷰에서 PC 시장의 발전과 미래의 PC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래는 이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제일 처음 사용해 본 PC는 어떤 것이었나? 사무실에서였나 집에서였나?내 인생의 첫 PC는 지금은 은퇴한 컴팩 임원인 벤 로슨이 주최한 대회에서 상으로 받은 오스본이었다. 매년 열리는 컨퍼런스에서 열린 이 대회는 지난 몇 년 간 첨단 산업의 복합 성장률을 예측하는 게임이었는데, 이 대회에서 상으로 받은 오스본은 오래된 Sewing Box 버전이었다. PC 시장이 지금처럼 커 질 것이라고 처음 깨달은 것은 언제인가? PC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게 언제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80년대 중반에는 어느 누구도 PC 시장이 지금과 같이 성장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사람들이 각 가정에 PC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르짖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10년 전, 우리는 무어의 법칙과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보급된 PC의 수라던가 인터넷 사용자들의 수 같은 것에 대해서도 그 미래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이루어진 이러한 전망의 대부분은 매우 정확했다. 즉, 일년에 수백만 대의 PC가 팔릴 것이라든가, 수십억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게 될 것이라든가, 인터넷을 통한 이커머스로 수조 원의 돈을 벌게 될 것이라는 예측들이 그러하다. 이러한 전망들을 모두 정확히 현실화되었다. 시장이 이렇게 비약하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것은 PC라는 기계가 갖는 융통성과 적응성, 그리고 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본다. 처음에는 스프레드시트를 찍어 내고 워드 프로세서와 같은 기능으로 출발했지만, 여기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형태의 매체가 되었다. 또,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현재와 같이 음악과 비디오, 인터넷 등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기로 발전했다. PC라는 기계가 이렇게 스스로를 변모시킬 수 있고 시간에 따라 진화할 수 있으며, 단 한 가지 목적을 수행하는 기계로서의 역할을 거부한다는 사실 자체가 PC의 가장 큰 가치가 아닌가 한다. "아마도, 이제는 그 형태까지도 유연해져서 돌돌 말아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단단한 금속 케이스 안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PC가 처음 출발했을 때는 단순한 워드 프로세서이자 스프레드시트를 제작하는 도구였었다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간단하다. 모두가 이 두 응용 프로그램을 대체할 응용 프로그램을 찾았고, 그것이 단 한 가지의 특정 프로그램이 아닌 101 또는 1,001 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재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 적응성과 융통성이야 말로 PC의 가장 큰 메리트이다. 80년대 중반의 이 시기 즈음에 인텔은 분명 PC 시장에서 큰 모험을 했었다. 메모리 칩에서 프로세서로 전향한 것이다. 회사를 위해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확신을 갖게 된 몇 가지 이유를 말해달라. 그 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실, 우리가 최종 결단을 내렸던1980년대 중반을 돌아 본다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텔의 DRAM 시장 점유율은 실질적인 하락세를 보여 한 자리 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었다. 나는 회사가 회사의 미래에 대해 매우 현실적으로 내다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별로 잘 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계속 사업을 해 나가든가 아니면 새롭고 잠재적이며 coord 아주 흥미진진한 신규 사업에 뛰어 들든가 둘 중 하나였다. 인텔의 역사를 보면, 우리는 언제나 시장에 신 기술을 가져다 주는 혁신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당연히, 새 기술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울리는 역할이었다. 위협적인 경쟁자였던 일본 DRAM 제조업체들과의 지루한 싸움을 계속하는 것이 아닌 다른 선택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질 기회에 주목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만일 IBM이 플랫폼 시장에서의 독보적 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를 상표 등록할 수 없었다면 PC 산업의 양상은 어떠했을 것인가 라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PC 시장의 미덕은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여러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플랫폼을 개발하고, 어떤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운영 체제 혹은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한다.이렇게 수평적인 구조는 모든 차원에서의 시스템에 경쟁을 촉진시켜왔다. 기술을 앞당기는 데에는 경쟁 구도만한 것이 없다. 만일 PC 시장이 수직적인 구조를 유지해왔다면, 실사용자를 위한 기능성과 역량 개발이라는 점에 있어서 지금과 같은 빠른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을 것이다. 애플의 경우, 수직적인 태도에 머물러왔다. 애플이 경쟁력 있는 정신을 유지하려 했다면 PC 시장의 양상에 신속히 대응했어야 했다. 수평적인 PC 시장의 성격이야말로 지금과 같은 급속한 발전을 가능케 했던 요인이다.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의 PC는 어떤 모습일까?지난 25년 동안은 기본적으로 무어의 법칙에 따라 왔으며, 보다 낮은 비용과 더 나은 요인, 더 나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선보여왔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10년 전 우리가 오늘날 이상적인 랩탑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구상하고 있었을 때, 어느 누구도 지금처럼 8-1/2 x 11 크기의 종이 몇 장이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에 1/4 인치의 두께, 풀 컬러 스크린, 1파운드 남짓의 무게, 종일 사용 가능한 배터리와 환상적인 그래픽 등을 제공하는 지금과 같은 노트북은 감히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10년 전에 꿈같던 일이 오늘날에는 현실이 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10년 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마도 PC 는 이제 그 형태까지도 유연해져서 돌돌 말아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단단한 금속 케이스 안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형태적 요소는 계속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아마도 손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인공지능 휴대폰인 블랙베리 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 거기에 진정한 PC 인터넷 인터페이스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상상하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10년 안에 현실화될 것이다. 25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감히 예측하지 않겠다. 너무 먼 미래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