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제국「포토프린터의 명가」를 꿈꾼다.

일반입력 :2006/10/24 14:40

박승민 ZDNet Korea 객원 리뷰어

국내 프린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4대 제조사로 삼성과 HP, 엡손, 캐논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가정용 프린터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엡손과 HP는 2세대로 구분되는 최근 ‘포토프린터’ 시장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형 포토프린터 시장이 아닌 보급형 포토프린터 시장은 이들 두 제조사만이 아닌 여러 제조사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이중 유독 눈에 띄는 업체가 바로 소니다.

이미 LCD가 달린 고급형 염료승화방식 모델 ‘DPP-FP55’의 출시를 토대로 보급형 콤팩트 모델인 ‘DPP-FP35’를 선보이면서 한층 간결해진 디자인과 휴대성을 무기로 보급형 포토프린터의 왕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 DPP-FP35, 어떤 제품인가?

지금까지의 포토프린터에서 저가형 제품은 잉크젯, 고가형 고급 제품은 염료승화방식으로 양분화 됐다.

하지만 물이 닿았을 때의 번짐 현상에 강한 염료승화방식이 잉크젯 방식의 포토프린터에 비해 각광을 받고 있고 최근 저렴한 보급형 포토 프린터들마저 염료승화방식을 사용함에 따라 일단 대세는 염료승화방식으로 기운 듯 하다.

소니의 DPP-FP35 역시 염료승화방식이라는 대열에 몸담은 제품으로써, 휴대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 외형과 디자인

DPP-FP35는 물기나 빛에 약해 변색의 우려가 있는 잉크젯 방식이 아닌, 보존성이 좋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염료승화방식을 채용한 모델이다. 이 모델의 크기는 175×60×137㎜(트레이 제외)에 1㎏대의 무게로 소형경량화를 실현시켰다.

전체적인 외형은 지문과 스크래치에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 고광택 코팅 재질로 마감돼 있으며 밝은 진주색 색상, 측면 테두리의 계단식 플라스틱 재질의 은색 색상으로 세련미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소니의 1세대 포토프린터 모델로 볼 수 있는 ‘DPP-FP50’이 중후하면서도 차가운 금속이 느낌이 두드러진대 반해 DPP-FP35의 외형은 전체적으로 가벼우며 발랄한 느낌이다.

▶ 인터페이스

DPP-FP35는 상위 기종인 DPP-FP55의 하위 모델이다. 그렇기에 DPP-FP35에는 상위 모델에서 지원하는 LCD와 함께 편집 기능이 빠져있기 때문에 간결한 조작 버튼을 채용하고 있다.

옆면에는 전원버튼과 픽트브릿지 연결 상태를 알려주는 2개의 인디케이터가 전부지만 조작하는데 불편한 요소는 없다. 좌측면에는 전원 커넥터와 PC/디지털 카메라 연결 포트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반대편에는 카트리지를 수납하는 부분이 있다.

자칫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이 부분은 전면 용지 트레이 연결부와 함께 덮개를 통해 깔끔하게 가려지며 용지 트레이는 견고하지만 부드럽게 연결된다.

뒷면에는 열 배출구가 자리잡은 일반적인 구성. 다만 CF나 SD메모리를 직접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리더기의 부재가 아쉽다. 사용자들의 익숙한 사용감을 조금 더 고민해 줬다면 좋았을 것이다.

▶ 픽트브리지

DPP-FP35를 PC에 연결해 사진 1매를 출력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대략 60초 정도다. 물론 그전에 PC와의 연결과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PC를 거치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와 프린터를 연결할 수 있는 픽트브리지를 지원하지만, 이 경우의 출력시간은 대략 1분 35초 정도로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편이 시간적으로 좋다.

그러나 DPP-FP35의 컨셉트는 ‘휴대성’. 디지털 카메라와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을 감안하면, PC연결에 비해 2배가 넘게 걸리는 출력시간은 보급형 모델임을 감안한다 해도 피할 수 없는 단점으로 낙인 찍힐 것이다.

▶ 성능과 결과물

DPP-FP35는 인화하기 전에 사진의 전체적인 밝기와 색조 콘트라스트, 계조 등을 검토해주는 오토파인 3(AutoFine 3) 기능과 변색, 물기, 열기, 지문 등을 막는 래미네이션 처리 방식인 수퍼코팅 2(Supercoat 2) 기능으로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출력해낸다.

실제로 출력을 해보면 밝기나 선예도가 적당한 수준이고, 바로 손으로 문질러도 번짐이나 지문이 묻어나지 않는다. 물론 DPP-FP35가 염료승화방식이라 출력 사이즈의 제한이 있지만, 엽서크기의 사진을 출력할 때의 만족감은 현상소에 인화를 맡겼을 때와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결과물의 전체적인 화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소니 디지털 카메라의 색감과 비슷하다.

인쇄의 과정은 옐로우, 마젠타, 사이안의 세 가지 색상의 카트리지 리본 순서로 마지막의 코팅까지 총 4회 이동하는데, 소음도 적은 편이고, 사이안 색상이 다소 짙은 소위 소프트 효과를 준 것 같은 느낌이다.

지극히 사실적이며 직관적인 사진 인화를 필요로 한다면, FP35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원색이 선명하고, 질감 높은 사진을 원할 때는 제격이다.

▶ 가치를 출력한다.

DPP-FP35는 소니의 보급형 포토 프린터다. 비록 메모리 리더기가 없어 PC와의 접근 활용성이 낮고, 픽트브릿지의 느린 출력 속도나 다양한 설정이 불가능한 LCD의 부재 등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휴대성을 높인 디자인과 저렴한 보급형 모델임에 불구하고 염료승화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DPP-FP35의 ‘가치’는 여타의 포토프린터보다 높은 제품임이 확실하다.

그런 면에서 단출한 기능과 확실한 결과물로 최적의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주는 소니의 DPP-FP35는 최근 출시된 여러 제조사의 보급형 포토프린터 중에서 주목할만한 제품으로 여겨지며 앞으로 나올 후속 제품은 충분히 명품으로 태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