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C가 필요로 하는 것은「커뮤니티 기능」

일반입력 :2006/07/25 21:25

김효정 기자 기자

최근 인터넷 사용자들은 정보를 습득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정보의 생산과 유통의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인 미디어 등 텍스트 기반뿐 아니라 온라인마켓플레이스에서 직접 제품을 매매하는 C2C 형태의 시장을 발전시키고 있다.

소비자가 곧 생산자라는 의미로 쓰이는 ‘프로슈머’는 이제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특히 최근 2~3년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마켓플레이스는 그 자체가 프로슈머를 위한 공간으로 지칭되고 있다.

그렇지만 C2C 전문업체라고 말할 수 있는 옥션, G마켓 등의 온라인마켓플레이스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C2C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실제 판매를 경험한 사용자 수가 적지 않지만,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일회적 경험에 그치며 지속적으로 판매를 하는 사용자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랭키닷컴에 의하면, 옥션, G마켓, 다음온켓 전체 방문자 중 1주일 동안 판매와 구매를 동시에 이용한 고객의 비중은 옥션 6%, G마켓 4%, 온켓 1%로 나타났다.

프로슈머가 아닌 중소상인들이 C2C 시장 형성

실제 이곳의 판매품목에서는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상인들이 제공하는 다량의 물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마켓플레이스는 오프라인의 중소상인들이 수월하게 매장을 온라인으로 옮길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뿐 판매자와 구매자는 거의 별개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수치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면, 전체 구매자 중 옥션은 약 20%가 판매를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G마켓은 옥션의 절반 수준인 10%, 온캣 역시 12% 등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옥션에서 프로슈머가 20%에 달하는 것은 경매사이트 특성상 중고상품의 개인 판매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옥션 이외의 온라인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자 대비 구매자의 비중이 낮은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시장의 성장이 C2C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상인의 판매공간을 온라인에서 만들어 주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업체들은 신뢰도 확보를 위해 판매자의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가 프로슈머로써 참여하는 기회는 더더욱 줄어들고 있다.

커뮤니티 문화 접목, C2C 시장 발전과 직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국내 C2C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결코 낮게 보지 않는다. 이미 판매를 경험한 사용자가 상당수 존재하며, 포털 등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C2C 거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랭키닷컴 e-biz사업팀 송정훈 팀장은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전체적으로 판매를 경험해 본 사용자가 30% 이상이라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또한 포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서 공동구매 형태의 C2C 거래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의 C2C 확산은 의미가 크다. 해당 제품에 대한 대상층의 적합도가 높고, 사용자들 간에 사적인 커뮤니티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토피 커뮤니티에서 오래 활동한 회원이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다른 회원들에게 효과가 좋은 천연 화장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은 상업 사이트에서의 그것과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등 종합쇼핑몰이 온라인마켓플레이스에 대비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와 미니홈피를 기반으로 한 싸이마켓의 급성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초에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마켓은 다양한 상품정보를 회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성을 높이고 있어 오픈 한달 만에 130만 명 이상의 주간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SK커뮤니케이션의 한 관계자는 “국내 C2C 시장은 중소상인 위주로 발전했지만, 커뮤니티 기능이 보강되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인해 사용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문화를 접목할 경우, C2C는 전문 영역별로 활발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