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기반의 웹서비스 개념인 웹2.0 모델을 표방한 무선인터넷 사용자 기반의 Wi-Fi 인프라를 전 세계가 공유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다. 전 세계 Wi-Fi 액세스 포인트(AP)를 한데 묶어 회원 모두가 무선인터넷을 공유하는 방식을 내건 글로벌 Wi-Fi 커뮤니티인 FON(www.fon.com) 서비스가 8일 국내에서도 정식 오픈했다. Wi-Fi 공유 서비스 'FON' 한국 개시참여와 개방이 기본 정신인 웹2.0이 사용자가 만드는 콘텐츠 기반으로 돌아가듯이, FON 서비스 역시 무선 공유기를 보유한 사용자가 모여 하나의 거대한 Wi-F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FON 서비스의 국내 출범과 동시에 FON에 등록하는 회원들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어디서든 FON 핫스팟(무선접속지역)이 있는 곳에서는 무료(또는 유료)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FON 회원이 되려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FON 웹사이트(www.fon.co.kr)에 등록하고, FON과 호환되는 무선 공유기에 FON 펌웨어를 다운로드하면 된다. 한국 대표를 맡은 허진호 박사는 "실제로 가입자들이 펌웨어를 설치하기가 어렵다"면서 "FON 펌웨어가 내장된 버팔로 무선 공유기(모델명: WHR-G54S)를 판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FON사는 한국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8일부터 FON 펌웨어가 탑재된 버팔로 유무선 공유기를 1000대 한정해 시중가(35,000원)보다 훨씬 저렴한 5000원에 특가 판매한다. 단, 1개월 이내 FON 가입과 등록을 전제로 한다. 아울러 FON사는 손바닥 크기의 FON 전용 무선 공유기(사진) 생산을 대만 액톤에 맡겨놨으며, 오는 9월쯤 출시할 예정이다. FON사는 이 전용 공유기에 2개의 SSID를 지원해 개인용과 공개용 인프라를 구분짓는 것은 물론, 방화벽과 대역폭을 할당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며, 8월쯤 출시될 예정인 링크시스와 버팔로 무선 공유기에 이 기능을 탑재할 방침이다.가입 방식 따라 '무료·유료' 선택 FON 서비스는 Wi-Fi 네트워크를 이용, 공유하는 방법에 따라 3가지 종류로 가입할 수 있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가입 형태인 '리누스(Linus)'는 자신의 AP를 등록하고 다른 회원과 공유하는 형태다. 자신의 AP가 동작하고 있을 때는 다른 회원의 무선 네트워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빌(Bill)은 자신이 등록한 AP(또는 여러 개 AP)를 요금을 받고 사용을 허용하는 동시에, 자신도 FON 무선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회원이다. 에일리언(Alien)은 자신의 AP가 없이 필요에 따라 FON 무선 네트워크를 요금을 내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FON은 현재 리누스 회원만을 지원하고 있으며, 6월 말부터는 빌과 에일리언 회원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허진호 박사는 "빌과 에일리언에 대한 과금 산정 방식과 요금 정책은 현재 고민하고 있으며, 7월 이전에는 마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익 모델은 '커버리지 확대에 달렸다'그렇다면, FON 서비스의 수익 모델은 무엇일까. 먼저 빌(Bill) 가입자는 다른 AP에 접속하면 돈을 내지만, 본인 AP에 접속하는 다른 사용자로부터 접속료의 절반을 수익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절반은 FON사가 챙기게 된다. FON의 궁극적 수익 원천은 에일리언 가입자다. 여기서 가장 큰 이슈는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리누스와 빌 가입자들이 늘어 Wi-Fi 커버리지가 확대되느냐에 달렸다. 그래야 에일리언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핫스팟이 많이 생겨날 것이고, 그래야 FON사는 에일리언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허진호 대표는 "에일리언한테 얼마나 과금할 지가 이슈가 될 것"이라며, "Wi-Fi 인프라가 거의 없는 유럽에서는 하루 Wi-Fi 사용료가 20달러 정도로 무척 비싼 편으로, 에일리언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맵' 기반으로 FON 핫스팟 표시 현재 FON 영문 홈페이지는 구글 맵과 연동돼 접속하면, 활성화된 FON 핫스팟이 녹색으로 표시되며, 메시지도 남겨놓을 수 있다.허진호 대표는 "국내 홈페이지는 아직 구글 맵 기반은 아니며, 국내 맵 데이터 기반으로 구성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한국을 방문한 FON 테크놀로지의 창업자인 마틴 바싸브스키 CEO는 "Wi-Fi에 기반을 둔 국가를 건설하자는 게 FON 서비스를 개발한 배경"이라며 "6월 초 현재 전 세계 144개국의 4만 4000명이 FON을 사용하고 있으며, 매달 1만 명씩 회원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FON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구글과 스카이프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을 비롯해 미국 벤처 펀드사 두 곳으로부터 총 2200만 달러(한화 약 209억 원)의 자금을 받았다. FON사가 스페인에 본사를 둔 만큼, 현재 가장 가입자가 많은 곳은 스페인과 미국. 바싸브스키 CEO는 "최근에 중국, 홍콩, 대만, 일본에도 FON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조만간 전체 가입자 수는 아시아 지역이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특히 초고속 인터넷 보급율이 높은 한국이 FON 서비스를 이용하기 좋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Wi-Fi 통신사업자와 '충돌할까?' 하지만 일각에서는 FON 서비스가 KT 네스팟 같은 Wi-Fi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의 수익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바싸브스키 CEO는 "얼핏 보면 기존 통신사업자의 매출 감소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외려 통신사업자의 1인당평균매출액(ARPU)을 더 높이고 이탈자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면서 "실제로 스페인에서 Wi-Fi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포니카는 반대 움직임을 보이기는커녕 핫스팟 지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FON사는 스페인의 3개 통신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진호 박사는 "이번 방한 기간 중 본사 CEO가 KT, 하나로텔레콤, 파워콤 3개 통신사업자와 만나 서비스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조만간 1개 사업자와 제휴를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한편, FON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무선랜 로밍 사업자인 보잉고(www.Boingo.com)가 지난 5월 KT 네스팟과 제휴, 한국에 진출했다. 보잉고는 무선 AP를 공유하는 FON과 달리, 전 세계 통신사업자와 무선랜 로밍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한국의 네스팟 가입자는 ID와 비밀번호로 T모바일USA, BT, 텔레콤이탈리아, 청화텔레콤 등 63개국에서 무선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