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퍼「한국은 한국형 채널 정책으로 뚫는다」

일반입력 :2006/05/29 08:37

조대성 기자

주니퍼가 아태지역 채널 정책과는 정반대로, 한국에 맞는 한국형 채널 정책을 내세워 빠른 시간 안에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안착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한국 주니퍼 네트웍스(www.kr.juniper.net)에서 채널 부문을 총괄하는 신철우 상무. 그는 시스코 코리아에서 5년 3개월간 채널 사업만 담당해온 인물로, '채널通'으로 불린다. 더구나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는 시스코의 채널 조직을 이끌어온 만큼, 지난해 말 주니퍼에 합류한 그에게 주니퍼의 채널 사업부를 짧은 기간 안에 시스코만큼 끌어올려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채널 개발, 투자만큼 거둔다"사실 주니퍼는 그동안 채널(파트너) 관리를 등한시해 오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2년여 전부터 파트너 프로그램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파트너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파트너 서밋도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것이다. 신철우 상무는 "주니퍼의 채널 정책이나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영업조직은 파트너십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파트너십이야말로 지속적 매출 창출에 무척 중요하다는 점을 시스코에서 배웠다"고 밝혔다. 먼저 그가 주니퍼에 와서 신경을 쓴 점은 채널 프로그램의 근간을 세우는 것으로, 강력한 채널 정책을 만드는 작업이다. 신 상무는 "정해진 시장에서 공정한 게임 룰을 따라 채널들이 겨뤄야 하는데, 지난해에 주니퍼에 합류했을 당시 이런 점들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반 작업으로 총판과 리셀러 개발이 있다. 이에 대해 신 상무는 "주니퍼가 계속 성장하려면 통신사업자나 대기업 외에 남들이 관심을 덜 쏟는 시장에 빨리 진입해 고객으로 확보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면서 "많은 벤더들이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있는 만큼 총판이나 리셀러들이 잘 챙겨줘야 할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한국만을 위한 채널 정책 '가동' 다음으로 그는 국내 채널을 강화할 새로운 채널 프로그램인 '엘리트 플러스(Elite Plus)'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신철우 상무는 "주니퍼는 올해 말까지 일반 총판을 1개 업체에서 2개 업체로, 급성장하는 네트워크 보안과 애플리케이션 가속화 부문에 중점을 둔 엘리트 파트너 수를 현재 8개 업체에서 15개 업체로 늘릴 계획"이라며, "특히 가속화 솔루션 판매 강화를 위해 한두 개 특정 총판(Specialized Disti)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특정 총판은 말 그대로 특정 제품만을 취급하는 총판이다. 이에 대해 신 상무는 "DX 제품군(WAN 가속기)를 가장 잘 팔 수 있는 총판은 기존의 서버 총판이 될 것"이라며 "이들을 총판으로 손잡고 '서버 + L2 스위치 + DX'을 묶은 번들 패키지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집중 공략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주니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증된 엘리트 파트너들에게 정기 교육, 기술 지원, 합작 마케팅 기금, 성과 기반 인센티브를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아울러 주니퍼는 강화된 채널 교육을 통해 자사 인증을 획득한 채널 인력을 올해 1분기 30명에서 3분기 60명까지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니퍼는 한국인 교육 강사를 선임하고, 교육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또 하나, 그가 국내 채널만을 위한 정책을 가동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상대하는 엘리트 파트너 중 총판을 통하지 않고 주니퍼에 직접 제품을 주문하도록 한 것으로, 이들은 '다이렉트 바(Var)'로 불린다. 신철우 상무는 "어느 정도 대규모 물량을 판매할 수 있고, 그에 상응하는 기술지원 조직을 갖고 있는 엘리트 파트너가 이에 속한다"면서 "채널 정책에 얽매여 대단위 프로젝트를 놓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 아래, 주니퍼의 사업 규모를 키우고 위해 한국에서 올해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다이렉트 바에 속한 업체로는 KCC정보통신과 아이크래프트 두 업체가 있다. 다이렉트 바에 속하려면 10개 이상의 기술 전문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아태 채널 정책과 '다른 길'사실 지난주 개최된 '주니퍼 아태지역 캐리어/J-파트너 파트너 서밋 2006' 행사에서 아태지역 채널 총괄자인 게리 킨슬리 부사장은 "아태지역 채널 수가 임계치에 이른 만큼 더 이상 채널을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은 밝힌 바 있다.신 상무가 추진하는 한국만을 위한 채널 프로그램은 그런 점에서 아태지역 채널 정책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요한 시장으로, 특히 엔터프라이즈에서 잠재 고객이 많은 만큼, 이 시장을 빨리 뚫고 자리매김하려면 채널 수를 어느 정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