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SP) 시장의 라우터 강자로 자리매김해온 주니퍼가 기업 고객의 애플리케이션 문제 해결사로 탈바꿈을 전격 선언했다. 주니퍼 네트웍스(www.juniper.net)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캐리어 파트너 서밋 2006'과 'J-파트너 서밋 2006'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보안·성능'에 올인 캐리어 파트너 서밋이 막을 내리고 주니퍼의 엔터프라이즈 제품군을 취급하는 채널을 위한 'J-파트너 서밋' 행사가 아태 지역 350여 개 채널들이 모인 가운데 25일 막이 올랐다. 주니퍼 아태지역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총괄자인 앤디 밀러(Andy Miller) 부사장은 "주니퍼는 한마디로 고객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돕는데, 특히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해결해주는 회사"라고 정의했다. 이번 파트너 행사들의 주제 역시 '가속화(Accelerate you business)'일 만큼 주니퍼는 애플리케이션 가속화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주니퍼가 지난해 잇따라 인수한 두 가지 제품군, 즉 데이터센터용 애플리케이션 가속기인 DX와 WAN 가속기인 WX는 모두 기업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이다. 뿐만 아니라 주니퍼의 첫번재 기업용 통합 제품인 SSG(Security Services Gateway) 역시 보안을 지원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의 스루풋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앤디 밀러 부사장은 "주니퍼의 모든 엔터프라이즈 제품들은 결국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보안, 가용성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시장 '3단계 영업 전략 ' 공개그렇다면 주니퍼가 올인하겠다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영업 전략은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해 그는 "기업 시장 영업 전략도 통신사업자 공략 방안과 비슷하다"면서 주니퍼가 통신사업자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를 통해 이를 설명했다. 주니퍼는 지난 10년간 통신사업자를 잘 이해했고, 오랜 관계를 유지했으며, 실력 있는 채널과 손잡고 그들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니퍼가 아태지역 B-RAS 장비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통신사업자들이 브로드밴드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이미 시스코의 인프라(라우터, 스위치) 제품군이 장악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진입하기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이와 관련, 그는 "고객과의 신뢰 관계가 구축되기 이전에는 주니퍼의 강점인 라우터를 앞장 세워 팔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며 "먼저 SSL VPN과 WAN 및 애플리케이션 가속기 제품군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마련하고 이어 보안 제품군을 통해 신뢰를 쌓은 뒤 인프라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 그때서야 라우터를 파는 게 주니퍼의 3단계 기업 영업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사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업의 최종 사용자가 어떤 네트워크 환경이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효율성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주니퍼가 WX나 DX 제품군을 인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일단 '한국 100개 기업 고객화'가 목표SP 시장과 달리, 기업 고객 수는 훨씬 많으므로,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주니퍼는 네트워크의 가치를 많이 뽑아내 활용하는 곳이 주요 고객 대상군으로, 아태 지역에는 100만 개의 기업이 있는데, 이중 5000개 대기업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앤디 밀러 부사장은 "한국에는 200여 개 기업이 이에 해당하며, 지사장 혼자서 고객과 친분 관계를 유지하면서 관리가 가능한 기업 수를 100개로 보고, 일단 100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니퍼는 100% 채널을 통해 영업한다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 주요 고객군들은 주니퍼의 MAM(메이저 어카운트 매니저)들이 직접 전담해 프리세일즈 활동을 하는 '디렉트 터치' 대상군에 속한다. 밀러 부사장은 "채널 영업과 디렉트 터치 둘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한국의 경우, 디렉트 터치 대상 고객은 정부, 국방, 삼성, LG, 은행 등으로, 업종별로는 금융, 공공(정부, 국방, 수도·전기 유틸리티 등), 연구/교육 기관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아태 지역 국가라도 하나의 영업 전략으로 모든 기업들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밀러 부사장은 "한국의 기업들은 직급별로 영업직이 만날 수 있는 한계가 나눠져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주니퍼는 영업직 1명에 5개 고객을 맡기는데, 한국만은 3~4명으로 구성된 팀제로 운영하도록 조정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