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PC「고맙다 바이브」

일반입력 :2006/04/24 21:16

이형근·주범수 기자

인텔 바이브 플랫폼 기반 브랜드 PC 제품군이 시장 형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조립 PC 시장에서는 바이브 마케팅에 힘입어 거실용 홈시어터PC가 인기를 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마케팅 공세에도 불구, 바이브 PC의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홈시어터PC 조립에 주로 사용되는 가전형 PC 케이스·HDTV 수신 카드·무선 키보드 등의 판매량은 올 초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바이브 덕분에~' 홈시어터PC 시장 호조잘만테크는 홈시어터PC용 케이스 'HD160'가 지난달 출시 이래 국내 시장에서만 400여 대가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해외시장에도 약 2600대가 팔려 한 달만에 총 3000여 대를 파는 성적을 거뒀다. 잘만테크는 홈시어터PC 시장이 성장한다고 판단, 더욱 소형화된 보급형 신제품 케이스도 개발중이다. 지엠코퍼레이션·쓰리알시스템 등도 홈시어터PC용 케이스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HDTV 수신 카드 판매량도 늘고 있다. 시그마컴은 매달 약 5000대를 판매하고 있으며, 스카이디지탈이 이 달 출시한 HDTV 수신 카드 'SKY-HDTV'는 초도 물량이 매진됐다고 밝혔다.무선 키보드 업체 와이어리스엔지니어링도 온라인 쇼핑몰 및 전자유통상가 등에 공급하는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20%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연내로 무선 키보드 신제품 3~4종을 추가할 계획이다.이같은 추세는 인텔 바이브 마케팅의 영향으로 거실용 PC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실제 구매에 나서는 얼리어댑터들은 비싼 바이브 브랜드 PC를 구입하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홈시어터PC를 조립하는 방법을 택하면서 소규모 틈새 시장이던 홈시어터PC 시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비싼 바이브PC를 구입하기보다 자신이 조립하는 홈시어터PC를 선호한다"며 "무선 키보드·마우스·리모컨 등만 구비하면 바이브PC 절반 가격으로 홈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HDTV 수신이 불가능한 약점 또한 바이브PC 부진의 한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PC 업계, 비싼 가격에 고전…'윈텔 주도' 기대PC 업계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한국HP가 연초 바이브PC를 출시한 데 이어 주연테크·델인터내셔널·삼보컴퓨터 등 주요 브랜드는 물론 성주아이엔티엘·아이코다·이지가이드·팝스포유 등 중소 업체들도 바이브PC 출시 대열에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 듀얼코어 CPU·최신 945칩셋 주기판·MS '윈도우 XP 미디어센터에디션(MCE)'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TV 수신 카드·무선 리모컨 등 제사양을 갖춰야 하는 이유로 중소 업체 제품도 본체 가격만 1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어서 모든 업체들이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특히 주연·삼보의 제품들은 TV 수신 카드를 탑재하지 않아 바이브의 주요 기능으로 강조돼온 PVR 기능은 물론 TV 수신 기능도 제공하지 않고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급급해 바이브의 기본 개념을 흔들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MS 또한 거실용PC로 적합한 사양을 갖춘 제품에만 윈도우 MCE를 적용했으나, 수년간 시장 형성에 난항을 겪자 일반 데스크톱PC 제품에도 윈도우 MCE를 제공하기 시작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이에 연초 CES에서 세계 최초로 바이브PC와의 무선 동영상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바이브 인증 PDP TV 시제품을 공개했던 LG전자도 바이브 인증 TV의 출시 시기 결정을 미루면서 시장 추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바이브 플랫폼이 PC 산업 주도 세력인 '윈텔(MS·인텔)'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향후 시장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바이브 마케팅이 홈시어터PC 조립 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현상 또한 바이브PC 시장 형성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인텔코리아 박성민 이사는 "여러 업체들이 새로운 바이브PC 신제품과 바이브 연동 정보 기기 신제품 개발을 진행중이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춘 바이브PC와 다수의 바이브 인증 정보 기기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올 것"이라며 바이브의 성공에 확신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