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벨연구소 사장「혁신의 3대 척도」제시

일반입력 :2006/04/25 09:46

조대성 기자

'혁신 전도사'인 김종훈 벨 연구소 사장이 혁신 창출을 위한 3가지 척도를 제시했다.24일 한국 루슨트 테크놀로지스(www.lucent.com/kr)가 '컨버전스 그리고 그 이후(Convergence and Beyond)'라는 주제로 개최한 '벨 연구소 세미나'에서 김종훈 벨 연구소 사장은 혁신 활용에 대한 전략과 전망을 제시했다. 김종훈 사장은 '혁신, 그 파워를 극대화하라'는 제목의 기조 연설에서 자신이 직접 개발한 '혁신 큐브(Innovation Cube)'를 사용해 연구개발이 실제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했다. 혁신의 3대 축 '타이밍·영향력·프로세스' 김 사장은 먼저 혁신의 개념을 두 가지로 소개하면서 기조연설의 운을 뗐다. 즉 '혁신은 새로운 것을 소개하고, 또 하나는 이를 통해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창출과 영향력으로 요약된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혁신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혁신을 통해 시장 경쟁 우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혁신을 이뤄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 김 사장은 혁신을 창출하기 위한 세 가지 척도를 혁신 큐브를 통해 밝혔다. 그는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면 세 가지 축, 즉 타이밍, 영향력, 프로세스에 따라 혁신 요소들을 정확히 분석, 정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타이밍이야말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의 시장인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기회인지, 혁신의 정도가 점진적인지 파격적인지, 창조 프로세스가 분석적인지 해석적인지에 따라 혁신의 특성이 구분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려면 이런 혁신 요소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력과 시간 그리고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정확한 접근 방식과 전략을 수립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체계화 불가능한 혁신 '문화적 요소' 중시해야하지만 그는 혁신이란 말처럼 쉽게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혁신에 대해 강의를 하러 중국을 방문했을 때 체계화를 통해 혁신이 가능하냐는 물음에 주저없이 '노'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전했다.이에 대해 김 사장은 "혁신은 체계화할 수 없다. 이는 성공적인 창업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이나 마찬가지"라며, "설령 방법을 알려줬더라도 창업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혁신을 이루는 데 문화적 요소가 중요함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혁신에는 문화적 요소가 관여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혁신을 강의하면서 '혁명적인(revolutionary)'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나쁜 의미로 해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같은 단어도 다른 개념과 의식을 갖고 접근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 사장은 이어 " 미국에서는 상대방의 문화나 의견을 존중하는 반면, 중국은 만장일치 같은 합의 도출을 중요시한다"고 지적하면서 "가장 위대한 혁신은 주류에서 벗어나 괴팍한 과학자에 의해서 나올 수도 있다. 이상한 의견도 존중할 수 있는 문화 풍토에서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결국 혁신도 사람이 한다"이처럼 혁신이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적 풍토에서 싹을 틔운다. 김 사장은 이어 혁신을 이르는 데 필요한 몇 가지를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먼저 그는 '모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혁신을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리스크가 커야 보상도 크다는 얘기다. 아울러 획기적이고 파괴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긴 안목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단 기간에 위대한 혁신을 창출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아주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때론 어떤 기술을 개발할지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겠지만 이를 감수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그는 특히 비용보다는 성능에 대한 혁신이 더 중요함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선진국에 비해 비용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성능에 대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어야 경쟁우위를 지속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끝으로 그는 혁신을 이루는 데 사람의 중요성을 꼽았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물론 혁신을 이루는 데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만, 결국 혁신을 구현하는 주체는 사람"이라면서 "사람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혁신도 완벽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