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기업 상생「결국 말뿐인가」

일반입력 :2006/04/16 22:07

최경섭 기자

와이브로, DMB 장비 업체들의 해외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성된 각종 협의회와 협단체가 대기업들의 참여 부족으로 반쪽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1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와이브로, DMB 산업의 해외 진출과 기술 표준화 및 상용화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구성된 수출협의회 등에 대기업이 소극적인 자세로 나서면서 해외 시장에서 대기업-중기 벤처 간 상생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대기업들은 와이브로, DMB 수출협의회 등에 이름을 올려놓고는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대-중기 벤처 간 공조보다는 독자적인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중기 벤처 간 상생을 모토로 내걸었던 와이브로 수출협의회, DMB 수신기 협의회, DMB단말기 시연단 등에서 실제 대기업의 참여와 지원은 전무한 상태이고 중소 벤처 업체들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정보통신부가 주축이 돼 올 초부터 가동중인 와이브로수출협의회의 경우 관련 기술 보유 대기업들이 중소 중계기 및 솔루션 업체들과의 공조보다는 독자 시장 개척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수출협의회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중계기 업체 한 임원은 "수출협의회에 참여는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같이 공조해야 할 대기업들이 해외 시장 발굴, 특허료 문제 등에서 독자 행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메리트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한국형 DMB 기술을 해외 시장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구성한 DMB수신기협의회, DMB단말기 시연단 등도 대-중기 업체 간 공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기업들은 DMB 협의체 구성 초창기에는 해외 DMB 시연회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최근 세계 모바일TV 시장이 유럽을 본거지로 한 DVB-H와 한국형 DMB 시장으로 양분되면서 DMB 시연단 및 단말기 협의회 활동이 전무한 상황이다.DMB 단말기 업체 관계자는 "한국형 DMB 확산의 전방위 조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대기업들이 한 발 물러섬에 따라, 최근에는 중소 업체들이 한국형 DMB를 알리는 최일선에 서게 됐다"며 "브랜드와 해외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이 한국형 DMB 진영을 대표해 유럽의 DVB-H 기술 진영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DMB 부문에서 이처럼 대-중기 벤처 간 공조가 어렵게 되면서 최근 큰 이슈로 불거지고 있는 MPEG 및 원천 코덱 기술 특허권 협상에서도 국내 중소 업체들의 협상력이 위축되고 있다.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술 표준화와 상용화 기술 채택을 놓고 특정 국가 간, 특정 기술 진영 간에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와이브로, DMB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기업-중기 벤처 간 상생 모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