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YP-Z5는 출시 전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필자는 이런 관심들이 커질수록 실제 이 제품이 공개됐을 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무척 궁금해 했다.
우선 제품 리뷰의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를 충족할 정도의 완벽함은 아니지만 아이포드 나노의 대체품으로는 고려할만하다.
YP-Z5는 나노와 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요 특징들이 매우 비슷했다. 그 이유는 본래의 기능은 퇴색되지 않으면서 얇고 컴팩트한 외관을 갖췄기 때문. YP-Z5의 음질은 칭찬할만하다. 장시간 배터리 사용시간과 산뜻한 디자인, 혁신적 GUI는 이 정도면 A학점을 줄만하다. 하지만 터치 패드의 일관성 부족으로 사용자가 제품을 능숙하게 사용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치명적인 결점으로 부각된다.

자! 그럼 삼성 YP-25의 외관을 한꺼플씩 벗겨보도록 하자. 2GB와 4GB 용량의 YP-Z5는 질투가 날 정도로 빼어난 외관을 자랑한다. 두 가지 톤의 은은한 은색으로 마감질 돼 있고 메뉴와 사진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1.8인치 컬러 스크린을 채택하고 있으며(*블랙 톤 계열의 모델도 함께 출시됨) 제품 주변을 휘감는 금속 고리로 양면이 일치된 모듈러 디자인을 따랐다.
언뜻 봐도 YP-Z5의 체구는 나노보다 좀더 비대하다. 하지만 주머니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질량과 공간감은 큰 차이가 없다. 제품의 크기는 42.2x89.8x12.3mm로 작고 무게는 약 58g에 지나지 않는다. 또 스크린은 나노의 1.5인치 보다 크다.
▶ 터치 센서, 손가락 끝 감각부터 키워야
삼성 YP-Z5의 아래쪽에는 터치 센서가 있다. 상단은 스크롤 업을, 하단은 스크롤 다운을 위한 영역으로 할당됐다. 원하는 아이템에 커서를 위치시킨 후 터치 패드 가운데를 눌러 선택하면 된다. 커서는 스크롤하기 전 약간의 지연 시간이 있으며, 너무 세게 누르거나 약하게 누르면 반응하지 않는다.
헌데 적절한 터치를 위해선 손가락 끝 감각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원하는 아이템을 지나치는 경우가 이따금 발생한다. 사용 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되면 대부분 사람들이 익숙해 질 테지만 애플의 클릭휠에 비교하면 분명 직관성이나 사용 용이성에서는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 버튼, 아이포드보다 한 단계 진보
삼성 YP-Z5의 빨리 감기, 되감기, 재생/멈춤, 전원, 전용 버튼들은 사용에 무리가 없으며 알아보기 쉽도록 터치 패드 주변에 배치됐다. 단, '전용 음량 버튼'은 측면에 위치해 있으므로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컨트롤 하면 된다. 전용 음량 및 재생/멈춤 버튼을 갖춘 YP-Z5는 이런 버튼이 없는 아이포드보다 한 단계 진보됐다고 할 수 있다.
상단에는 편리한 홀드 스위치가, 하단에는 움푹 들어간 리셋(reset) 버튼이 있다. 플레이어 양 측면에는 각각 두 개씩의 나사가 있는 것으로 봐서 배터리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결코 권장 사항은 아님을 밝혀둔다.

▶ 케이스, 흠집 걱정끝!
삼성 YP-Z5의 버튼은 탄탄한 편이며 알루미늄 케이스의 촉감은 거부감이 없다. YP-Z5의 전체적인 조립 수준은 상위 클래스이며, 스크린의 흠집 정도는 나노보다 덜하다. 주변에 열쇠와 같은 날카로운 금속성 물질이 있다면 제품에 선을 그어보라. 힘줘 긁지 않는다면 작은 흠집도 나지 않을 것이다.
YP-Z5도 아이포드 나노처럼 고유의 도크/USB 포트가 있다. YP-Z5의 액세서리에 대한 소식은 아직까지는 없으며, 제품을 구입할 시 이어버드, 고유의 USB 커넥터, 설치 디스크, 매뉴얼 (인쇄 및 CD)가 제공된다.

▶ 기능, 까다롭네!
삼성 웹사이트에는 'YP-Z5는 MP3와 WMA 파일과 호환되지만 OGG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지 돼 있다. 아이포드와 달리 YP-Z5는 오더블(Audible) 파일을 지원치 않는다.
YP-Z5는 파일 전송과 옵션 액세서리를 위해 고유의 도크 커넥터를 지원한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USB 케이블을 절대 잃어버려선 안 된다.
설치 과정에서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와 관련 드라이버를 새로운 시스템에 올바로 설치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구매하거나 가입 서비스로 얻은 WMA 파일을 전송하거나 재생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다른 컴퓨터에서는 별 탈없이 설치됐으며, DRM으로 보호된 WMA 파일도 테스트할 수 있었다. CNET은 설치 문제에 대해 삼성과 협의 중이며 새로운 정보로 이 리뷰 기사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번들CD를 설치하기 전에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10 컴퓨터에 삼성 YP-Z5를 연결하면 MTP 기기로 보이게 된다. YP-Z5는 UMS 모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드랙-앤-드롭 방식에 의한 전송을 사용할 수 없다. 윈도우 익스플로러로 파일을 드랙-앤-드롭 할 수 있지만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 그래픽, 아이포드 소프트웨어 개발자 폴 머서 참여
YP-Z5로 음악을 감상하는 일, 필자에겐 매우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는다. 조작법을 마스터하고 나면 (아티스트, 앨범, 장르, 작곡가, 플레이리스트, 셔플에 의한) 통상적인 메뉴 조작이 쉽고 선택을 하고 나면 새로운 메뉴가 화면 오른쪽이 아닌 가운데서 표시돼 좋은 느낌을 준다.
YP-Z5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독창적인 아이포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폴 머서가 참여했기에 만족스런 결과를 기대했다. 리뷰를 통해 분명 이 제품은 사용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달해 줄 것이란 확신이 들었으며 이는 아이포드의 유명한 직관적 인터페이스 경쟁에서 겨뤄 볼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모드에 상관없이 선택된 곡명이 화면 하단에 멈춰져 있거나 표시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앨범 아트는 잘 표시되며 노래가 선택되면 화면 우측 상단에 표시된다. 또한 원하는 이미지로 배경화면을 바꿀 수 있다.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재생/멈춤 버튼이 아니라 컨트롤 패드의 중앙을 눌러야 한다. 재생/멈춤 버튼은 현재 재생 중인 곡에만 적용된다.
메뉴의 현 상태에 관계없이 언제나 노래를 멈출 수 있다는 점은 이 제품의 장점인데 필자는 이런 기능을 처음 접했던 지라 상당히 어색했다.
또다른 특징을 꼽으면 삼성 YP-Z5의 사운드 옵션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컨트롤이 주어지며 여기에는 8개의 EQ 프리셋, 3개의 3D시뮬레이터가 포함된다.
이들 기능은 리버브/딜레이(reverb/delay) 알고리즘(삼성 고유의 DNSe 서라운드-사운드 시뮬레이터)을 통해 클럽, 스테이지, 스튜디오 음향을 꽤 그럴 듯하게 만들어낸다. 또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사진을 슬라이드 쇼로 꺼내볼 수 있다.
삼성 YP-Z5의 기능은 표준에 충실했고 아이포드 나노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FM튜너, 음성 및 외부녹음, 비디오 재생과 같은 다른 플래시 기반 제품의 기능은 전무하다. YP-Z5는 '온더고 플레이리스트(on-the-go-playlist)'도 제공하지 않는다.

▶ 음질, 포터블 플레이어에서 이정도면 「으뜸」
YP-Z5의 음질은 서라운드-사운드 시뮬레이터의 활성화 여부에 관계없이 훌륭하다. 깊은 저음과 또렷한 고음, 최소화된 왜곡과 잡음 등 포터블 플레이어에서 기대하는 모든 훌륭한 음질의 속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YP-Z5는 필자가 경험한 제품 중에 소리와 음질이 우수한 축에 속하며 아이포드 나노보다 더욱 힘차다.
프로세서 성능면에서 살피면 메뉴 작동시 시간 지연은 거의 없으며 인터페이스의 멋진 줌 효과 덕에 플레이어가 생동감 넘친다. 한편 YP-Z5는 배터리 수준도 뛰어나다.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시 35시간이 지속된다고 제품사양에 명시돼 있지만 CNET랩의 소진 테스트에선 27.5 시간의 결과를 얻었다. 이는 본 사양에 미치는 못하는 것이지만 인상적인 수치임은 틀림없다. 게다가 이 결과는 아이포드 나노의 15시간을 훨씬 앞선 결과이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 삼성을 앞지르는 플래시 플레이어들이 주변에 훨씬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