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모바일PC「블루오션으로 갈까」

일반입력 :2006/04/11 00:05

주범수·이형근 기자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과 공동 개발을 통해 야심차게 내놓은 전략신제품 '센스 Q1' 울트라 모바일PC의 국내외 출시가 임박하고 있다. 삼성은 오는 12일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센스 Q1의 성능을 과시, 내달 출시될 이 제품의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Q1이 과연 단순한 틈새 상품에 그치지 않고 신시장 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련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센스 Q1 '노트북PC와 PMP의 경계 제품'센스 Q1은 저전력 서브노트북PC와 동급 성능을 유지하면서 크기와 무게를 더욱 줄여 휴대 사용성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노트북PC와 PMP의 경계선에 걸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휴대 기기로서는 가장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다양한 용도를 지원하는 노트북PC를,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PMP에 가깝게 소형화·경량화한 제품이라는 것. 키보드가 없이 전자펜 입력 위주로 사용하는 슬레이트형 태블릿PC의 초소형 제품으로 볼 수도 있다.800×480픽셀 해상도의 7인치 와이드 LCD 화면을 탑재한 무게 779g·두께 24.5∼26.5㎜의 초경량 PC로, 인텔 '초저전압(ULV) 셀러론M 353'(900㎒) CPU 및 915GMS 그래픽 통합 칩셋(GMA 900), MS '윈도XP 태블릿PC 에디션' 운영체제(OS), 40GB 1.8인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탑재했다. 지상파DMB 수신과 와이파이(802.11 a/b/g) 무선랜,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한다. 예상 가격은 120만∼150만 원선.삼성전자는 올해 이 제품 판매 목표를 국내 10만 대·유럽 30만 대로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PC 업계와 PMP 업계는 대체로 기존 제품들의 우세를 자신하면서 Q1의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노트북PC 업계 'Q1은 엔터테인먼트용'노트북PC 업계는 MS·인텔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입장 때문에 울트라 모바일PC를 대놓고 평하는 일은 삼가고 있지만, 대체로 시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Q1은 시장에서 큰 입지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양으로 봐서 노트북PC와 승부는 어렵고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가야 할텐데,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울트라 포터블PC는 제품 개념이 모호해, 젊은층 소비자들이 관심은 가지면서도 효용성 때문에 구매를 고민하게 만드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7인치 화면으로 노트북PC 대체는 무리고, PMP와 인터넷 검색이 주 용도가 될텐데, 20대 노트북PC 소유자들이 추가로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꽤 높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작은 화면과 함께 키보드의 부재도 Q1이 업무용으로 노트북PC를 대신할 수 없는 한계로 지적하고 있으나, 이같은 약점은 무선 키보드의 기본 제공으로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PMP 업계 '차량용PC 틈새 시장 유망'PMP 업계는 Q1이 PMP 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오히려 PMP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환경을 추구하는 울트라 모바일PC에 대한 관심이 PMP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코원시스템 관계자는 "Q1은 PMP보다는 노트북PC 개념이기 때문에 경쟁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휴대성·활용도에서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시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등장할 와이브로 등 무선인터넷 지원 PMP 신제품군은 울트라 모바일PC와 시장을 다투게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또한 PMP 업계 관계자들은 울트라 모바일PC가 차량용PC나 산업용 PDA 대체용으로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인치 와이드 화면의 Q1은 4인치급 PMP보다 휴대는 부담스럽지만 차량용 내비게이션·멀티미디어에는 더 낫다는 것. 디지털큐브 관계자는 "울트라 모바일PC는 기존 노트북PC나 PMP 시장보다 차량용PC 영역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적절한 애플리케이션 지원과 마케팅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 "반드시 성공한다"하지만 삼성전자는 센스 Q1의 성공에 상당한 확신을 드러내고 있다. 관련 업계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아직 Q1의 진면목을 몰라서 나오는 얘기들"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센스 Q1은 Q30의 모든 사양을 압축해 무게를 30% 이상 줄인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250만 원 하던 Q30의 휴대성을 훨씬 강화한 제품을 120만 원에 파는데 안 팔리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삼성전자가 보는 Q1의 제품 개념은 휴대성을 더욱 강화한 서브노트북PC다. 고사양 게임을 제외한 업무·웹서핑 등 기존 서브노트북PC의 용도에 더해 PMP 등 휴대정보 기기들의 기능을 하나로 모두 제공한다는 것. 작은 화면으로도 PC 용도에 부족함이 없도록 인텔과 공동 개발한 '오토 스케일러(Auto Scaler)' 기능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오토스케일러 기능은 XGA(1024×768픽셀) 해상도에 최적화된 일반 웹사이트 화면들을 하드웨어 방식으로 800×480픽셀 화면에 맞춰 자동 변환해주는 기능으로, 이를 통해 스크롤 없이 한눈에 화면을 보며 기존 PC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입력 기능 또한 전자펜 입력과 무선 키보드 외에도 양손에 들고 엄지손가락으로 입력하는 '다이얼 키보드' 기능도 탑재, 상황과 용도에 맞는 활용이 가능토록 했다.이동통신과의 컨버전스가 큰 변수센스 Q1의 중장기적인 시장 입지 확대에는 와이브로·HSDPA와 EV-DO 등 3.5G·3G 이동통신 기술과의 통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단 KT 와이브로 사업 일정의 일부 지연으로 인해 센스 Q1의 와이브로 지원도 오는 9월까지 늦춰질 전망으로, 이는 시장 초기의 세몰이에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용 서비스 일정만 확고하다면 와이브로·HSDPA와 기존 EV-DO망을 통한 서비스를 모두 지원 가능한 제품을 사전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같은 악재를 돌파하는 것도 점쳐볼 수 있다.더 중요한 문제는 컴퓨팅·이통 통합의 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국망이 구축된 3G 모뎀을 내장할 경우, 기술적으로는 블루투스 헤드셋 등을 통해 휴대전화를 대신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통 업체들은 핵심 수익원인 이통 통화 매출의 보전을 위해 하나의 회선으로 데이터와 VoIP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울트라 모바일PC가 PC·PMP·내비게이션·휴대전화 등을 모두 결합한 궁극의 컨버전스 제품으로 등장하는 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