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국내 포털 사이트 최초로 네이버가 자사 검색 결과 및 검색 서비스의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포털 시장의 공개 API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사용자 참여와 개방성을 강조하는 웹2.0 추세에 따라, 각 포털들은 각종 콘퍼런스 등에서 앞다투어 공개 API에 대한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검색 부분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폐쇄성에 대한 비난을 받아 왔던 네이버가 가장 먼저 오픈 API를 발표한 것은, 현 시점에서 개방화 정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API는 개발자들이 필수적인 프로그래밍 기술 없이도 특정 프로그램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응용 프로그램이다. 오픈 API는 통신 업계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경우의 공개 API는 각기 다른 네트워크 상의 서비스를 연결·접속하는 데 필요한 규격으로, 유무선 통신과 방송 콘텐츠 서비스를 광대역 통합망 위에서 상호 연동해 다양한 서비스 모델 개발이 가능해진다. 인터넷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검색 서비스에 대한 API를 공개함으로써 사용자들이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이를 응용해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새로운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 이용할 수 있게 되며 타사의 서비스와 연동이 가능해져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 국내 포털 최초로 API 공개네이버는 자사의 공개 API 서비스 사이트 'OpenAPI(openapi.naver.com)'을 통해 9가지 검색 결과와 5가지 검색 서비스 API를 1차로 공개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지식iN, 블로그, 전문자료, 한국웹문서, 도서, 쇼핑, 국어사전, 영어사전, 일어사전 등 9종의 검색 결과와 관련한 것과 실시간검색어, 추천검색어, 성인검색어, 오타변환, 바로가기 등 5종의 검색 기능과 관련한 것으로 네이버 주요 서비스의 API를 포함하고 있다. 네이버의 OpenAPI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응용한 새로운 UI의 실험, 타사 서비스 및 프로그램과 연동한 응용 프로그램 제작을 하는 등 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번 1차 공개에 이어 향후 네이버는 지도 서비스 등 더 많은 서비스에 대한 API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검색전략팀 이재광 팀장은 “포털의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더욱 다양한 서비스 요구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공개 API를 통해 네이버가 제공하지 못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이용자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들 공개 API 움직임 가속화네이버의 공개 API 서비스 개시에 따라, 경쟁 관계에 있는 포털들의 공개 API 서비스에 대한 준비가 한층 바빠졌다.다음은 올 5월 중에 신지식, 블로그, 디앤샵 등의 공개 API를 발표하고 개발자 지원 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신지식 API는 다음의 신지식 게시판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나 질문과 답을 올릴 수 있고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현재 비공식으로 제공되는 블로그 API가 표준 방식으로 공식 오픈되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나 다른 설치형 블로그에서도 다음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디앤샵의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제공할 수 있는 API도 함께 제공된다. 디앤샵 API는 향후 아마존의 파트너 프로그램처럼 발전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다음의 한 관계자는 “다음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비공식적으로 블로그 API를 개발자들에게 제공하여 테스트해왔고, 연초부터는 Open API TFT를 구성해 API 제공에 따른 인증 및 서비스 구조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며 “이 밖에도 각종 검색 결과 및 주요 서비스를 RSS로 제공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다수 국내 포털들은 공개 API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중이다. SK커뮤니케이션은 올해 안에 공개 API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으로 준비 작업에 한창이며, 야후!코리아는 오픈 API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사용자 스스로 검색 결과를 조정할 수 있는 웹2.0 서비스 ‘허브’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 활성화 기대공개 API가 경쟁을 위한 홍보 이슈로 쉽게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약 200만 명의 개발자 인프라가 구성돼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다. 무조건 서비스를 오픈하는 것 이전에 API 공개로 과연 얼마만큼의 효율성이 있을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의 공개 API 서비스도 초기에는 활용도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개발자 수준은 아니더라도 API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이재광 팀장은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당분간 대학생, 개발자 커뮤니티 대상 행사 및 공모전을 통해 서비스를 알려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결국, 공개 API 서비스를 비롯한 업계의 개방화 정책은 그동안 트래픽 증대를 위해 폐쇄적이었던 포털의 서비스 마인드가 한 단계 성숙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공개된 네이버의 공개 API 서비스를 시발점으로, 향후 사용자는 단순히 콘텐츠의 생산/소비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비스의 생산/소비자로서의 능동적 역할을 하는 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