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IT 바람을 몰고 온 여성 디자이너

일반입력 :2006/01/26 14:11

Leslie Katz

만일 펑퍼짐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거리를 우쭐거리면서 걷거나 디지털 카메라가 내장된 후드를 쓰고서 남을 훔쳐보게 되는 날이 오게 된다면, 아마도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다이아나 앵(Diana Eng) 덕분일 것이다. 다이아나 앵은 최근 브라보 리얼리티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고, 특히 수학과 과학, 그리고 기술 분야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TV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어웨어(편집자 주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주말밤 9시에 케이블TV인 온 스타일에서 방영하고 있다)’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22세의 젊은 디자이너이다. 그녀는 패션을 이해하면서 기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고, 실용성을 갖춘 의류를 만들기를 원하고 있다.그녀의 이력을 살펴보면 IT 기술에 영향을 받은 그녀의 디자인들 가운데는 자연 법칙을 기술을 적용한 생채모방기술을 이용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예를 들면, 옷을 입은 사람의 심장 박동이 증가하는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내장형 카메라와 무선 심장 박동기를 장착한 후드 티셔츠도 그 중 하나이다. 원하는 크기에 따라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버큠이나 일련의 벨브로 만든 가운도 마찬가지다. 앵은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 시절에 만났던 동창생인 에밀리 알빈스키와 함께 의류를 디자인했다. 패션과 기술 접목, 실용성까지 갖춘 디자인그녀는 “의복이 부풀어 입는 사람의 체형에 정확하게 맞는 의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인터뷰에 응답했다. 현재 그녀는 현재 뉴욕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고 보스톤 과학 전시관에서 2월 1일로 열릴 예정인 ‘이음새가 없는 : 컴퓨터 장치를 이용한 패션의상’ 쇼 준비로 분주한 상태다. 이번 쇼를 통해 장차 가장 전도유망한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고의 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는 그녀가 미국 방송계 최대의 행사인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된 ‘프로젝트 런 어웨어’에 출현함으로써 거머쥔 것이다. 이 TV 프로그램은 패션 디자이너 도전자들이 매주 다른 도전과제를 완성하고 평가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우승 디자이너에게는 자기 자신의 라인을 런칭하는데 필요한 10만 달러와 바나나 리퍼블릭 디자인팀의 도움이 주어진다. 오디션을 진행하는 동안 한 심사위원은 “다이아나, 당신의 작품세계에 넋을 잃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한 프로그램의 두 번째 겨울 시즌이 시작됐던 지난 12월 7일 이후 앵은 시청자들에게 디자인 마니아를 위한 훌륭한 디자이너로 선정됐다. 1월에는 그녀가 ‘프로젝트 런어웨이’에서 바나나 리퍼블릭을 위해 밤낮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드레스를 미처 제작하지 못하게 된 관계로 중도 하차하게 되었다. 그러나 디자이너 도전자들에게 발을 들여놓기가 어렵기로 악명 높은 패션계에 압박에도 불구하고 7번째 에비뉴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뉴욕에 위치한 파슨스 디자인 학교에 패션 디자인학과 최고 책임자이자 이번 쇼의 컨테스트 심사위원인 팀 건은 CNET 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쇼는 실로 전대미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볼거리가 엄청난 것은 물론이고, 참가하는 디자이너들이 내세우는 디자인의 철학과 미적 감각, 그리고 실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애나는 쇼에 임할 때 매우 현명하며 전략적으로 접근했다”고 건은 덧붙였다. “그동안 다이애나 영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켜봤지만, 그녀는 자신의 목표에 대해 추호의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다이아나는 패션 산업에 관심을 끌어냈으며 시청자들은 그녀를 매우 사랑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앵은 뉴욕 한 가운데에서 명성을 얻기 위해 수천명이 넘는 경쟁자들과 경쟁했다. 그녀는 거리를 거닐면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졌고, 이제는 자신의 디자인을 직접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리얼리티 TV 웹사이트의 팬 게시판에 “다이애나는 기술을 꿰뚫고 있다.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녀만의 역동적인 디자인을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시청자는 “그녀의 디자인이 너무나 좋다. 그녀가 그녀 자신을 소개한 ‘컴퓨팅 패션 디자이너’라는 말도 공감한다. 그녀가 디자인한 카메라가 장착한 후드 티셔츠를 갖고 싶다”는 내용을 올렸다. , 수학, 과학,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 관심기술 매니아 세계에는 이방인이 없다현재 앵은 그녀의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담은 메일을 현재 하루에도 수백 통씩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메일 중 대다수가 기술 청소년 마니아들이며, 대부분 디지털 기술이나 패션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말한다앵의 기술에 관한 배경지식은 어제 오늘에 익힌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세이 미야케나 준야 와타나베, 그리고 케니스 콜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에 의해서 제작된 옷을 입는 것처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건축설계사인 어머니와 토목기사인 아버지 슬하에서 태어난 그녀는 2학년 때의 꿈은 수학자의 길을 걷는 것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5년 동안 스피로레터럴스(spirolaterals : 기초적인 모양을 되풀이해서 그림으로써 얻게 되는 숫자연산)를 공부했고, 또한 과학 박람회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사실 나중에 그녀는 과학적인 지식을 이용하는 방법을 수학선생님들에게 강의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2월 앵은 그녀가 기계공학부에서 창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러시아의 이론인 ‘트리즈(TRIZ)’를 공부했던 영국의 베스 대학교를 방문했다. 그녀는 일본 애니메이션 열광적인 팬임과 동시에 기계 장치들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알고싶어하는 한 명의 프로그래머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항상 취미로 분해할 수 있도록 과학박람회를 따라다녔던 8년 전의 시절에 장만한 중고 노트북과 각종 전자장치들을 휴대용 박스에 넣어 다니고 있다. “제품을 분해하고 장착된 LCD 화면을 다른 종류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바꾸는 것은 단지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지, 결코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낭안에 있는 이 박스에는 엑사토(Exacto) 칼이나 와이어 커터, 그리고 휴대를 위해 코드가 없는 부탄 납땜 인두 등 매우 실용적인 도구들이 들어있다. 앵은 “일단 작업을 시작하면 노트북은 금세 분해되고, 인두는 10초만에 뜨겁게 달궈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앵은 스위치트.tv(Switchit.tv)에 자신이 갖고 있는 장치-제작 노하우를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각종 액세서리를 만드는 방법과 기술 내장형 의류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직접 만들어 보는 형태의 온라인 쇼다. 한 일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앵과 그녀의 보조 진행자인 엘리슨 루이스는 음성 메시지를 저장할 수 있는 약자를 만든다. 이 액자의 앞면에는 치실을 넣어 두었던 박스로 만든 작은 아이포드형 케이스에 다시 처음으로 돌릴 수 있는 버튼을, 그리고 뒷면에는 메시지를 녹음하기 위해 버튼을 달았다. 조만간 방송될 프로그램에서 앵은 시청자들에게 안쪽에 있는 셀 폰(cell phone)이 울릴 때 깜빡거리게 하는 기술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게 될 것이다. 그녀는 여성들이 디지털 장비를 사용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제품 개발자들이 여성들의 요구사항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노력은 하고 있겠지만 그들이 여성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제품을 모조리 핑크색으로만 제작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하고, “핑크색의 레이저 휴대폰이나 핑크 아이팟…, 이런 것들로는 여성 소비자의 구매력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여성 소비자만을 위한 디지털 장비 마케팅과 관련, “여성들은 대부분 이런 디지털 장비를 통해 젊은 남성의 사진이나, 비키니를 입은 여자 사진 기타 등등 것들을 소유하고 싶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장비들이 마치 액세서리를 사용처럼 사용되는 기즈모처럼 진화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여성들은 많은 패션 관련 상품이나 보석에 많은 돈을 사용한다”며, “전자제품도 마치 보석처럼 쉽게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랙탈들이 유행을 만나다일각에서는 매력적인 패션이라는 세계에서 철과 철사 커터와 프랙터를 납땜해야한다는 생각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앵은 그와 다르게 평가한다. 그녀는 마니아들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또다른 패션이라고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는 “내가 생각하는 패션이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다른 사람과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만일 다른 사람을 볼 때 첫 번째 제기되는 화두는 자기를 어떻게 내보이게 하는 것의 문제이다. 그리고 나서 자신에게 맞는 옷과 스타일을 찾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녀의 기술로 창조된 장비들은 프로토타입이다. 이는 하드 디스크처럼 청바지와 티셔츠를 만드는 일보다 두 배 이상의 어렵다는 의미다. 그녀는 입는 형태의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한 더 작은 전자장치와 내구성력읠 지닌 섬유를 구입할 자금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시중에서 싼값에 유통되는 의류를 조사하고 있다. 그녀는 “원자재 가격이 더욱 떨어짐에 따라 더 많은 곳에서 의류가 생산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만일 카메라가 단추와 비슷한 크기가 된다면 몰래 사진을 찍기 위해서 셔츠에 부착하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이런 방식을 통해 특정 순간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슨스의 건 또한 앵과 같은 디자이너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의복형태에 대해 비슷하게 예측하고 있지만, 아마도 분명 시행착오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자이너들이 늘 생각해야할 점은 소비자들이 세련되고 편안하게 느끼게 해야한다.”며, “만일 셀 폰이 잘 보이지 않는 깃이나 주머니에 은밀하게 숨어있다면, 차라리 안보이는 편이 낫다. 디자이너는 기술을 적용할 때 이음새가 없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도전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 다이애나가 가진 최고의 장점은 또한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컨셉”이라며, “그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자장비에 너무 의존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앵은 건의 이런 조언 때문에 그녀가 내세우고 있는 혁신과 편리함이라는 화두를 더 잘 이해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현재 새로운 ‘프로젝트 런어웨이’를 준비하고,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으며, 아이포드와 같은 사용자 지향적인 기술을 창조한 사람이자 그녀의 우상인 애플 컴퓨터 CEO인 스티브 잡스를 위해 다양한 장비를 설계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기술과 수학과 과학을 이용해서 스티브 잡스를 위한 흥미있는 옷을 한 벌 만들고 싶다”며, “그렇게 된다면 아마 그는 입고 있는 옷을 통해 그 자신의 개성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