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LCD모니터 사업 출발부터「삐걱」

일반입력 :2005/12/27 22:39

이근형 기자

대우일렉이 추진하고 있는 LCD모니터 사업이 과거 한솥밥 식구였던 대우루컴즈 문제로 시작 단계부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대우일렉(대표 이승창)은 국내 한 벤처기업으로부터 17ㆍ19인치 LCD모니터를 아웃소싱해 `대우' 브랜드로 러시아와 동유럽, 중남미 지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대우일렉은 지난 8월 이승창 사장 취임 이후 매출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의 아웃소싱을 추진해 왔고, 이 일환으로 최근 LCD모니터를 첫 제품으로 결정했다. LCD모니터에 이어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 자사 브랜드로 판매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이같은 대우일렉의 계획이 브랜드 충돌과 겸업금지 조항이라는 변수를 만나 흔들리고 있다.지난 2002년 대우일렉에서 분사한 대우루컴즈(대표 윤춘기)가 `대우' 브랜드로 LCD모니터를 수출하고 있어 대우일렉과 시장에서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때 한식구였지난 지금은 별개 회사인 두 업체의 LCD모니터가 같은 `대우'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이번 대우일렉의 LCD모니터 시장 진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루컴즈는 `대우일렉이 모니터 사업을 하지 않는다'라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대우루컴즈에 따르면 분사할 당시 조건으로 대우일렉이 국내외에서 모니터를 제조ㆍ판매할 수 없도록 협약을 체결했다.이에 대해 대우일렉측은 "그 같은 협약이 있지만 모니터 사업을 하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며 "이번 LCD모니터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대우루컴즈와 충분히 협의했으며, 해외시장에서 공동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대우일렉은 대우루컴즈와 멕시코 시장에서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한 바 있고 현재 저가 LCD모니터를 대우루컴즈로부터 OEM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이 체결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이같은 대우일렉의 주장에 대해 대우루컴즈 관계자는 "분사할 당시의 계약에 의하면 대우일렉이 모니터 사업을 하게 되면 대우루컴즈에 위약금을 물도록 돼 있다"며 "대우일렉과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비즈니스 협력 모델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대우루컴즈는 대우일렉의 모니터 시장 진출과 관련해 아직까지 법적 문제제기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이에 따라 대우루컴즈의 행보에 따라서는 대우일렉의 첫 아웃소싱 작품이 자칫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